[길따라 멋따라] 헝가리에 둥지 튼 '부다페스트의 뻐꾸기' 폴란드항공

2019. 9. 2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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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 폴란드항공, 헝가리에 "중부유럽 허브공항 짓겠다" 승부수

(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뻐꾸기는 붉은머리오목눈이 등 다른 조류의 둥지에 알을 낳아 자신의 새끼를 키우게 하는 새로 유명하다.

최근 LOT 폴란드항공의 부다페스트 직항편 취항은 뻐꾸기의 탁란(托卵)과 비슷한 느낌을 떠올리게 한다.

폴란드 국적 항공사인 LOT 폴란드항공이 최근 인천-부다페스트 노선에 신규 취항한 사실을 두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각국 항공사들은 자국의 수도를 중심으로 취항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폴란드항공은 상식을 깨고 이웃 나라인 헝가리 부다페스트 프란츠 리스트공항과 인천공항을 잇는 직항편을 띄웠다. 폴란드항공은 일본과 중국보다 먼저 인천과 부다페스트를 잇는 직항 항공편을 개설했다.

이는 자국의 수도 바르샤바의 쇼팽 공항과 별도로, 이웃 나라인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프란츠 리스트 공항을 중부유럽의 허브공항으로 키우겠다는 폴란드항공의 전략에 따른 것이다.

헝가리의 국적 항공사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다소 궁금증이 풀린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취항 기념 만찬에서 헝가리와 폴란드 양국 대사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성연재 기자]

헝가리 국제공항의 경우 2012년 헝가리 국적기 말레브항공 파산 이후 저가 항공인 위즈에어가 근거리 유럽 도시들을 연결하고 있다.

뻐꾸기의 탁란과 달리 폴란드항공이 헝가리 수도 공항을 허브공항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은 헝가리 정부의 적극적인 협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첫 취항일인 지난 23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초머 모세 주한 헝가리 대사와 피오르트 오스타셰프스키 주한 폴란드 대사도 함께 자리해 폴란드항공의 이번 움직임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첫 비행기를 타고 방한한 폴란드항공 라파우 밀차르스키 대표는 "서울과 부다페스트의 관광 수요 및 사업적인 잠재력은 매우 높다"며 "헝가리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부다페스트 허브공항 전략은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기대했다.

폴란드항공은 이날 행사를 위해 부다페스트에서 45명의 헝가리 고객을 모시고 와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서울 시내 팸투어를 진행하며 한국의 매력을 알렸다.

90년 역사를 가진 폴란드항공은 지난해의 경우 2017년에 비해 200만 명 증가한 890만 명을 운송했고, 올해에는 1천만 명 이상의 승객을 운송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다페스트 공항은 현재 총 50여개 항공사의 140여개 직항 노선을 운영 중이며, 폴란드 항공은 부다페스트에서 런던과 폴란드 바르샤바와 크라쿠프 등의 노선에 국제선을 운항 중이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취항 기념 간담회에서 초머 모세 주한 헝가리 대사가 축하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성연재 기자]

직항편의 가치는 내년 여름쯤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폴란드항공은 내년 여름 시즌에 앞서 프라하, 슈트트가르트, 베오그라드, 소피아, 부쿠레슈티, 브뤼셀 등에 신규 취항할 예정이다.

자연스레 한국 여행자들로부터 소외됐던 여행지들이 부상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국내 여행사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여행사 임원은 "부다페스트가 동유럽 중심부에 있어 동유럽뿐 아니라 발칸 지역까지 연계가 원활해 다양한 상품 구성이 가능해졌다"면서 "동서남북 여러 방면으로 투어 구성이 가능해 신개발 상품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한계도 있다. 주 3회라는 비행 스케줄과 오전 7시 30분이라는 인천공항 출간 시간 탓에 판매가 다소 한정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폴란드항공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가로 경쟁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덕분에 동유럽 항공권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할 수도 있다.

대한항공의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직항편과 체코항공의 프라하 직항편 가격과 그동안 동유럽으로 많은 승객을 날랐던 카타르항공과 터키항공 등의 경유 항공편 가격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취항이 항공사들에는 치열한 가격경쟁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지만 여행자들에게는 행복한 고민을 가져다줄 가능성이 크다.

'부다페스트의 뻐꾸기' 폴란드항공의 이번 부다페스트 취항이 장기적으로 국내 유럽 여행 시장 판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지 주목된다.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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