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명길 "트럼프 '새로운 방법' 결단 환영"

박민희 2019. 9. 20.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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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비핵화 협상 수석대표로 알려진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에서 '리비아 모델'을 대체할 '새로운 방법'을 언급한 것을 환영하며 실무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김 대사는 이날 <조선중앙통신> 이 공개한 담화에서 "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비아식 핵 포기' 방식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조미(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주장하였다는 보도를 흥미롭게 읽어보았다"며 "시대적으로 낡아빠진 틀에 매여달려 모든 것을 대하던 거추장스러운 말썽꾼이 미 행정부 내에서 사라진 것만큼 이제는 보다 실용적인 관점에서 조미 관계에 접근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현명한 정치적 결단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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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조미 실무협상 수석대표"라고 밝혀
'선 비핵화 후 상응조처' 미국의 입장 바뀌나 기대감
"새 계산법과 결과 낙관" 북-미 실무협상 임박한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 18일 로버트 오브라이언 신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함께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나란히 걷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북핵 해법으로 이른바 ‘리비아 모델’을 주장해온 존 볼턴 보좌관을 해임했다. 연합뉴스

북-미 비핵화 협상 수석대표로 알려진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에서 ‘리비아 모델’을 대체할 ‘새로운 방법’을 언급한 것을 환영하며 실무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김 대사는 이날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담화에서 “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비아식 핵 포기’ 방식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조미(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주장하였다는 보도를 흥미롭게 읽어보았다”며 “시대적으로 낡아빠진 틀에 매여달려 모든 것을 대하던 거추장스러운 말썽꾼이 미 행정부 내에서 사라진 것만큼 이제는 보다 실용적인 관점에서 조미 관계에 접근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현명한 정치적 결단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담화에서 자신을 “조미 실무협상 우리측 수석대표”라고 불러 북-미 협상에 수석대표로 나설 것임을 공식 확인했다.

리비아 모델은 북한이 먼저 비핵화를 하고 난 뒤에 미국이 제재완화·안전보장 등 상응조처를 하는 방식으로, 최근 경질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주장해왔다. 북한이 지난 9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9월 하순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북-미 협상을 재개하자고 제안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각) 볼턴 보좌관을 해고했다. 이튿날엔 “볼턴이 리비아 모델을 얘기해 우리는 (북한과) 심각하게 차질을 빚었다. 그는 실수를 했다”며 볼턴을 비판했다. 18일에는 다시 리비아 모델을 비판하며 “어쩌면 새로운 방법이 매우 좋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방법’에 어떤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지 그 내용을 나로서는 다 알 수 없지만, 조미 쌍방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으며 실현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라는 취지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나는 미국 측이 이제 진행되게 될 조미 협상에 제대로 된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리라고 기대하며 그 결과에 대하여 낙관하고 싶다”고 밝혔다.

“가까운 몇주일 안에 (실무협상이) 열릴 것”이라는 16일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의 담화에 이어 김 대사의 기대 섞인 담화가 나오면서, 북-미 실무협상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볼턴의 퇴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그리고 북-미 간 물밑 접촉 등을 통해 미국의 접근이 유연하게 바뀌었다고 판단하고 실무협상에 대한 기대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며 23일 미-일 연합 전시증원훈련 종료와 24일 한-미 정상회담 이후 협상이 곧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은 리비아 모델을 주장했던 볼턴이 퇴장함에 따라 비핵화 조처와 미국의 상응조처를 동시, 병행적으로 주고받는 방식의 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금까지 한꺼번에 모든 것을 합의하는 이른바 ‘빅딜’보다는 핵·미사일 개발을 동결(중단)하고,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는 등 가능한 수준에서 합의를 이룬 뒤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단계적 해법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는 “비핵화 로드맵에 포괄적으로 합의한 뒤 단계적으로 이행한다는 미국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북-미가 실무협상에서 간극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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