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추억' 배경된 '화성연쇄살인사건'은?
[앵커]
화성 연쇄 살인사건은 30년 넘게 장기미제 사건으로 남으면서 '살인의 추억'이라는 영화의 소재가 되기도 했는데요.
어떤 사건이었고, 왜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았는지 박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1986년 10월 23일 경기도 화성군의 한 농수로에서 25살 박 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단순 살인사건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지만 범인을 특정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두달 뒤 사건현장 인근에서 또 다른 여성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화성 연쇄살인사건'이라는 명칭이 처음 붙었습니다.
[타가]이후 91년 4월까지 경기 화성 일대 반경 3㎞ 이내에서 부녀자 10명이 살해됐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연쇄 살인이 86년 9월 시작됐음이 뒤늦게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범인은 양말을 벗겨 양손을 묶고, 속옷으로 재갈을 물려 얼굴을 덮는 등 범행 수법이 유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범인은 자신의 물건은 하나도 쓰지 않았고, 도로에 설치된 CCTV가 거의 없던 시절이어서 경찰은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경찰은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에게 성폭행 당한 뒤 가까스로 도주해 목숨을 건진 여성의 진술을 토대로, 20대 중반에 165~170㎝ 키에 호리호리한 몸매라는 단서를 확보했습니다.
10차례 사건 가운데 8차 사건의 범인은 잡혔지만, 나머지 사건과는 무관한 모방 범죄로 밝혀지면서 다른 사건들은 미제 상태로 남았습니다.
주민들 사이에선 '비오는 날에는 밖에 나가지 말아야 한다', '빨간 옷을 입으면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소문이 무성했습니다.
또 이 사건은 '세계 100대 살인사건' 가운데 하나로 손꼽힐 정도로 극악한 범죄로 기록됐고, 지난 2003년엔 '살인의 추억'이라는 영화로도 제작돼 개봉됐습니다.
당시 사건을 맡았던 형사들 가운데 일부는 퇴직 이후에도 30년 넘게 연쇄살인 용의자를 추적하기도 했습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박영민 기자 (youngm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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