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골드러시'..'동충하초' 멸종 위기로?

김종화 2019. 9. 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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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통의학에서 만병통치약으로 각광받고 있는 '동충하초'가 먈종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스탠포드대 에릭 램빈 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에 히말라야에서 자라는 동충하초가 과도한 수확과 기후 온난화로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히말라야 인근 국가 거주민들은 물론, 중국의 약초꾼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주변 지역의 생태계 파괴와 동충하초의 싹쓸이,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가 그 원인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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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의 사체 속에서 자라나는 버섯. 동충하초의 본모습입니다. [사진=Natgeotv 화면캡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중국 전통의학에서 만병통치약으로 각광받고 있는 '동충하초'가 먈종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도한 수확과 기후변화 때문입니다.

동충하초는 곤충의 신경을 조종해 움직이게 해 겨울에는 곤충의 몸을 숙주로 삼아 견디고, 여름이면 성장해 모습을 드러내는 기생버섯입니다. 동충하초란 이름 자체가 '겨울에는 곤충, 여름에는 풀(버섯)'이라는 뜻입니다. 사람의 눈에는 벌레의 사체에서 버섯이 자라는 것으로 보여 신비감을 줍니다.

주로 약용으로 쓰이는데 중국에서 만병통치약으로도 모자라 불로초로 알려지면서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발기부전 치료제로 유명해지면서 '히말라야 비아그라'로 불리는가 하면, 금보다 비싼 가격으로 거래된다고 해서 '히말라야 골드'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1997년부터 2012년까지 가격이 연평균 20%씩 솟구치다가 2017년 베이징에서 금값의 세 배에 달하는 킬로그램(㎏)당 14만달러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자연산 동충하초를 캐려는 중국인들이 동충하초의 주요 생산지인 히말라야 인근으로 몰려들어 현대판 골드러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자연산이 거의 나지 않는 한국에서는 보통 누에에 균을 심어 재배하거나, 현미에 누에번데기 등을 넣어 재배합니다. 동충하초의 주요 생산지는 히말라야 고산지대입니다. 나방 애벌레 몸속에 포자가 침투해 영양분을 섭취하면서 겨울을 나고 여름에 모습을 드러내는 '박쥐나방동충하초'는 해발 3000m 이상의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만 캘 수 있습니다.

미국 스탠포드대 에릭 램빈 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에 히말라야에서 자라는 동충하초가 과도한 수확과 기후 온난화로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히말라야 인근 국가 거주민들은 물론, 중국의 약초꾼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주변 지역의 생태계 파괴와 동충하초의 싹쓸이,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가 그 원인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동충하초는 히말라야 인근 국가들의 주요 수출품이고, 부자와 상인들의 핵심 상품이 되면서 세계 시장 규모는 110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거래가 대부분 불법적 경로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인 만큼 실제 유통 시장규모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연구팀이 생태학적 모델링을 상호 보완한 다양한 증거와 중국·부탄·네팔·인도 등 주요 수확국의 정보, 49명의 수집가와 상인들을 인터뷰한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지역에서 생산량 감소 추세가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히말라야 영구동토층에 가장 근접한 높고 추운 지역 주변에서 가장 많이 발견됩니다. 동충하초 생산 확률은 지대가 100m 높아질 때마다 평균 57% 증가하고, 평균 겨울 온도가 1℃ 높아질 때마다 64% 감소합니다.

그러나 현재 동충하초 수확 지역의 일부는 1979년 이후 평균 겨울 기온이 이미 4℃를 넘어 동충하초의 기존 수확지는 사라지고, 수확지는 한참 고지대로 이동했다고 합니다.

동충하초의 개체수의 절대적 감소는 생태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동충하초의 수확에 생계를 의지하는 공동체도 경제적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황금보다 더한 보약을 향한 인간의 욕망이 모든 것을 망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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