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루탄·물대포 쏜 격렬한 홍콩..현장에 배우 김의성 간 이유

이승호 2019. 9. 16.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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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성 "홍콩 시위 참여 감동적"
시위대 일부 중국 오성홍기 불태워
美 성조기 들고 "트럼프 재선 희망"
15일 홍콩 시위 현장에서 홍콩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는 배우 김의성.[명보 캡처]
15일 홍콩에선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가 15주째 열렸다. 시위대와 경찰 간의 물리적 충돌도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시위 현장에는 한국 배우 김의성(54)씨가 등장해 홍콩 언론의 큰 관심을 받았다.

홍콩 명보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오후 수만 명의 홍콩 시민은 홍콩 최대 번화가 중 하나인 코즈웨이베이에서 금융 중심가 센트럴까지 행진하면서 송환법 반대 시위를 벌였다. 15일은 지난 6월 9일 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지 99일이 되는 날이다.

15일 홍콩 시위 현장에서 홍콩 시민들을 인터뷰하는 배우 김의성.[사진 명보]
시위 현장엔 배우 김의성이 있었다. 명보는 “배우 김의성이 MBC의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의 진행자 신분으로 홍콩 시위 현장에 나타났다”며 “김씨는 영화 ‘부산행’에 출연했고, 인스타그램에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사진을 올린 바 있다”고 보도했다.

김씨는 이날 명보를 비롯한 홍콩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홍콩시위의 진정한 모습을 경험하고, 시민들의 생각을 이해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며 “시위는 매우 평화로웠고 현장에서도 폭력을 목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한국에도 많은 시위가 있지만, 홍콩 시위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큰 감동을 받았다”며 “홍콩인들이 자유를 위해 싸우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SCMP는 곁에 있던 홍콩 시위대가 김씨를 향해 “사랑해요” “고마워요” 등을 한국어로 외쳤다고 전했다.

15일 홍콩 시위 현장에 나타난 배우 김의성.[SCMP 캡처]
이날 행진은 대규모 송환법 반대 시위를 주도해온 민간인권전선이 기획했다. 하지만 홍콩 경찰 이를 불허하자 민간인권전선은 행진을 취소했다. 그런데도 수만 명의 시민은 이날 거리로 쏟아져나와 “광복홍콩시대혁명” “홍콩인 힘내라” “5대 요구, 하나도 빠져선 안 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의 5대 요구사항은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다. 지난 4일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송환법 공식 철회’를 발표했지만, 나머지 4가지 요구사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15일 홍콩에서 열린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시위대들이 미국 성조기와 '트럼프 대통령 홍콩을 해방해주세요' 라는 글귀의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이날 시위에 참여한 홍콩 시민들은 2014년 대규모 민주화 시위 ‘우산 혁명’의 상징인 우산을 손에 들었다. 미국 국기인 성조기나 영국 국기를 들고 있기도 했다. 홍콩 시위 지지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한국과 주요 7개국(G7) 등의 깃발을 이어붙여서 만든 플래카드를 든 시위대도 있었다.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 홍콩을 해방해주세요'라는 글귀의 플래카드도 들었다. 내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재선을 바란다는 의미의 '트럼프 2020' 플래카드를 든 시위대도 있었다.

도심 행진에 앞서 1000여 명의 홍콩 시민은 코즈웨이베이 지역에 있는 주홍콩 영국 총영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영국은 중국의 '일국양제(一國兩制)' 위반에 대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영국 국기와 영국 통치 시절 홍콩 깃발 등을 흔들면서 “자유를 위해 싸우자, 홍콩과 함께” 등의 구호를 외쳤으며, 영국 국가인 '신이여 여왕을 구하소서'를 부르기도 했다.

중국 오성홍기에 불을 붙이는 홍콩 시위대.[SCMP 캡처]
이날 행진은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지만, 일부 시위대는 행진이 끝나고 나서 홍콩 정부청사로 몰려가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돌과 화염병 등을 정부청사와 홍콩 의회인 입법회 건물 등을 향해 던졌다. 일부 시위대는 중국 오성홍기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홍콩 시위대가 오성홍기를 바다에 버린 적은 있었지만, 불태운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물대포를 쐈다.
15일 홍콩 시위 현장에 불에 타 버린 채 남겨 져 있는 중국 오성홍기의 모습.[AP=연합뉴스]
일부 지역에서는 친중 시위대와 반중 시위대 간 충돌이 벌어졌다. 중국 본토 출신이 많이 사는 노스포인트 지역에서는 친중 시위대가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들을 폭행하고 카메라를 빼앗았다. 이곳에선 밤늦게까지 친중 시위대와 반중 시위대의 충돌이 이어졌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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