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음주운전' 장제원, 11년 전 "음주운전자 차는 살인 도구"

정혜정 2019. 9. 9.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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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음주운전 사고로 비난받고 있는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6일 조국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는 모습. 오종택 기자
아들이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운전자 바꿔치기, 피해자 금품 회유 시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비난을 받고 있는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과거 음주 운전자 처벌 강화에 목소리를 높였던 사실이 알려지며 주목 받고 있다.

장 의원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이던 지난 2008년 11월, 음주 운전자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도로교통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개정안에는 경찰의 음주 측정을 거부하는 음주 운전자에 대한 처벌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장 의원은 법안 발의 당시 “음주 운전자의 손에 맡겨진 자동차는 더는 이동수단이 아닌 일종의 살인 도구”라며 “이번 법안이 꼭 통과돼서 불특정 다수의 생명을 위협하는 범죄행위인 음주운전이 근절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개정안은 국회를 통과해 2009년 4월 1일 공포됐다.

장 의원은 2016년 8월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후보자의 음주운전 문제를 지적하며 질타한 바 있다.

당시 이 후보자는 강원지방경찰청 소속이던 1983년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경찰 신분을 밝히지 않았던 사실이 알려지며 비난을 받았다.

이에 대해 장 의원은 “음주사고 문제보다 더 큰 것은 좋게 말하면 (경찰 신분을) 밝히지 않은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허위 진술한 부분 그 부분을 굉장히 충격적으로 받아들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후배 경찰이 이런 음주사고를 냈을 때 과연 징계하고 해임하고 강등할 수 있겠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장 의원은 2017년 10월에도 제출받은 경찰 자료로 서울 지역 경찰공무원들의 음주운전 등 비위 적발 사실을 지적한 바 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뉴스1]
장 의원 아들의 음주운전 사고 소식에 이처럼 장 의원의 과거 발언까지 회자되면서 비판 수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정치권에서는 장 의원의 국회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등 공세의 날을 세웠다.

민주당 이경 상근부대변인은 "음주운전은 살인을 부를 수 있는 범죄"라며 “장 의원은 본인이 누린 권력 안에서 타인을 비난한 그대로 스스로 책임지고 물러나 아들 교육에 더욱 힘쓰라"며 "국회의원직을 떠나 부자간에 진솔하게 소통하며 남을 위해 희생하는 봉사활동을 함께 하는 것은 어떤가"라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정의당 유상진 대변인 또한 논평을 통해 "면허취소 수준의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일으킨 것만으로도 부족해 사건을 덮기 위한 피해자 회유 및 운전자 바꿔치기 시도가 있었다는 것은 죄질이 극히 나쁜 심각한 범죄행위"라며 "장 의원이 직접 국회의원 신분을 이용해 사건을 은폐·무마하려 한 것은 아닌지 경찰은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평화당 이승한 대변인은 "음주운전은 범죄이고 살인의도"라며 "성인이 된 아들의 무책임한 사고와 불합리한 처신을 아버지가 모두 책임질 수는 없지만 지난 조국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조 후보자에게 집요하게 얘기했던 장 의원의 후보자 사퇴 얘기가 오버랩된다"고 비판했다.

장 의원의 아들 장용준(19) 씨는 지난 7일 새벽 2~3시쯤 서울시 마포구에서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 오토바이와 충돌하는 사고를 냈다. 사고 후 운전자 바꿔치기 시도, 피해자 금품 회유 시도 등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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