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서울대 촛불집회 비판 /사진=한경DB
유시민, 서울대 촛불집회 비판 /사진=한경DB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9일 "심각한 위법 행위나 직접 책임질 도덕적 문제가 드러난 게 없다"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유 이사장은 이날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국을 무너뜨리려 하는 욕망이 언론을 지배하고 있다. 인간이 무섭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유 이사장은 "심각한 위법 행위나 직접 책임질 도덕적 문제가 있다면 스스로 사퇴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지금까지는 그런 것들이 하나도 드러난 게 없다"고 말했다.

전날 검찰이 조 후보자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한 것에 대해선 "저질 스릴러"라고 평가했다. 서울대 학생들이 조 후보자 사퇴를 요구하는 촛불시위를 연 것에 대해서는 "집회에 서울대생이 더 많은지, 구경하러 온 한국당 사람들이 더 많은지 알 수 없다"고 가치를 폄하했다.

유 이사장은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충정은 이해하나 심한 오버였다. 아주 부적절하고 심각한 오버였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조 후보자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암시를 주면서 스스로 물러나게 하려는 것"이라며 "압수수색은 형법상의 범죄 혐의가 뚜렷할 때 하는 거다. 그런데 조 후보자의 형법상 범죄 혐의가 무엇이 있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이사장은 "그리스 고전 비극 양상으로 치닫고 있던 조국 사태를 (검찰이) 흔한 스릴러로 바꾸고 있다"며 "조 후보자가 직접 책임을 져야 할 상황이 한 개도 없다. 스릴러에서 악당들이 주인공을 제압 못 할 때 가장 흔히 쓰는 방법이 가족을 인질로 잡는 거다. 이쯤에서 '네가 안 물러나면 가족을 건드릴 수 있다'는 암시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 딸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유 이사장은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이 6학기동안 1200만원의 장학금을 준 것이) 뇌물 혐의가 있다고 압수수색을 했다. 얼마나 웃기냐"며 "하다못해 조 수석이 흰색 봉투에 이력서든 돈이든 넣어서 누구를 줬어야 그게 뇌물"이라고 말했다. 방송 사회자인 김어준씨는 "정말 혜택을 주려면 (조 후보자가) 민정수석일 때 (딸을) 유급시키지 말아야 한다"며 "한 학기 200만원 (장학금)과 유급의 가치를 생각해보라. 이게 뇌물이 될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서울대 촛불집회와 관련해 "서울대 촛불집회 뒤에 자유한국당의 손길이 어른어른하고 있다"며 "실제 서울대생들이 집회에 더 많은지, 서울대생 집회를 구경하러 온 한국당 사람들이 더 많은지도 알 수 없다. 물반 고기반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 정권이 권력으로 조 후보자에 대한 문제제기를 틀어막고 있지도 않고, 여론은 압도적으로 조국에 부정적이고 대통령에 비판적인데 이 마당에 대학생들이 집회까지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집회에 참석한 서울대생들이 마스크를 쓴 것에 대해서도 "과거 진실을 말해야 하고 비판하면 불이익이 우려될 때 마스크를 쓰고 시위하는 것"이라며 "지금 같은 상황에 조국 비난한다고 불이익을 당하는 것도 아닌데 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집회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조 후보자에게 많은 의혹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인간이 가진 모든 부정적 감정과 트라우마 등이 다 표출되고 있다"며 "얼마나 확증된 사실에 의거해서 조 후보자에 대한 판단을 형성하느냐를 보면 무섭기까지 하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2017년 한 시사예능에 출연해 문재인 정부 고위공직자의 재산 공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조 후보자에 대해 "조국 민정수석 같은 경우는 '어쩜 이리 복도 많을까'란 생각이 든다"라며, "키도 커. 권력도 잡았어. 명예도 있어. 게다가 돈까지 많다. 진짜 열 받는다"라고 치켜세운 바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