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만나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강제징용 대법원판결, 지소미아 연장 여부 등 현안을 논의했지만 기존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그런 만큼 일본은 백색국가 제외를 예정대로 시행할 게 확실시 된다. 하지만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고노 외무상이 계속 대화할 의도가 있다고 밝혀 수출 규제를 강력하게 시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한국은 지소미아를 연장하되 정보교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일본은 수출 규제 조치를 유지하되 실행 단계에서는 완급을 조절하는 '전략적 모호성'을 상당 기간 취할 것이다. 한일 갈등이 단기간에 쉽게 풀릴 일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렇다 해도 지소미아 연장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반응에 따라 꽉 막힌 한일 외교에 물꼬가 트일 수는 있다. 물론 지루한 협상 과정은 남아있다. 오는 11월 한중일 정상이 만나는 동아시아 정상회의까지 한일 정부가 꼬인 매듭을 풀 협상안을 마련해 양국 정상이 최종 담판을 짓는 방식으로 가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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