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꺾어야 하는 절친, 김연경과 눗사라
여자배구 대표팀은 제20회 아시아선수권 조별리그를 2연승으로 가볍게 통과했다. 한 수 아래인 이란과 홍콩을 상대로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주전 선수는 물론 14명의 선수를 모두 활용하며 체력 안배도 했다. 이번 대회 상위 8개팀(중국, 일본 제외)에게 주어지는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예선전 티켓도 여유있게 확보했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준우승만 2번 했다. 아시아 최강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주팅을 비롯한 1진급 선수가 결장했다. 세계랭킹 6위인 일본도 20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 멤버를 주축으로 출전했다. 사실상 한국과 태국이 우승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태국은 세계랭킹 14위로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가졌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도 준결승에서 한국을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올해 네이션스리그에서도 김연경이 빠지긴 했지만 태국에게 패했다.
이번 대회는 조별리그 이후 8강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크로스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린다. A·C조 1, 2위가 E조에, B·D조 1, 2위가 F조에 편성된다. 한국은 A조 1위, 태국은 C조 1위를 차지해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하게 됐다. 한국은 22일 대만(오후 4시 30분)과 싸운 뒤, 23일 오후 4시 30분 E조 1위를 놓고 태국과 승부를 벌인다. 두 팀이 준결승에서 나란히 승리한다면 25일 결승에서 또다시 만날 수 있다.
태국의 중심은 세터 눗사라다. 눗사라는 태국의 간판 선수다. 키는 1m69㎝로 작지만 현란하면서도 안정된 볼 배급 능력을 가졌다. 2009년과 2013년 태국의 아시아선수권 우승에 기여했다. 아제르바이잔, 터키 등 유럽 상위 리그에서 활약한 경력도 있다.
두 선수는 내년 1월 열리는 올림픽 지역 예선에서도 대결을 피할 수 없다. 올림픽 출전권을 이미 확보한 중국과 개최국 일본이 없기 때문에 한국과 태국의 양강 구도다. 두 팀 모두 1진급 선수들이 나온 이번 대회는 일종의 '전초전'으로도 볼 수 있다. 두 선수는 친한 사이지만 양보할 뜻이 없음을 드러냈다. 김연경은 "태국전을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아직까지 올림픽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눗사라는 "한국은 까다로운 팀이다. 하지만 꼭 이기겠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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