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성동일, 스스로 연기 기술자라 낮추는 이유 [인터뷰]

신상민 기자 2019. 8. 16.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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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성동일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배우 성동일은 분명 대중을 사로잡는 인상적인 연기로 사랑을 받는 배우다. 그러나 그는 연기 기술자 혹은 직장이라고 스스로를 낮추는 말을 자주 한다. 성동일의 연기관이라고 하면 스스로가 거창하다고 할 법하지만, 그가 품은 연기에 대한 생각을 듣다 보면 그가 왜 그리 이야기했는지 수긍하게 한다.

‘변신’(감독 김홍선•제작 다나크리에이티브은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악마가 가족 안에 숨어들며 벌어지는 기이하고 섬뜩한 사건을 그린 공포스릴러다. 성동일은 극 중 세 아이의 아빠이자 구마사제 중수(배성우)의 형 강구 역할을 맡았다.

성동일은 영화를 보고 난 뒤 시나리오보다 잘 나온 것 같다고 평가를 했다. 그는 촬영 전 김홍선 감독에게 전체 리허설을 하자고 제안을 했다. 이러한 제안을 한 이유에 대해 그는 “혼자 시나리오를 읽으면 내 것만 읽고 상대방 대사를 읽어도 감정을 담아 읽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전체 리허설을 함으로 인해 시나리오를 보면서 미쳐 읽어내지 못한 감정을 발견할 수 있다고 했다.

‘변신’ 촬영 역시도 이를 통해 생각지도 못한 장면들을 만들어냈다고 했다. 성동일은 배성우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장면을 언급하며 “멱살을 잡을 때 그렇게 감정이 터져 눈물이 글썽이게 될 줄 몰랐다”고 했다. 또한 마지막 장면 역시도 성동일은 자신이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보다 감정이 더 격해졌다고 했다.


‘변신’은 악마가 가족의 구성원 중 한 명으로 변신해 가족을 위협하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그렇기 때문에 성동일을 비롯한 배우들은 가족의 모습과 변신을 한 악마의 모습을 모두 연기를 해야 했다. 어찌 보면 1인 2역과 같은 까다로운 연기일 법도 하다. 성동일은 되려 캐릭터 설정을 따로 할 필요가 없었다고 했다.

성동일은 강구 캐릭터에 대해 아내가 제일 싫어하는 자신의 얼굴 표정, 아이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자신의 목소리라고 했다. 따로 연기를 한 것도, 그렇다고 악마처럼 보이려고 하지 않았음에도 공포스러운 것이 영화의 분위기 때문이라고 했다. 성동일은 “성동일 자체로만 영화를 찍어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악마라고 과한 연기를 하기 보다는 오히려 평범한 모습이 영화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더 무서워진 것 뿐”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공포스럽게 느낀 장면 중 하나인 강구가 망치를 들고 무표정하고 둘째 딸을 찾아 다니는 모습이다. 성동일은 “배우 전부가 과하게 얼굴 근육을 쓰지 않았다”고 했다. 가장 편안한 사람들, 편안한 집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평범한 연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성동일은 영화가 공포 장르임에도 CG를 거의 쓰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까마귀 정도만 CG를 쓰고 나머지는 특수 분장을 했다”고 말했다. 배우들이 전부 몸을 때운 영화라고 장난스럽게 이야기한 그는 특수 분장이 줄 수 있는 조금 투박하지만 담백함이 되려 좋았다고 했다. 되려 CG로 구마자를 표현했다면 만화 캐릭터처럼 영화의 전체 분위기를 해쳤을 것이라고 했다.

물론 이로 인해 배우들의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고 했다. 성동일은 “특수 분장을 하려면 4시간이 걸린다. 촬영이 끝나고 떼어내려고 해도 1시간 넘게 걸리더라”고 했다. 자신 같으면 절대 못할 짓이라고 했다. 평소 메이크업 없이 촬영을 하기로 유명한 그는 수염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힘이 들어 사극을 고사한 적도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

성동일은 “심지어 필리핀 구마자로 나온 친구는 다음 날 또 촬영이 있다고 하니까 특수 분장을 한 채로 그냥 잠을 자겠다고 하더라. 분장을 한 채로 그냥 숙소에서 잠을 잤다”고 촬영 비하인드를 전했다.

그런 면에서 성동일은 두 딸로 나온 김혜준과 조이현에 대해 “나보다 나은 것 같다”고 했다. 자신은 30년 넘게 연기를 하다 보니 제작사, 투자자가 싫어하지 않는 배우만 되려고 한다고 했다. 자신의 1순위가 좋은 연기자보다 내 가족을 지킬 수 있는 가장의 모습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두 딸로 나온 김혜준과 조이현은 자신과 다르다고 했다. 그는 “그 친구들은 책임져야 할 부분이 많지 않다. 성동일은 두 배우가 자신보다 더 큰 꿈과 바람에 맞게 열심히 한다고 칭찬을 했다. 쉽지 않은 분장 때문에 힘들어 눈물을 글썽이면서도 묵묵히 해내는 모습이 대견했다고 말했다.


언제나 자신을 낮추는 성동일은 자신이 연기로 누구를 지적할 사람이 못 된다고 입버릇처럼 이야기를 했다. 그럼에도 많은 후배들이 연기에 대해 자신에게 물어보면 “거짓말을 연기적으로 잘 하자고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그는 배우들이 연기를 함에 있어서 답을 알고 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뻔뻔하게 거짓말을 잘하는 것도 배우가 할 일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그는 “공부를 잘하는 친구가 답을 다 알고 시험을 치면 긴장이 떨어져 실수를 한다. 하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면 실수를 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덧붙였다.

이번 ‘변신’ 역시도 뻔뻔한 거짓말로 관객과 싸웠다고 했다. 그는 “논리는 단순하다. 이 장면을 관객이 구분 못 짓게 거짓말을 잘하면 됐다”며 악마가 가족으로 변신을 해서 가족을 현혹시키듯 배우 역시도 지금 자신의 연기가 악마를 연기하는 지 가족의 진짜 모습을 연기하는 지 관객을 현혹시키게끔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성동일은 배우라면 작품에서만큼은 거짓말을 잘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지금껏 자신이 맡은 캐릭터 역시도 새로이 창조해 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주변 인물 중 시나리오 속 캐릭터와 비슷한 직업, 말투 등을 찾아내 자신인 것 마냥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추노’도 마찬가지다. 울산에서 아는 형님이 드라마를 보고 나를 흉내 냈다고 전화가 왔다”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연기는 국영수처럼 사교육을 받는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삶의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다. 성동일은 “공부를 잘한다고 연기를 잘하면 하버드 나오는 사람들이 연기를 가장 잘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렇기에 성동일이 연기에 있어서 늘 겸손하고 스스로를 “좋은 연기자가 아닌 기술자, 혹은 직장인”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일지 모른다. 그리고 후배를 이야기함에 있어서 연기에 대해 이야기하기 보다는 그 사람이 보여주는 됨됨이를 주로 언급하는 것일 터.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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