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음악이 당신을 구원할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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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13일 화요일 흐림.
산림을 홀로 헤매다 굶주린 맹수와 눈이 마주친다면? 가진 거라곤 휴대전화 한 대뿐이라면? 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출근 중이던 크리스티나 세터니는 차창 밖으로 이상한 풍경을 봤다.
그때 문득 떠오른 것이 밴드 린킨 파크의 곡 'One More Light'에 나오는 가사 한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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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을 홀로 헤매다 굶주린 맹수와 눈이 마주친다면? 가진 거라곤 휴대전화 한 대뿐이라면? 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얼마 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45세 여인에게 닥친 일이다. 디 갤런트는 개를 산책시키러 나왔다가 퓨마와 눈이 마주친 뒤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퓨마는 허기 탓인지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갤런트는 기지를 발휘했다. 휴대전화를 꺼낸 뒤 음악보관함에 담긴 가장 위협적인 노래를 골랐다. 메탈리카의 ‘Don‘t Tread on Me’. 재생한 뒤 하늘 높이 전화기를 치켜들었다. 놀랍게도 퓨마는 그 소리에 놀라 달아나기 시작했다. 육중한 헤비메탈 사운드에 그르렁거리는 목소리로 ‘나를 밟지 마!’를 연발하는 곡이니 절묘했다. 목숨 하나를 구했으니 그날 세계 최고의 DJ는 갤런트였던 셈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또 다른 노래가 인명을 구했다. 플로리다주 올랜도. 출근 중이던 크리스티나 세터니는 차창 밖으로 이상한 풍경을 봤다. 한 남자가 교량 가장자리에 걸터앉은 모습. 핸들을 꺾어 남자 앞에 멈춰 섰다. 남자는 세상 가장 슬픈 얼굴로 다리를 교량 밖으로 내놓고 앉아 있었다. 영락없는 자살의 징후였다. 세터니는 대화를 시도했다. 위로의 말이 가장 간절했다. 그때 문득 떠오른 것이 밴드 린킨 파크의 곡 ‘One More Light’에 나오는 가사 한 줄. ‘불빛 하나 더 꺼진다고 누가 거들떠나 볼까요/음, 나는 봅니다’. 남자는 놀랍게도 닭똥 같은 눈물을 떨어뜨렸고, 출동한 경찰의 부축을 받아 절망의 자리에서 나왔다.
‘One More Light’는 린킨 파크에게도 뜻깊은 곡이다. 보컬 체스터 베닝턴이 2017년 요절하기 전 마지막 앨범의 제목이자 대표곡.
오늘부터 한 달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린킨 파크 사진전이 열린다. 동료 멤버 조 한이 찍은 베닝턴의 마지막 투어 모습들을 선보인다. 사진 속에서 베닝턴은 객석을 메운 빛을 향해 길게 손을 뻗는다. 한 명의 사람은 하나의 빛이다. 우주를 구성하는 하나뿐인 별이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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