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경 동기' 안현범 김도혁의 얄궂은 복귀 맞대결
어제의 전우가 내일의 적이 돼 만난다. 경찰 축구단 아산 무궁화에서 끈끈한 정을 나눴던 안현범(25)과 김도혁(27)이 팀으로 복귀하자마자 외나무다리에서 맞대결한다.
안현범과 김도혁은 12일 경찰 축구단에서 제대해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의경 동기였던 이들은 지난 해와 올 시즌 아산의 주축으로 활약하다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이제 원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이들은 민간인이 되자마자 얄궂은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안현범의 제주와 김도혁의 인천은 오는 18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K리그1 26라운드 대결을 펼친다. 팀 상황이 너무나 절박한 가운데 만난다.
제주는 최근 2연패로 리그 최하위로 떨어졌다. 2경기에서 9실점하는 수비진의 총체적 부진 속에 공격에서도 1골 밖에 넣지 못했다.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제주는 새얼굴 안현범의 복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안현범은 2016년 제주에서 리그 28경기에 출전, 8골·4도움의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K리그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압도적인 스피드를 앞세운 ‘치달’(치고 달리기)이 빼어난 그는 측면 공격과 수비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능력을 자랑한다.
2017시즌까지 제주에서 활약하다 입대한 그는 아산에서 두 시즌 동안 40경기에 출전, 5골·4도움을 기록하며 팀 주축으로 활약했다. 안현범은 아산에서 꾸준히 경기를 뛰면서 수비 능력이 더 향상되고 플레이의 안정감이 생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주는 안현범이 침체된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공수에서 큰 힘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안현범은 “제주로 다시 돌아와서 기쁘다. 제주가 힘든 상황에서 치열한 순위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어떤 위치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복귀 소감을 전했다.
지난 라운드에서 수원을 6년 만에 물리치고 탈꼴찌에 성공한 인천은 김도혁의 복귀와 함께 여세를 몰아가겠다고 다짐한다. 제주에 승점이 1점 앞선 11위 인천은 제주를 잡으면 강등권 경쟁에서 한발 더 도망갈 수 있어 홈에서 복귀생 김도혁과 함께 필승을 다짐한다. 김도혁은 아산에서 지난 2년간 총 36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2014년 인천에 입단한 김도혁은 ‘중원의 살림꾼’으로 빠르게 인천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2015시즌과 2016시즌에는 부주장으로, 2017시즌에는 주장으로 인천의 1부리그 생존을 이끌었다.
올 시즌 중반까지 중원에서 큰 열세를 보였던 인천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마하지, 장윤호를 영입한 데 이어 김도혁이 합류하면서 미드필드진이 더욱 탄탄해졌다. 김도혁은 “지금처럼 팀이 어려운 상황에 있을 때 빛나는 것이 진짜 팀을 위하는 일이다. 인천의 잔류를 위해 모든 힘을 쏟아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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