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조회에서 막말로 정부를 비판하고 여성 비하 언급을 한 유튜브 영상을 틀어 논란이 된 한국콜마가 '불매운동'이라는 거센 후폭풍에 맞닥뜨렸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의 모습(사진=한경DB)
직원 조회에서 막말로 정부를 비판하고 여성 비하 언급을 한 유튜브 영상을 틀어 논란이 된 한국콜마가 '불매운동'이라는 거센 후폭풍에 맞닥뜨렸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의 모습(사진=한경DB)
직원 조회에서 막말로 정부를 비판하고 여성 비하 언급을 한 유튜브 영상을 틀어 논란이 된 한국콜마가 '불매운동'이라는 거센 후폭풍에 맞닥뜨렸다. 회사는 공식 사과로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국콜마의 제품 목록이 공유되면서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소비자들은 한국콜마의 뿌리가 일본 기업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한국콜마 제품 목록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한국콜마의 자체 브랜드는 물론이고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터미, 미샤, 카버코리아 등 한국콜마의 고객사 제품 70~80여개가 불매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 목록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한국콜마 제품은 안사기로 했다. 불매해야 할 제품들이 있으면 더 알려달라", "친일 회사 제품은 팔아주지 말자"는 등의 비난 여론을 쏟아내고 있다.

앞서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지난 7일 월례조회에서 임직원 700여명을 대상으로 극보수 성향의 유튜브 영상을 틀어 논란이 됐다. 이 영상에서 유튜버는 문재인 정부의 대(對)일본 대응을 비난하면서 "아베는 문재인 면상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너무나 대단한 지도자"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베네수엘라의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있고, 곧 우리나라도 그 꼴이 날 것"이라는 영상 속 발언도 문제가 됐다.

윤 회장은 "다 같이 한번 생각해보자"며 해당 영상을 튼 것으로 전해졌다. 월례조회 후 사내 익명게시판에는 "윤 회장이 한 유튜버의 보수 채널을 강제 시청하게 했고, 저급한 어투와 비속어, 여성에 대한 극단적 비하가 아주 불쾌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한국콜마는 이윽고 지난 9일 입장문을 발표했다. 회사는 "위기 대응을 위해 대외적 환경과 현상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최근 인터넷상에 유포되고 있는 유튜브 영상 일부분을 인용했다"며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사례 언급은 전혀 없었다. 윤 회장이 영상 전체에 동의하는 것도 아니고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언급에 대해 동의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고 강조했다.

회사의 이 같은 대처에도 비난 여론은 쉽사리 식지 않고 있다. 일본콜마와 합작으로 설립됐다는 사실이 추가 거론되며 불매운동에 반일 감정이 더해지는 모양새다.

윤 회장은 1990년 일본의 화장품 전문회사 일본콜마와 합작해 한국콜마를 설립했다. 2012년 10월 기존의 한국콜마를 인적분할해 2012년 10월 존속법인 한국콜마홀딩스로 상호를 바꾸고, 화장품과 제약사업 부문은 신설법인 한국콜마로 출범했다. 현재 일본콜마는 한국콜마 지분 12.14%, 지주회사인 한국콜마홀딩스 지분 7.46%를 보유 중이다.

한국콜마는 일본기업이라는 지적에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콜마 측은 "이미 기술적 독립을 이뤄냈고, 일본콜마의 지분은 앞으로 계속 줄여나갈 계획"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윤 회장 이하 임직원은 좀 더 겸손한 마음으로 고객에게 다가가고 최선을 다해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국콜마의 제품 목록이 공유되면서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모습이다.(사진=SNS 갈무리)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국콜마의 제품 목록이 공유되면서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모습이다.(사진=SNS 갈무리)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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