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복귀 후 최고 투구, SK 소사의 '놀라운 반전'

양형석 2019. 8. 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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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3일 한화 전 8이닝4피안타6탈삼진 무실점 호투, SK 3-0 승리

[오마이뉴스 양형석 기자]

프로야구 리그 선두로 질주하고 있는 SK가 한화를 최하위로 밀어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SK와이번스는 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장단 10안타를 때려내며 3-0으로 승리했다. 한화를 1123일 만에 10위로 떨어트린 SK는 103경기 만에 69승을 올리며 2016년의 두산 베어스(93승)를 뛰어넘는 역대 최다승을 향한 순조로운 항해를 이어가고 있다(69승1무33패).

SK는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이 3회 결승타를 포함해 3안타3타점을 폭발했고 최정이 3안타, 김성현이 멀티히트로 좋은 타격감을 뽐냈다. SK는 지난 6월 3승2패 평균자책점 3.56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치던 브록 다익손(롯데 자이언츠)을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당시만 해도 위험한 모험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았지만 두 달이 지난 현재 SK의 외국인 투수 교체는 '신의 한 수'가 되고 있다.

 
 SK 투수 소사의 모습.
ⓒ 연합뉴스
 
다익손과 소사의 조합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작년 시즌 SK는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앙헬 산체스가 외국인 투수로 활약했다. 이미 수 년 동안 KBO리그 정상급 외국인 투수로 활약하던 켈리는 정규리그 12승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2경기에서 12.1이닝3자책으로 1승을 따내면서 외국인 에이스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반면에 후반기에 단 1승에 그치며 부진했던 산체스는 가을야구에서도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난 후 SK에 잔류한 선수는 켈리가 아닌 산체스였다. 켈리의 경우 작년 시즌이 끝난 후 일찌감치 미국 무대에 재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애리조나와 2년55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에릭 테임즈(밀워키 브루어스)에 이어 메이저리그에 역수출한 외국인 선수가 됐다. 반면에 한국에서의 첫 시즌 8승8패4.89를 기록했던 산체스는 아쉬운 성적에도 뛰어난 구위를 높게 평가 받아 12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SK는 미국으로 떠난 외국인 에이스 켈리의 빈자리를 채울 투수를 찾다가 205cm의 큰 신장을 가진 1994년생의 젊은 우완 투수 다익손과 계약했다. 사실 올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의 몸값이 100만 달러 이하로 정해지면서 데려 올 수 있는 선수의 수준은 한정돼 있다. 따라서 어설프게 메이저리그에서 실패한 선수를 데려 오느니 젊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를 영입해 SK의 '맞춤형 외국인 투수'로 키우겠다는 계산이었다.

다익손은 시즌 개막 후 12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2패3.56으로 썩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SK처럼 강한 타선과 불펜을 보유한 팀에서 외국인 투수가 12번의 선발 등판에서 3승에 그친 것은 염경엽 감독을 만족시키기 힘들었다. 참고로 또 한 명의 외국인 투수 산체스는 5월까지 11경기에서 7승을 올리며 다익손보다 2배 이상의 많은 승리를 따냈다.

시즌 초반부터 선두 다툼을 하며 한국시리즈 2연패 도전이 가시권에 들어온 SK 입장에서는 다익손보다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해 줄 확실한 외국인 투수가 필요했다. 그리고 마침 대만 프로야구의 푸방 가디언스에서 8승2패1.56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던 헨리 소사를 발견했다. 결국 SK는 지난 6월3일 52만 달러(계약금 35만 달러, 연봉17만 달러)를 투자해 대만리그를 지배하고 있던 소사를 영입했다.

소사의 놀라운 반전

사실 소사는 2012년부터 KIA 타이거즈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LG 트윈스에서 무려 7년 동안 활약했을 정도로 KBO리그에 매우 익숙한 투수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기록했고 LG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 4년 동안 모두 180이닝 이상을 소화했을 정도로 리그를 대표하는 이닝이터로 명성이 자자했다. 게다가 한국에서 멀지 않은 대만에서 활약했으니 실전 감각에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소사는 6월9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KBO리그 복귀전에서 4이닝 동안 홈런3개를 포함해 7안타를 맞으며 8실점으로 난타를 당했다. 누구보다 믿음직한 선발 투수였던 소사가 배팅볼 투수로 전락한 듯 했다. 반면에 롯데로 이적한 다익손은 6월13일 LG와의 이적 첫 경기에서 7이닝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소사와 비교되는 호투를 펼쳤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과 SK팬들이 외국인 투수를 소사로 교체한 보람을 찾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소사는 첫 경기 난타 후 8경기에서 52이닝9자책으로 호투하면서 6승을 따내는 무서운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동안 무려 7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은 1.56에 불과했다. 단 한 경기의 적응기간을 거친 후 야구팬들이 알던, 아니 그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위력적인 투수로 돌아온 셈이다.

소사는 2연전 일정이 시작된 3일 한화 전에서 한국 복귀 후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8이닝을 던진 소사는 한화 타선을 4피안타 1볼넷6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KBO리그에 복귀한 후 가장 많은 8이닝을 소화했고 올 시즌 9번의 등판 중 5번째 무실점 경기를 만들었다. 9회 세이브 1위 다툼을 하고 있는 하재훈에게 마운드를 넘겼지만 투구수도 94개에 불과해 소사의 이닝 소화 능력이라면 충분히 완봉도 노릴 수 있는 경기였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2014년 히어로즈를 이끌 때도 소사를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해 히어로즈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바 있다. 당시 소사는 20경기에서 10승을 올리며 승률왕에 올랐다. 하지만 '왕조시대'의 삼성에 밀려 우승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5년 전 가을 아쉬움을 남겼던 염경엽 감독과 소사는 올해 다시 비룡군단에서 재회해 5년 전 못다 이뤘던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전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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