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지소미아 뜻 뭐길래…문 대통령 "日 적반하장" 경고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를 결정한 가운데 '화이트리스트', '백색국가', '지소미아' 뜻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백색국가'는 일본이 자국의 안전 보장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첨단 기술과 전자 부품 등을 타 국가에 수출할 때, 허가신청을 면제하는 국가를 가리킨다.

일본 정부가 안보상 문제 없다고 판단한 '안보 우방 국가'로 일본의 제품 수출 시 허가 절차 등에서 우대를 해주는 국가를 말하며 무기 개발 등 일본의 안전보장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전략물자 수출과 관련해 허가신청이 면제된다.

지금까지 미국과 영국 등 서방 국가 외에 한국, 아르헨티나, 호주, 뉴질랜드 등 총 27개국이 지정돼 있었다.

2004년 지정된 한국은 이 리스트에서 빠지는 첫 국가가 됐다.

'지소미아'(GISOMIA) 란 양국군이 군사 기밀을 공유할 수 있도록 맺는 협상을 말한다. 국가 간 비밀 군사 정보를 제공할 때 제3국으로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협정이다. 영어 general security of military information agreement의 줄임말로 GSOMIA(지소미아)라 읽는다.
일본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강행 /사진=변성현 기자
일본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강행 /사진=변성현 기자
한편 일본 정부는 2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주재로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한국을 수출절차 간소화 혜택을 인정하는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 명단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주무 부처 수장인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이 서명하고 아베 총리가 연서한 뒤 공포 절차를 거쳐 그 시점으로부터 21일 후 시행된다. 세코 경제산업상은 각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는 7일 공포해 28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달 1일 고순도불화수소(에칭가스)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의 한국 수출규제 강화를 발표하면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함께 고시했다.

한국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일본 정부의 보복 조치로 분석됐다. 한국의 대일(對日) 의존도가 높은 제품의 수출을 통제해 한국경제를 옥죄는 방식이다.

이에 맞서 한국 정부도 지소미아 중단을 검토하는 등 강력히 대응한다는 방침이어서 한일 관계는 1965년 수교 이후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한국이 백색국가에서 빠지면서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로 전환되는 품목은 지난 4일부터 규제 대상에 포함된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을 포함해 857개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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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일본이 적반하장으로 큰소리치는 상황을 좌시 않겠다"면서 "상황에 따라 대응조치를 단계적 강화할 것이며 일본도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우방으로 여겨왔던 일본이 그와 같은 조치를 한 것이 참으로 실망스럽고 안타깝다"며 "이번 조치는 양국 간의 오랜 경제 협력과 우호 협력 관계를 훼손하는 것이다. 양국 관계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자 글로벌 공급망을 무너트려 세계 경제에 큰 피해를 끼치는 이기적 민폐 행위로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양국 간에는 불행한 과거사로 인한 깊은 상처가 있다"며 "하지만 양국은 오랫동안 그 상처를 꿰매고, 약을 바르고 붕대를 감으며 상처를 치유하려 노력해왔다"고 떠올렸다. 이어 "이제 와서 가해자인 일본이 오히려 상처를 헤집는다면, 국제사회의 양식이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일본은 직시하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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