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진 “日 불매운동은 퇴행적”…‘솜방망이 징계’가 자초한 논란
  • 이민우 기자 (mwlee@sisajournal.com)
  • 승인 2019.07.29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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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전 의원, 세월호 막말로 당원권 정지 3개월 만에 또 구설수
‘변절’한 운동권 출신, 보수 우익 선봉이 되다

차명진 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최근 국민들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대해 "퇴행적 운동"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선 "대중의 저급한 반일 종족주의 감정에 의지한다"고 비난했다. '세월호 막말' 파문으로 한국당에서 징계를 받은 지 약 3개월 만이다.

차 전 의원은 7월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황교안 대표에 대한 조언'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나 국산부품 자력갱생 운동 같은 퇴행적인 운동으로 일부 대중의 저급한 반일 종족주의 감정에 의지하는 문재인의 얄팍한 상술을 비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 정서와 거리 먼 차명진의 '자책골'

차 전 의원은 해당 글에서 "거듭 말하지만 아베의 수출금지 조치가 주요 공격 대상이어서는 안 된다"며 "징용 문제를 제3국 조정위원회에 회부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이걸 주장한다고 해서 아베 편드는 거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국당 중앙당 사무처가 일본의 수출 규제 중단을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게시하도록 공무은 보낸 데 대해선 "일본 제품 불매운동 플래카드 게첩(揭帖·내붙임) 사건은 완전 패착"이라고 지적했다.

차 전 의원은 "문재인에게 징용 문제를 제3국 조정위원회에 회부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며 "아베도 치사하지만 문재인이 원인 제공자이니 국민 우민화 동원이나 하지 말고 당신이 결자해지 하라고 하거나 그게 안 먹힌다 싶으면 때를 봐서 일단 함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차 전 의원은 세월호 5주기를 앞두고 막말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지난 4월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겨냥해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는 글을 게재했다.

차명진 전 의원 ⓒ연합뉴스
차명진 전 의원 ⓒ연합뉴스

'운동권'의 고집과 '변절'의 자기 합리화가 만났을 때

차 전 의원은 애초에 보수 성향을 보인 것은 아니었다. 그는 1979년 서울대에 들어간 직후 운동권이 됐다.  2학년 때 신군부에 의해 연행돼 강제 징집됐고 복학한 뒤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한때 전국노동운동단체협의회 기관지인 '노동운동'의 편집을 책임지기도 했다.

1989년 만들어진 민중당에 1992년 총선에서 참패하면서 그의 위치는 서서히 달라졌다. 구소련이 붕괴하면서 대안을 찾는다며 길을 틀었다. 그가 따랐던 김문수가 신한국당 의원이 된 뒤 차 전 의원은 보좌관으로 함께 했다. 차 전 의원은 2006년 김문수 의원이 경기도지사에 출마하려고 비운 지역구 국회의원 자리를 꿰찬 뒤 2008년 재선에도 성공했지만, 2012년과 2016년 총선에선 내리 고배를 마셨다.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지자 그는 종합편성채널 등 방송에 출연하며 정치 평론을 시작했다. 비박계로 분류됐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친박'으로 갈아타자 차 전 의원 역시 입장을 바꿨다. 차 전 의원은 7월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가 힘든 정치를 그만 두지 못하는 이유는 내 손으로 꼭 해야 할 것이 하나 남았기 때문"이라며 "그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신원회복"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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