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원·성기윤 "'맘마미아'만 도합 27년, 이제야 작품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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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공연과 저녁 공연 사이, 드넓은 공연장이 고요해지는 찰나의 시간.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만난 뮤지컬 '맘마미아!'의 배우 최정원(50)과 성기윤(48)은 시원한 물로 목을 축이고 있었다.
최정원은 벌써 12년째 '맘마미아!'의 히로인 '도나'를 연기하고 있다.
성기윤은 2004년 국내 초연 때부터 '맘마미아!'를 지킨 원년 멤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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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낮 공연과 저녁 공연 사이, 드넓은 공연장이 고요해지는 찰나의 시간.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만난 뮤지컬 '맘마미아!'의 배우 최정원(50)과 성기윤(48)은 시원한 물로 목을 축이고 있었다. 직전 공연의 흥분이 가시지 않은 듯 어깨만 툭 쳐도 극 중 인물로 변신할 것처럼 에너지를 뿜어냈다.
최정원은 벌써 12년째 '맘마미아!'의 히로인 '도나'를 연기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도나로 뽑혀 아바(ABBA)의 초청을 받아 스웨덴 말뫼에서 '댄싱 퀸'을 열창한 게 벌써 11년 전. 해를 거듭하는 동안 그를 빼고는 도나를 이야기할 수 없게 됐다.
"2007년 처음 도나를 연기할 때 서른아홉살이었는데, 그때는 너무 어렸던 것 같아요. 진짜 엄마 마음을 몰라서 아는 척하고 연기했죠. 그런데 올해로 제 딸이 '맘마미아!'의 '소피'와 동갑인 스무살이 됐거든요. 아이의 사춘기를 함께 겪어내고 꿈을 논하고 사랑 때문에 슬퍼하는 걸 지켜보고…. 그러면서 이제야 진짜 도나를 알게 됐어요."(최정원)
영국 제작진은 한국 관객들이 도나와 소피의 애틋한 모녀 관계에 유독 눈물짓는 걸 신기해했는데, 최정원의 연기로 그 이유를 깨달았다고 한다.
"제가 해석한 도나는, 적어도 소피에게 늘 미안해해요. 소피가 보기에 엄마가 얼마나 답답했겠어요. 엄마가 사랑했던 남자들은 다 떠났고, 아빠가 누구라고 말해줄 수도 없고. 그러니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윽박지르는 거죠. 사실 서양에선 자식이 성인이 되면 정신적으로도 독립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아무리 취직하고 손자가 태어나도 내 딸은 내 딸이잖아요." 최정원의 말이다.
성기윤은 2004년 국내 초연 때부터 '맘마미아!'를 지킨 원년 멤버다. 첫 6년은 젊은 날 도나를 떠나갔던 '샘'을, 2010년부터는 유쾌한 여행 작가 '빌'을, 올해는 처음으로 '해리'를 맡게 됐다. 지난 15년간 도나가 사랑한 세 남자를 모두 거쳐 간 셈이다.
그는 "실제 모습과 가장 닮은 건 셈이다. 굉장히 표현이 서툰 사람이고 속으로 고민이 많다. 그래서인지 샘을 연기할 때 심적으로 힘들고, 빌과 해리를 할 땐 마냥 즐겁다"고 말했다.
함께한 시간만큼 재미난 에피소드도 많다. "샘이 '노잉 미 노잉 유'(Knowing me Knowing you)를 부르면서 소피에게 자식 사진을 보여주는 장면은 제가 만든 거예요. 당시 소피를 연기하던 배우가 저와 3∼4살밖에 차이가 안 났는데, 어떡하면 나이 들어 보일까 고민하다가 자식 사진을 보여주면 되겠다 싶었거든요. 아, 빌이 쓴 책 '우간다에 우리 간다' 제목도 제가 지었어요.(웃음)"(성기윤)
'맘마미아!'는 200만 관객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영화로 치면 2천만 관객에 비견할 숫자다. 중장년층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아바의 음악과 배우들의 열연, 탄탄한 드라마가 장기흥행의 비결이다. 시대 변화에 맞는 디렉팅도 빼놓을 수 없다.
"2000년대 중반만 해도 도나가 '한 달 사이 세 명의 남자와 잤다'는 내용을 불편해하는 관객이 많았어요. '쌌다'라는 표현도 저속하게 여기셨는데, 영국 제작진은 절대 바꾸려는 마음이 없더라고요. 그런데 이제는 저 대사들을 하면 오히려 객석이 먼저 빵빵 터져요. 시대 변화를 실감하죠."(최정원)
'맘마미아!'의 역사를 되짚던 두 배우의 시선은 10년, 20년이 흐른 먼훗날로 향했다. 언젠가 최정원이 도나를, 성기윤이 도나의 옛 연인을 연기하기는 너무 늙은 날이 올 것이다. 두 사람은 그때는 객석에서 작품을 즐기고 싶다고 했다.
"지금 소피를 연기하는 배우가 도나를 연기할 날이 오겠지요. 바통을 넘겨줄 그 날을 위해 저는 뮤지컬 외길을 걷고 있어요. 그런 꿈을 꿀 수 있도록 '맘마미아!'를 사랑해준 관객에게 가장 감사합니다. '댄싱 퀸' 가사처럼, 객석의 모든 분이 최고로 특별하고 가슴 뜨거운 댄싱 퀸이라 믿어요."(최정원)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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