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올림피아드 金 비법? '수포자'란 단어부터 지워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입력 2019. 7. 2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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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올림피아드, 9시간동안 6문제
한국 학생 6명 전원 상위 8%..금메달
평균만 넘으면 노력으로 10% 진입가능
수학, 맞냐 틀리냐보다 과정이 중요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송용진 (국제수학올림피아드 한국대표단 단장(인하대))

지난 11일부터 22일까지 영국에서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또 우리나라 수학 국가 대표들이 일을 냈습니다, 좋은 일이요. 고등학생 6명이 출전했는데 전원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어요. 총점 226점. 이게 한국으로써도 역대 최고 기록이 되는 셈입니다. 1위는 미국, 중국. 공동 1위가 발생하는 바람에 우리가 이제 3위가 된 거죠. 딱 1점 차이라고 그럽니다. 그리고 북한이 4위 그리고 일본이 13위. 이런 걸 보면 정말 우리는 수학 강국이다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은데 그런데 또 신기한 건 주변을 보면 수포자라고 그러죠. 수학 포기자도 많습니다.

아니, 왜 우리나라는 수학을 잘하는 사람은 이렇게 잘하는데 또 다수는 수포자일까. 수학 좀 잘하는 방법은 없을까, 재밌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궁금해서 오늘 화제의 인터뷰. 그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의 한국 대표단을 20년째 이끌고 계시는 분이 계세요. 단장님, 이번에도 단장이셨습니다. 인하대 수학과 송용진 교수 만나보죠. 송 교수님, 안녕하세요?

◆ 송용진>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 수많은 수학 경연 대회 중에 하나가 아니라 상당히 전통과 권위가 있는 대회 맞죠?

◆ 송용진> 네, 그렇습니다. 이게 이제 올해 60회를 영국에서 개최를 했고요. 문제가 하루에 세 문제씩 나옵니다. 그래서 이제 이틀간 하면 3문제 더하기 3문제 해서 6문제이고요.

◇ 김현정> 고작 6문제 푸는 거예요, 9시간 동안?

◆ 송용진>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제 금메달은 전체 참가자 중에 12분의 1, 약 8% 정도에게 수상을 하는데요. 우리나라는 6명 전원이 35점 이상을 받아가지고 높은 점수로 다들 금메달 받았습니다.

◇ 김현정> 대단하네요. 6명의 고등학생이 전원 금메달. 그러면 이 친구들은.

◆ 송용진>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 친구들... 수학 영재, 천재. 그렇게 봐야 되는 거죠?

◆ 송용진> 거의 세계에서 제일 수학 잘하는 학생들이다. 이렇게 보면 되겠습니다.

제60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서 한국 3위, 제60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한국대표단 6명 전원이 금메달을 받아 3위에 올랐다. 한국대표단 학생 전원이 금메달을 받은 것은 2012년과 2017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왼쪽부터 대표단인 조영준(서울과학고 3), 강지원(서울과학고 3), 송승호(서울과학고 3), 김홍녕(서울과학고 3), 고상연(서울과학고 2), 김지민(서울과학고 1) 학생. [한국과학창의재단 제공]
◇ 김현정> 교수님, 솔직히 고백하건데 저는 수학을 못했어요, 싫어했고. 그래서 저는 이렇게 수학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그런데 노력은 했거든요. 굉장히 노력은 하는데도 안 되더라고요. 이게 수학은 타고나는 겁니까 아니면 노력을 제가 더 했어야 되는 건가요?

◆ 송용진> 수학은 아무래도 재능이 꼭 필요하긴 하겠죠. 그렇지만 어느 정도의 재능을 가진 학생들 중에서는 그다음부터는 훨씬 중요한 건 얼마큼 시간을 들이고 거기에 관심을 갖고 하느냐로 결정이 되는 거거든요. 하여튼 재능은 상위 50%다. 그래도 충분히 노력하면 10% 안에 들어갈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러면 일단 수학을 좀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 재미있는 퀴즈처럼 이렇게 접근하면 되나요? 수학을 좋아하게 하는 방법은 뭐예요?

◆ 송용진> 그러게요. 지금 현재 수학이 학업에서 굉장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또 우리가 지나치게 경쟁에 몰리다 보니까 성취가 있는 학생들은 당연히 좋아할 것이지만 성취가 없는 학생들은 당연히 흥미를 잃게 되는데요. 특히 수학은 그런 면에서, 공교육 면에서 어느 정도 수준별 교육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좀 활성화되는 게 사실 바람직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경쟁에서 뒤떨어지면 그대로 포기해버리는. 그래서 수포자가 지금 초등학교 때 포기 8.1% 중학교가 돼서 포기 18.1% 고등학교 돼서 아예 수학 포기해 버리는 비율이 23.5%나 된대요.

◆ 송용진> 그런데요. 제가 꼭 부탁드리고 싶은 말씀은 사실 제가 수학 교육 전문가로써 지금 말씀하신 수 무슨 자라고 하는 단어를 가능하면 어른들이 써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아, 그래요? 수포자라는 단어를요?

◆ 송용진> 네. 그게 왜 그런가 하냐면 그런 단어를 자꾸 사용함으로써 없는 생각도 새로 생길 수도 있고. (웃음)

◇ 김현정> 수학 포기를 안 하려고 하다가도 듣다 보면 아, 나도 그냥 수포자 될까, 이렇게요? (웃음)

◆ 송용진> 그렇죠. 그게 가능한 개념이라는 거 자체를 자꾸 이타해주는 느낌이 있어가지고요.

◇ 김현정> 불편하시군요.(웃음)

◆ 송용진> 그 단어를 특히 공적인 자리에서는 안 써주고 학생들에게 전달이 안 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 김현정> 이게 이제 교육자의 마음이시군요.

◆ 송용진> 맞습니다. 일단 항상 학생들은 뭐 자기가 처진 공부를 언제든지 만회할 수 있는 건데 그런 단어를 의식하게 되고 내가 포기해도 되는가보다 하고 나도 그 대열에 낄까. 이런 고민을 할 수도 있고요.

◇ 김현정>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러면 ‘수학에 흥미 느끼는 자, 수흥자를’ 많이, 많이 만드는 세상으로 바꾸는 게 중요한데요, 교수님. 어떻게 좀 우리 부모들이,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수학 교육을 시켜야 수학을 접근하게 해야 수흥자가 많아지겠습니까?

◆ 송용진> 그래서 수학 교육을 시키는 어떤 교육의 목표, 취지 이런 것을 좀 학부모님들이나 선생님들이 좀 이해를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학생들에게 꼭 학생들의 우열을 가리는 데 쓰는 도구로만 활용할 것이 아니라 예를 들어서 답이 맞느냐, 틀리느냐를 채점하는 것처럼 오해가 되어 있는데 사실 그렇지 않거든요. 수학은 답을 내는 과정을 중시해야 되는데 결과만 채점을 하다 보니까 학생들이 한 문제 틀리면 굉장히 아파하고 싫어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과정을 보자. 그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게 하자. 틀려도 잘 풀었으면 칭찬해 주고. 이런 말씀이에요.

◆ 송용진> 3점짜리 답도 있을 수 있고 5점짜리 답도 있을 수 있고 7점짜리 답도 있을 수 있는데 답이 맞냐 틀리냐에 따라서 1점이냐, 10점이냐. 이렇게 나누니까요. 학생들이 굉장히 수학에 대해서 약간 삭막한 느낌을 받는다고 할까요?

◇ 김현정> 맞아요. 그 표현 참 좋네요. 삭막한 느낌을 저도 받았었거든요. (웃음) 그냥 틀렸냐, 답이 맞았냐, 아니냐만 가지고 따지지 말자. 우리 다 아는 얘기인데 이게 실천이 어려워요. 이렇게 여러분 접근시키셔야 아까 그 수 무슨 자. 수학을 일찌감치 포기해버리는 그런 사람들을 줄일 수 있다. 좋은 말씀입니다.

◆ 송용진> 또 한마디만 더 말씀드리면 수학은 어쩔 수 없이 어렵거든요? 수천년 동안 인류가 개발해 왔고 축적되면서 발전돼왔기 때문에 사실 어렵습니다.

◇ 김현정> 어렵죠. 교수님도 어려우세요? 어렵다는 거 인정하세요? (웃음)

◆ 송용진> 어렵습니다. (웃음) 어려운 것을 긍정적인 마음으로. 그러니까 어려운 거라도 배워야 된다 하는 느낌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못 푸는 아이를 보면 너만 어려운 거 아니야, 제발 포기하지 마. 이런 이야기를 격려를 하면서 끌어줘야겠네요. 고생 많이 하셨고요.

◆ 송용진> 네.

◇ 김현정> 우리나라에 더 많은 수학 영재들 앞으로도 계속 잘 키워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송용진>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우리나라 수학 올림피아드 대표단을 이끌고 20년째 수학 올림피아드를 다녀오고 계신 분이세요. 인하대 송용진 교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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