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가 뜨면 '돈'도 움직인다

이용건,차창희 2019. 7. 2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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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방한해 팀K리그와 경기
입장권 판매 60억..역대 최고
구단, 영입에 수천억원 들여도
주가·유니폼 등 부가가치 더 커
세계적인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소속팀 유벤투스FC와 한국을 찾는다. 호날두의 방한은 이번이 두 번째로 26일 `팀K리그`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친선경기를 한다.지난 4월 열린 UEFA 챔피언십 8강전에서 골을 성공시킨 호날두가 관중을 향해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모습. [AFP = 연합뉴스]
지난해 7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유벤투스 이적 가능성이 제기되자 돈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적설이 돌기 전인 같은 해 6월 주당 0.6유로에 불과했던 유벤투스 주가는 이적이 공식 발표된 지 1년 만인 24일(한국시간) 기준 주당 1.547유로로 주가가 150% 넘게 급등했다. 구단주 지분율이 높아 유통주식 수가 적은 스포츠클럽 주식임에도 유벤투스의 시가총액은 선수 한 명 영입에 8000억원대에서 2조원 이상으로 불어났다. 호날두는 유니폼 판매와 관중 수익, 중계권을 계산하지 않아도 이미 구단이 자신을 영입한 데 쓴 거액(이적료·연봉 약 4500억원)을 상쇄해 준 셈이다.

'세계 최고의 슈퍼스타' 호날두가 한국에 다시 온다. 2007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처음 방한했을 때 좋은 인상을 받았다는 게 12년 만에 한국 팬들과 재회하는 이유다. 호날두의 유벤투스FC는 2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팀 K리그'와 친선경기를 치른다. 유벤투스와 호날두를 상대하는 희소한 기회인 만큼 K리그 선수 구성도 모두 팬 투표로 결정됐다. 유벤투스는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가장 많이 우승(35회)한 팀으로, 최근 7시즌 연속 1위를 기록 중인 명문 구단이다.

전 세계인에게 가장 친근한 스포츠인 축구, 그중에서도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가장 높은 선수가 일으키는 경제적 파급력은 엄청나다. 30대 중반의 나이를 고려하면 마지막이 될 수 있는 호날두의 방한 경기를 직접 보려는 팬들이 몰리며 입장권 6만5000장은 예매 시작 2시간30분 만에 매진됐다.

특히 일등석(15만~30만원)과 프리미엄존 입장권(25만~40만원)의 가격이 매우 높았음에도 순식간에 다 팔렸다. 이 경기 입장권 판매 규모는 60억원으로 단일 경기 기준 한국 스포츠 최고액이다.

이처럼 해외 유명 스포츠팀의 내한은 일정을 성사시킨 주관사들과 해당 종목 연맹의 부가수익도 기대할 수 있게 해준다. 호날두 방한을 주관한 측은 입장권 외 추가 중계권료와 광고 수입이 예상된다. 현재 3억원가량의 중계권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경기장 내 보드 광고 등 광고 단가도 조율 중이다. 설치 수에 따라 최종 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프로축구연맹 역시 선수 구성과 차출 등 권리로 일정 수익을 받게 된다.

호날두 경제 효과를 가장 온전히 누리는 건 역시 유벤투스다. 당장 호날두가 합류한 지난 시즌 티켓 가격을 전년 대비 30%가량 올렸음에도 줄어든 관중(홈경기 기준 74만명→74만4000명)은 없었다. 전년 대비 티켓 수익만 135억원이 늘었다. 'Ronaldo'라는 이름이 적힌 유니폼은 디자인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스테디셀러다.

호날두의 이름이 적힌 유벤투스 유니폼이 나온 첫날 구단은 하루 동안 52만장이 판매됐다고 밝혔는데 포브스가 추산한 첫날 유니폼 수익만 6000만달러(약 710억원)였다.

엄청난 구단 홍보 효과는 덤이다. 유벤투스가 속한 세리에A는 1990년대 후반까지 프리미어리그(잉글랜드)와 라리가(스페인)보다도 더 높은 평가를 받던 리그였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유벤투스가 승부 조작에 연루되면서 세리에B로 강등당했고 '명문' 이미지는 완전히 훼손됐다. 이후 1부 리그로 복귀한 뒤 좋은 선수들을 영입해 성적을 냈지만 전 세계 축구 팬의 관심은 다른 리그로 옮겨간 상태였다.

그러나 호날두가 합류한 이후 유벤투스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은 구단 역대 최고 수준이다. 8강에서 탈락한 지난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호날두의 활약 여부를 궁금해하는 전 세계 미디어의 관심이 유벤투스 경기 결과에 쏠렸다.

특히 16강전 탈락 위기에서 호날두가 해트트릭으로 팀을 구한 날은 검은색과 흰색으로 배합된 유벤투스 유니폼이 전 세계 온라인을 도배했다.

호날두와 같은 슈퍼스타들을 초청하는 건 K리그(한국프로축구) 저변을 확대하는 데도 긍정적이다. 김유겸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경기장을 찾고 선수들의 경기를 직접 볼 기회를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스포츠 스타들을 초청하는 건 긍정적 자극이 될 것"이라며 "다만 경기를 자주 보고 경기장을 찾는 게 익숙지 않은 상태라면 단기적으로 흥미만 자극하는 단발성 이벤트에 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한국을 방문한 세계적인 클럽은 보카주니어스(1995년·브라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007년·잉글랜드), 바르셀로나(2010년·스페인) 등이다.

[이용건 기자 /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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