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국 본토 때릴 핵탑재 SLBM 전력 과시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2019. 7. 24.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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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t급 추정 신형 잠수함 공개

북한이 23일 신형 잠수함을 공개한 것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에 이어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본격적인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전력을 보유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SLBM 잠수함은 탐지가 어려워 ICBM에 비해 생존성이 뛰어나고 위협적이다.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급 전략 무기로 평가되는 이유다.

北, 신형 잠수함 일부 모자이크 처리해 공개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3발 가량을 탑재할 수 있는 신형 잠수함을 시찰하는 장면을 조선중앙TV가 23일 보도했다. SLBM 발사관으로 추정되는 부분(붉은 원)과 잠망경으로 추정되는 부분(파란 원)은 모자이크 처리됐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은 이날 잠수함 전체 모습은 공개하지 않은 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찰하는 모습과 함께 함미(艦尾)와 선체 측면 등을 부분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사람 크기 등을 고려했을 때 북한의 기존 잠수함보다 훨씬 큰 3000t급 신형 잠수함으로 평가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SLBM 잠수함으로 2000t급인 신포급(고래급) 한 척을 보유해왔다. SLBM 잠수함치고는 작아 함교(艦橋)에 구멍을 내 SLBM 한 발을 탑재하는 형태였다. SLBM은 2016년 8월 시험 발사에 성공한 북극성-1형(고체연료)을 탑재했다. 북극성-1형은 고각(高角) 발사로 500여㎞를 날아가 정상 비행 시 1500~2000㎞를 날아갈 것으로 분석됐다.

美 본토 타격 후 복귀 가능

이번에 공개된 신형 잠수함은 신포급보다 큰 선체를 토대로 SLBM 세 발가량을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구소련의 '골프'급(級) 잠수함처럼 함교에 세 발을 탑재하는 형태로 보인다. 북한은 북극성-1형보다 사거리가 긴 북극성-3형을 개발 중이다. 개발이 끝나면 신형 잠수함에 탑재될 가능성이 크다. 북극성-3형의 최대 사거리는 2500㎞ 이상으로 추정된다. 북 신형 잠수함이 북극성-3형을 탑재하면 미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안전한 해역에서 미 본토나 하와이를 타격할 수 있다.

북 신형 잠수함은 선체가 커져 기존 북 잠수함에 비해 항속 거리도 길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잠수함장 출신인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북 신형 잠수함은 재보급 없이 하와이 인근은 물론 미 본토에서 2000㎞쯤 떨어진 곳까지 접근해 미사일을 쏜 뒤 다시 북한으로 복귀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북 잠수함은 수중에서 잠항하다 하루에 한 번 정도 디젤 전지 충전용 발전기 가동을 위해 물 위로 떠오르는 스노클링 항해를 하며 이동한다. 북 잠수함이 AIP(공기불요장치)를 갖추고 있다면 1주일에 한 번 정도만 물 위로 떠오르면 되지만 AIP를 갖췄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군 관계자는 "스노클링은 은밀성을 생명으로 하는 잠수함의 치명적 약점이지만, 현실적으로 망망대해에서 야음을 틈 타 스노클링하는 잠수함을 잡긴 어렵다"고 했다. 북한이 이 신형 잠수함을 조만간 실전 배치할 경우 북한은 초강대국들의 전유물인 '3대 핵 전력' 중 2개를 보유하게 된다. 3대 핵 전력은 ICBM과 SLBM, 전략폭격기를 의미한다.

北, 핵추진 잠수함도 건조 가능성

군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궁극적으로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하려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수년 전부터 핵추진 잠수함 건조설이 제기된 상태다. 군 소식통은 "이번에 공개된 잠수함은 재래식 추진 방식이 확실시된다"며 "게임 체인저 같은 전략 무기 개발에 집착해온 북한의 속성상 핵추진 잠수함 건조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북한의 신형 잠수함은 우리 해군의 최신예 3000t급(장보고-3급)과 비슷한 크기로 분석된다. 3000t급 잠수함 1번 함인 도산안창호함은 지난해 진수돼 해상 시운전 중이다. AIP를 갖춰 장시간 수중 작전 능력이 뛰어나고 소음도 매우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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