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악을 오가는 배우 김영민, 그가 있어 완벽했던 '구해줘2' [MK★인터뷰①]

김나영 2019. 7. 1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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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김나영 기자

숨은 매력이 많은 배우 김영민, 그는 최근 종영된 OCN 드라마 ‘구해줘2’를 통해 한층 업그레이드 된 연기를 선보였다. 선함부터 광기 어린 모습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확실하게 사로잡았다.

‘구해줘2’는 궁지에 몰린 마을을 구원한 헛된 믿음, 그 믿음에 대적하는 미친 꼴통 김민철(엄태구 분)의 나 홀로 구원기를 담았다. 김영민은 극중 목사 성철우로 분해, 초반 선한 모습을 보였지만 후반부 악마처럼 변했다.

“시작은 미비했지만 끝으로 갈수록 시청자들이 무서워해주셔서 유종의 미를 거둔 것 같다. 원작을 작가님이 드라마로 잘 풀어줘서,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또 처음 도전하는 장르물이라 긴장감을 주기 위해, 구린 것을 숨기고 있는 목사를 표현하기 위해 끝까지 긴장을 놓치지 않았다.”

김영민 인터뷰 사진=매니지먼트 플레이
김영민은 tvN ‘나의 아저씨’, MBC ‘숨바꼭질’에 이어 연달아 악역을 연기했다. 계속되는 악역 연기가 아쉽지는 않았을까.

“배우로서 찾아주는 걸로 고맙다. 감사한데 배우 욕심으로 다른 캐릭터를 하고 싶긴 하다. 밝고 사랑하는 걸 하고 싶긴 했다. 그럼에도 작품이 다 좋아서 배우로서 개인적으로 만족하고 있다. 인연인 것 같다. 잘 맞은 것 같다. 아는 후배가 ‘형 물 들어왔다’고 하더라. 운때가 잘 맞은 것 같다. 평생 지속됐으면 좋겠다. 물론 그에 따른 노력도 있어야 하는 것 같다. 그런 노력들이 운 때를 좋게 만드는 거 같다.”

물론 ‘구해줘2’ 속 악한 모습이 빛을 발했지만, 초반 선한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묘한 긴장감을 주는 김영민의 모습은 동전의 양면 같았다.

“개인적으로 선한 모습이 잘 맞았다. 물론 친구들과 만나면 거친 모습도 있지만 배우라서 그런지 몰라도 내 안에 어떤 걸 잘 끄집어내고 그러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다. 선하고 악한 것도 내 안에서 정당성을 찾으려고 한다.”

김영민 인터뷰 사진=매니지먼트 플레이
‘구해줘2’에서 방언 연기를 할 때 가장 소름 돋았다. 이에 대해 김영민은 “유튜브를 찾아봤다. 교회 찾아가면 무례한 것 같아서 자료를 찾아봤다. 영상을 찾아보니 방언을 하는 분들이 있어서 참고하려고 했는데 우현 선배, 천호진 선배님의 조언을 해줬던 게 도움이 많이 됐다. 본인이 무슨 말 하는 지 모르게 하라고 했다. 그래서 형식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오는 대로 했다. 욕만 안나오게 신경 썼다. 실제로 중간에 섞이기도 해서 조심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엔딩도 인상적이었다. 성철우 목사는 돈과 함께 불에 탔고, 헛된 믿음을 가졌던 월추리 주민들은 돈과 희망을 잃은 채 허탈한 일상을 이어갔다.

“작품 전체 중 엔딩이 가장 마음이 든다. 중간부부터 월추리의 끝을 보고 싶었다. 원작에는 월추리 주민들의 모습이 없었다. 근데 작가님이 잘 표현해줬다. 씁쓸함이 있어서 좋았다. 성 목사는 죽어 마땅하니까 엔딩이 맞았다고 생각한다. 정당성을 가지고 연기했지만, 마지막에 돈과 관련돼 성목사가 이야기한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돈이 아니라 우리가 처해있는 큰 걸 건드린 것 같았다. 자본주의라는 것을. 그것을 신의 이름으로 용서받고 싶고, ‘이제 모든 걸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해’라는 대사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극 중 성목사의 악함이 드러났던 지선 사건에 대한 설명이 적어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지선의 아빠가 나쁜 사람인지, 성목사가 나쁜 사람인지 아리송했다.

“원작에서는 보여진다. 아빠한테 폭행당하는 친구를 재워주는데 여고생이 먼저 목사를 안는다. 그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키스하고 아버지가 그때 들어온다. 그 부분이 드라마에서 넣기 그랬던 것 같다. 여고생이고 그러니까. 그런 부분이 나왔으면 성목사가 복잡해졌을 것 같다. ‘구해줘2’에서 사랑했다라는 대사로 표현했다. 나쁜 사람이 맞다. 내로남불인 거다. 감정에 충실했을 수도 있지만, 신을 믿는 숭고함에서 모순이 된 부분인 것 같다.”

김영민 인터뷰 사진=매니지먼트 플레이
성목사도 악하지만 주민들의 순수함을 이용한 사기꾼 최경석(천호진 분)도, 억울함을 외치지만 막 살아온 김민철(엄태구 분)도 나쁜 사람으로 간주할 수 있다. 김영민이 생각하는 가장 악한 사람은 누구였을까.

“성목사가 제일 나쁘다고 이야기를 많이 했다. 언뜻 보면 최장로(최경석)가 계획을 짜고 진짜 나쁜 사람인 것 같지만, 자기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 살인하는 것을 보면 성목사가 더 나쁜 것 같다. 저런 사기꾼들을 알아보지 못한 것도 잘못된 것일 수도 있고, 성목사 최장로 둘 다 나쁜 사람 같다. 그래서 둘이 죽지 않았나. 세상에 없어야 하는 캐릭터다.”

마지막으로 함께 ‘구해줘2’를 이끌어간 배우들에 대해 물어봤다. 김영민은 “천호진 배우님은 전체를 본다. 그리고 많이 준비해온다. 후배들에게 딱딱 잘 알맞은 조언을 해주셔서 배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엄)태구는 순했다. 그런데 연기만 하면 돌변했다. 그 인물로 사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솜이는 전체를 파악 잘한다. 후배들에게도 많이 배웠다. 이미 준비되어있는 배우들과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mkcultur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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