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이주열 "한 번 인하했지만..경제 대응여력 있어"

김정현 2019. 7. 18. 12:4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8일 한은 금통위..1.75%→1.50% 전격 인하
"경제 대응여력 있어" 추가 인하 가능성 시사
이주열 총재 "시장과 커뮤니케이션 강화할것"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향후) 경제상황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18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준금리가 연 1.50%로 낮아졌기 때문에 정책여력이 축소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이는 향후 금통위가 경제 진작을 위한 추가적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기존의 연 1.75%에서 1.50%으로 25bp(1bp=0.01%포인트) 인하했다. 이일형 금통위원은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다음은 이주열 한은 총재와의 일문일답이다.

-금리인하 결정에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가 영향을 미쳤나. 한국경제에 어떤 타격을 줄까.

△성장과 물가의 흐름이 예상보다 약해 경기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금리 내렸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성장 등 거시경제 평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현실화되거나 확대될 경우 한국 일본 간의 교역규모, 산업기업 간의 연계성 등을 두루 감안해보면 수출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지금 설명하기는 어렵다.

-지난 5월 금통위 당시 통화정책 여력이 없다고 했다. 1.25%보다 낮은 것이 부담스럽나.

△기축통화국이 아닌 나라의 경우에는 기준금리의 실효하한이 선진국보다는 분명히 높을 수 있다. 정책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기준금리가 1.5%로 낮아졌기 때문에 그만큼 정책여력이 축소됐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한 번의 금리인하로 기준금리가 당장 실효하한에 근접하게 된 것은 아니다. 한은이 어느 정도의 정책여력은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의 경제제재와 달러 강세 등으로 환율이 1180원대로 올랐다. 향후 원화 약세 심화하고 변동성 커질까.

△환율에는 금리 외에 여러 가지 요인이 많은 영향을 준다. 최근에 변동성이 컸는데 그 이유는 미·중 무역협상 전개가 상당히 불확실했던 점,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바뀐 점 때문이다. 대외교역 의존도가 큰 우리나라에서 변동성이 높게 나타난 것은 사실이다. 금리인하 이후에 환율 영향 질문에 대해서는 환율의 방향에 대해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금리인하가 갑작스럽게 예고 없이 이뤄지는 게 아니고 시장에는 어느 정도 선반영돼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현재 25bp 인하한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근접한 것인가. 향후 추가 완화가 실효하한 금리에 의해 제한되는 것인가.

△실효하한이라는 것은 뭘 기준으로 실효하한을 추정하느냐. 자본유출을 볼 건지 유동성함정을 볼 건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단지 하나의 참고를 할 정도다. 다만 이론적으로 추출된 것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위험을 감수하면서 과감하게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실효하한을 참고하고 있고, 금리를 낮춰서 정책여력을 줄어들긴 했지만 경제상황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지고 있다.

-한·일 무역갈등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측면에 어떻게 영향을 줄까. 수치화한 분석이 있나.

△일본의 수출규제가 현실화되면 분명히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앞으로 상황을 예단할 수 없기 때문에 수치화해서 그 영향을 말할 수는 없다. 수출규제가 한국과의 연관성을 감안할 때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 여러 가지 필요한 상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한은이 취할 만한 노력이 있다면 그런 점에 대해서는 철저 대비토록 하겠다.

-지난달 말 현재 통화정책 기조가 실물경제 제한하지 않는다고 했다. 저물가가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여력이 크지 않다고도 했는데. 이번 금리인하 효과가 어느 정도일까.

△통화정책 기조가 실물경제 제약하지 않는 수준이라고 했고 그 평가는 바뀌지 않았다. 기준금리 인하가 이번에 성장과 물가를 어느 정도 올릴 수 있냐는 효과에 대해서는 우선 이론적으로 봐도 금리를 낮추게 되면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는 경제여건에 따라 다를 수 있고 경기 둔화라든가 물가하방압력이 큰 원인이 어디에 있냐에 따라서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다를 수 있다. 소위 우리뿐 아니라 글로벌 경기둔화라든가 하방압력 같은 공급충격이 상당히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가 과거에 비해서는 제한적일 수 있다.

-금리인하 이후 집값 움직임 어떻게 예측하나.

△최근 서울 일부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반등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주택가격전망은 실물경기 회복세가 미약한 점 그리고 주택가격 안정에 대한 정부정책 의지가 강한 점 등을 감안해 볼 필요가 있다. 금리인하가 금융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안정을 위해 정부가 많은 노력을 해왔으나 정부의 금융안정 노력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

-성장률 전망을 2.2%로 제시했다. 이 정도 성장률은 금융위기 이후 최저인데, 또 그간 잠재성장률이 낮아졌으니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총재님은 이 정도 경제성장률을 어떻게 보나.

△2.2%로 제시한 이유는 주로 수출과 투자의 부진이 큰 요인이 됐다. 잠재성장률 수준을 2.5%로 본다면 올해 전망 2.2%도 잠재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지금은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필요성이 한층 커졌다고 판단했다.

-금리인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한은 안팎에서 나온다. 금리인하 효과 없다 혹은 오히려 인하를 빠르게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금리정책 실효성 거두려면 과감하게 크게 해야 하느냐에 대한 질문인데 이에 대한 고민과 논의는 오랫동안 각국 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늘 많이 논의된 내용이다. 지금의 경기둔화는 상당부분 공급충격에 기인했다. 공급충격에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려면 금리를 대폭 인하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각국 중앙은행은 통화정책 여력이 과거와 같이 충분히 갖고 있지 않고 그래서 필요한 게 적극적인 재정정책이다. 또 생산성향상을 위한 구조조정,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여러 중앙은행의 컨센서스가 이렇다.

-연내 추가 인하 기대감이 있는데, 이런 시장 기대가 과도하다고 보나. 또 이번달 말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은데, ‘보험성 인하’라고 분석하고 있다. 오늘 한은의 인하가 보험성 인하인가. 장기적 측면에서 금리인하로 진입하는 국면이라고 봐야 하나.

△지난번 11월 금리인상할 때는 잠재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이 됐고 불균형은 커지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금융안정에 조금 더 포커스를 두고 올린 것이다. 이번에는 경기회복을 좀 더 뒷받침할 필요성이 종전보다 커졌기 때문에 금리를 인하했다. 앞으로 경기상황과 그에 대한 금통위의 견해,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시장과 커뮤니케이션을 조금 더 자주 할 수도 있고, 강화하겠다. 최근에 한두달 간의 상황은 예상 외로 경제여건이 빠르게 변화한 측면이 있다. 낙관되던 미중 무역협상이 반전되면서 거의 비관적인 전망이 가다가 다시 극적으로 재개하기에 이르는 과정.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가 예상보다 빨리 큰 폭을 바뀌는 점. 일본의 수출규제까지 한두달 간의 대외여건 변화가 워낙 빨라서 시장과 충분히 교감할 여유가 없었다. 여건 변화에 따라서 커뮤니케이션에 제약이 있겠지만, 가급적 시장과의 소통을 적극 해나가겠다.

-2.2% 전망한 게 추경을 반영한 건가. 성장률에는 0.1%포인트 정도 끌어올린 효과인건지 궁금하다.

△지난 4월에는 추경을 반영을 안했다. 이번에는 추경 효과를 일부 반영했다.

-시장금리는 이미 연내 두 번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너무 앞서나갔다고 보나.

△추가 인하 여부는 오늘 정책의 효과도 보고 무엇보다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대외변수들의 영향과 금융안정까지 보면서 가장 적합한 판단을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시장과의 인식의 갭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김정현 (thinker@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