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억L 물..'달의 남극' 깃발 꽂을 나라는?

입력 2019. 7. 18. 11:18 수정 2019. 7. 18.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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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탐지위성 충돌 분진 분석
달 표면에 얼음형태 존재 밝혀져
식수나 수소에너지 변환 사용가능
인류 거주·원료 활용 근거 확보

인도·미국·러시아, 잇단 탐사 시도
中도 ‘창어 6호·7호’로 선점 경쟁

달 표면 물 분포도. 달의 남극(좌)과 달의 북극(우) [NASA]



1969년 7월 20일(그리니치 표준시 기준). 아폴로 11호 우주비행사인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달 표면에 발을 딛었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인간이 지구가 아닌 천체에 착륙한 순간이었다. 이로써 인류의 시작부터 동경의 대상이었던 달이 과학의 영역으로 들어오게 됐다.

“이것은 한 인간에게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

암스트롱의 말처럼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은 인류의 첫걸음이었다. 그러나 반세기가 지난 현재 미국을 비롯한 우주 강국인 러시아, 중국, 인도의 시선은 달의 남극에 닿아있다. 남극에 막대한 양의 얼음이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지면서다.

달에 인간이 거주하는 기지를 만들기 위해서 꼭 필요한 물을 달에서 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동안 미국 우주항공국(NASA)의 아폴로 우주선들은 달 앞면 적도 부근에 착륙했다. 달 탐사를 목표로 하는 러시아 연방우주청(ROSCOSMOS)의 루나(Luna) 탐사선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두 나라 모두 달 탐사를 지속할 수 없었다.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는데 비해 얻을 수 있는 과학적 성과는 국민의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

인류가 처음으로 달에 착륙하고 불과 3년 만에 미국은 달 탐사 사업을 접었다. 4년 뒤에는 러시아도 루나 프로젝트를 전면 중단했다. 우주를 향한 인류의 눈은 달이 아닌, 달 넘어 화성으로 그 중심추가 이동했다.

그러나 2009년 NASA가 달에 충돌시킨 탐지위성이 다시 달로 시선을 돌려놓은 계기가 됐다. 이때 NASA는 달에서 우주로 뿜어져 나온 분진을 분석했다. 그런데 달 남극 주변에 38억리터(ℓ)에 이르는 물이 얼음 형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물은 식수나 농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다. 물을 분해하면 수소와 산소 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 우주선의 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뜻이다.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학 우주물리학과 교수인 아나톨리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우주과학연구소장도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달의 극지 분화구에 얼음이 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며 “달에 인류가 거주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는 의미”라고 했다. 달에 거주하게 되면 인류는 달 넘어의 심우주 탐사가 훨씬 용이해진다.

당장 9월에는 인도우주연구기구(ISRO)가 우주로 보낸 무인 탐사선 찬드라얀 2호가 달의 남극에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다. 이를 성공하면 인도는 세계 최초로 달 남극에 무인 탐사선을 보냈다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미국은 2024년까지 달 표면에 달 탐사선만이 아닌 사람을 보내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가지고 있다.

달에 도착한 우주비행사들이 착륙할 지점은 달 남극 부근이다.

러시아도 2021년에는 루나 25호를 발사해 달의 남극 착륙 시험에 돌입한다. 2025년도에 달에 가는 루나 26호는 달의 남극에 착륙한 뒤 표면 아래로 1~2m를 뚫어 암석 시료를 채취할 예정이다.

2027년 발사하는 루나 28호는 달의 극지에서 극저온 샘플을 지구로 회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러시아는 2030년까지 달에 사람을 보낸다는 계획이다.

지난 1월 달의 뒷면에 착륙한 중국도 ‘달 극지’ 탐사 전쟁에 뛰어든다. 중국 국가항천국은 2023년과 2024년에 각각 창어 6호와 7호를 달의 극지에 보내고 관련 샘플을 싣고 귀환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달 뒷면에 착지한 중국의 달 탐사선 위투 2호는 현재 달 남극 근처의 폰 카르만 크레이터 부근에 있다. 중국이 물과 관련된 비밀을 밝힐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따르면 세계 우주시장 규모는 2016년 연간 380조원에서 2045년 연간 3000조원까지 확대된다. 달은 더 이상 인간의 근원에 대한 호기심 영역이 아닌, 경제적 가치가 잠재돼 있는 하나의 산업이라는 의미다.

아나톨리 우주과학연구소장도 “우주 광물 채취, 우주 관광 등 앞으로의 우주개발은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을 증가시키는 것과 연결된다”라고 말했다.

이정아 기자/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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