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19금 농담에도..'캠핑클럽'이 포착한 핑클의 변화
[오마이뉴스 김종성 기자]
▲ 지난 14일 방송된 JTBC 예능 <캠핑클럽>의 한 장면 |
ⓒ JTBC |
그러나 팬들의 마음이란 봄볕을 마주한 눈과 같아서 핑클이 다시 완전체가 되는 순간 그저 감동했다. '왜 이제야...'라는 아쉬움과 그로 인한 야속함보다 반가움이 앞섰던 모양이다. 애타게 기다렸던 만큼 더 늦지 않았음에 다행이라 생각했으리라. 비록 기대했던 공연이 아니라 예능이었지만, 무대가 아니라 캠핑카를 타고 떠나는 (국내) 여행이었지만, 핑클 멤버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했던 것이다.
무엇이 그들을 주저하게 했을까. 아마도 설명할 수 없었던 각자의 상황들이 거리를 만들었을 게다. 심리적으로 가장 예민하고, 자기만의 주장이 강했던 시절에 서로를 이해하며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건 누구에게도 어려운 일이다. 그보다 나이가 들었을 땐 각자의 삶이 그 거리를 더욱 넓혔을 것이다. 시간은 어영부영 흘러가 버렸고, 손을 뻗을 타이밍은 좀처럼 다가오지 않았다.
▲ 지난 14일 방송된 JTBC 예능 <캠핑클럽>의 한 장면 |
ⓒ JTBC |
앞서 일반적인 재결합의 코스(공연)가 아니라는 점을 언급했지만, 오히려 멤버들이 서로에게 진솔해질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됐다는 점에서 훨씬 좋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프로그램 중반에 공연 문제에 대한 진지한 대화가 오고 갈 것으로 예고됐다). 재결합의 주체인 핑클 멤버에게도 필요한 시간이었을 테고, 핑클 멤버들의 개별적 변화와 상호 관계가 궁금했을 팬들에게도 충분한 설명이 되어줄 것이다.
이효리와 이진은 과거 '머리채 싸움'을 언급하며, 사이가 (엄청 좋은 것도 아니지만) 나쁜 건 아니었다며 사실관계를 바로 잡았다. 과거에 대화가 없었던 두 사람은 유독 장난을 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다. 성유리는 그런 둘에게 "왜 이제야 알아가는 거야?"라고 놀리며 웃었다. 30대의 끝자락에 선 막내 성유리와 이미 40대에 접어든 이효리, 옥주현, 이진은 더 이상 조금만 건드려도 상처입던 예민한 시절의 그들이 아니었다.
▲ 지난 14일 방송된 JTBC 예능 <캠핑클럽>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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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믿음의 중심에는 역시 이효리가 있었을 것이다. 이효리는 '여자 유재석'이라는 별명답게 1화부터 남다른 예능감을 발휘했다. 이진과의 조금은 불편한 관계를 예능적으로 활용하고, 성유리에게 '가슴골 나오게 (사진을) 찍어 달라'고 요구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아이들하고 같이 캠핑 오면 좋겠다"는 성유리의 말에 "오늘 배란일인데 만들고 올까? 잠깐이면 돼"라며 멤버들을 초토화시켰다. 역시 이효리다웠다.
달라진 게 있다면 막내 성유리의 리액션이다. 옛날 같았으면 부끄러워하며 낯을 붉혔을 그가 19금 농담을 하는 이효리에 지지 않고 '(가슴골을) 찾기가 힘들다'며 너스레를 떨 수 있는 나이가 됐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 변화야말로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슬만 먹고 살 것 같았던 동생들이 어느덧 나이가 들어 인생을 살아가는 친구이자 동반자적 관계가 됐다는 것이야말로 <캠핑클럽>이 보여주고 싶었던 핵심인지도 모르겠다.
▲ 지난 14일 방송된 JTBC 예능 <캠핑클럽>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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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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