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 매직..빨간 바지 입고 '5연속 버디쇼'

조효성 2019. 7. 1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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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클래식서 시즌 2승
'18번홀 이글' 톰프슨 꺾어
"이젠 메이저 우승 하고파"
韓 여자골프 시즌 9승 순항
15일(한국시간) LPGA 투어 마라톤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세영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 셀카 사진을 찍고 있다. [AFP = 연합뉴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김세영(26·미래에셋)의 별명은 '빨간바지 마법사'다. 대회 최종일에는 어김없이 붉은색 바지를 입고 짜릿한 역전 우승 드라마를 쓰거나 팬들 뇌리에 깊게 새겨질 마법 같은 장면을 연출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기 때문이다.

'빨간바지 마법사' 김세영이 올 시즌 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에서도 기적 같은 플레이를 선보이며 시즌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는 데 성공했다.

15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일랜드 메도스 골프클럽(파71·6561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 최종 4라운드. 단독 2위 렉시 톰프슨(미국)에게 1타 앞선 선두로 동반 라운드를 펼친 김세영은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을 무너뜨리고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톰프슨이 1번홀 보기 등 전반홀에서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하는 사이 김세영은 2번홀에서 첫 버디를 잡아낸 뒤 7번홀부터 '5연속 버디쇼'를 펼치며 11번홀까지 22언더파를 만들어 16언더파에 그친 톰프슨과의 승부를 일찌감치 결정 짓는 듯했다. 하지만 골프는 끝까지 알 수 없는 것. 김세영은 14번홀(파3)에서 위기를 맞았다. 티샷이 그린 왼쪽 30야드나 떨어진 지점으로 날아간 것. 깊은 러프에 홀까지 내리막. 자칫하면 더블보기까지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반면 톰프슨은 버디 기회. 만약 타수를 잃는다면 최대 1타 차까지도 좁혀질 수 있었다. 위기 속에서 '매직샷'이 필요했고 김세영은 기대에 부응했다.

웨지를 잡은 김세영은 힘차게 스윙을 했고 러프 속에 잠겨 있던 볼은 수직에 가깝게 떠오른 뒤 홀 1m 지점에 멈춰 섰다. 결과는 파. 톰프슨이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둘은 여전히 4타가 차이 났다.

김세영은 "코스 안에서 두려움도 많고, 또 집중이 안 되는 요소들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것에 신경을 안 쓰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내가 해야 할 것에 더 몰두했던 게 어려운 상황을 넘어갈 수 있었던 요인이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남은 홀에서 김세영이 보기와 버디를 1개씩 적어내며 타수를 줄이지 못하는 사이 톰프슨은 17번홀 버디와 18번홀 이글로 맹추격을 했지만 벌어진 차이를 좁히기에는 더 이상 홀이 남아 있지 않았다. 김세영의 스코어는 합계 22언더파 262타. 합계 20언더파 264타로 경기를 마친 톰프슨에 2타 차 승리를 거뒀다.

김세영은 "렉시의 팬이 많이 응원을 해주시고, 나 역시 많은 팬분들이 응원해주셔서 좋았다. 다만 렉시가 마지막에 버디·이글을 했는데, 그때 조금 압박감을 느꼈다. 그래서 '안 되겠다. 내가 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떠올린 뒤 "어차피 마지막 두 홀은 거리가 많이 나가는 렉시에게 좀 더 유리한 홀들이어서, 내가 좀 더 타수 차이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플레이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위기 상황에서 과감한 매직샷으로 시즌 2승을 거두며 올 시즌 다승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김세영은 LPGA 투어 개인 통산 9승으로 한국 선수로는 네 번째로 많은 다승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또 이 대회 우승상금 26만2500달러를 합해 시즌 상금을 89만7903달러로 늘려 상금랭킹 7위로 올라섰고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도 73점이 되며 7위에 이름을 올려놨다.

특히 이 대회 4라운드 평균 285야드의 드라이버샷을 날리며 페어웨이 적중률 66%, 그린적중률 79.1%의 고감도 샷 감각을 보인 김세영은 특히 퍼팅에서 평균 26개를 기록하며 완벽하게 살아난 모습을 보였다. 바로 이어지는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과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모자람이 없다.

김세영도 "아무래도 메이저 대회 전에 우승을 해서 좀 더 추가적인 자신감을 얻었다. 다음 한 주 쉬는데, 쉬는 동안 컨디션 조절을 잘하고,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 아직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는데 지금 이 좋은 기운을 가져가서 좋은 결과를 만들면 좋겠다"며 메이저 우승에 대한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신인상 선두'를 질주 중인 이정은(23·대방건설)은 이날 2타를 줄이는 데 그쳐 아쉽게 4위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상금 9만45달러를 받아 시즌 상금 164만5015달러로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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