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런던의 꼴찌소녀 김수지, 한국 다이빙 희망으로 '우뚝'

광주=이헌재 기자 2019. 7. 14.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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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인 2012년 런던올림픽에 총 245명의 한국 선수가 출전했다.

김수지는 13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다이빙 여자 1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5차 시기 합계 257.20점으로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선물했다.

김수지는 "세계선수권대회 메달이라니. 나도 믿기지 않는다. 스프링보드 결선에 진출해서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게 이번 대회 가장 큰 목표였다. 주 종목 경기(18일)를 앞두고 상상하지 못할 큰 선물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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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1m 스프링보드 결승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의 김수지가 손을 흔들고 있다. 광주=뉴시스
7년 전인 2012년 런던올림픽에 총 245명의 한국 선수가 출전했다. 당시 14살이던 김수지(21·울산광역시청)는 최연소 국가대표였다. 2004년 15살의 나이에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한 박태환보다 더 어린 나이에 세계무대에 섰다. 그의 이름 앞에 붙은 또 하나의 타이틀은 ‘꼴찌’였다. 여자 다이빙 10m 플랫폼에 출전한 그는 예선에서 217.75점으로 참가 선수 26명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금메달을 차지한 천뤄린(중국·176.60)과는 큰 점수 차이가 났다.

어린 나이에 올림픽 무대를 밟으며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김수지는 3년 전인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는 출전도 하지 못했다. 플랫폼 종목과 스프링보드 종목을 함께 준비했지만 두 종목 모두에서 대표 선발전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렇게 김수지는 서서히 잊혀지는 존재가 되는 듯했다.

하지만 ‘긍정의 힘’이 그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항상 밝은 표정으로 묵묵히 훈련을 이겨내 온 김수지는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에서 한국 다이빙의 새 역사를 썼다.

김수지는 13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다이빙 여자 1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5차 시기 합계 257.20점으로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선물했다. 1위는 세계 다이빙 최강 중국의 천이원(285.45점), 2위는 미국의 사라 베이컨(262.00점). 우승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히던 창야니(중국·251.95점)가 2차 시기 입수 실수로 일찌감치 메달 레이스에서 탈락한 가운데 김수지는 4차 시기까지 2위를 달렸다. 하지만 마지막 5차 시기에서 베이컨에게 역전을 당했다.

13일 오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1m 스프링보드 결승전, 한국 김수지가 5차 시기를 마친 후 코치들과 기뻐하고 있다. 광주=뉴시스
김수지는 수영 종목 역사상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딴 최초의 한국 여자 선수가 됐다. 경영으로 범위를 넓히면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 세계선수권대회 메달리스트다. 박태환은 2007년 호주 멜버른 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 자유형 200m에서 동메달을 수확했다. 2011년 중국 상하이 대회 때는 자유형 400m에서 다시 금메달을 땄다. 종전 한국 다이빙의 세계선수권대회 역대 최고 성적은 2009년 이탈리아 로마 대회 때 권경민-조관훈이 남자 10m 싱크로나이즈드 플랫폼에서 달성한 6위다. 개인전 최고 성적은 우하람(21·국민체육진흥공단)이 2017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대회 남자 3m 스프링보드에서 작성한 7위다.

김수지는 ”세계선수권대회 메달이라니…. 나도 믿기지 않는다. 스프링보드 결선에 진출해서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게 이번 대회 가장 큰 목표였다. 주 종목 경기(18일)를 앞두고 상상하지 못할 큰 선물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이빙이 그 동안 한국에서 비인기 종목이었다. 앞으로 팬들께서 다이빙에 더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수지는 밝게 웃는 얼굴 속에서도 남은 경기에 대한 결의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올림픽 정식 종목인 3m 스프링보드는 (올림픽 정식 종목이 아닌) 1m와는 차원이 다른 종목이다. 성적을 내기가 훨씬 어렵다. 이번 대회에서 결선에 통과하지 못해도 내년 4월 다이빙 월드컵에서 또 기회가 있다. 꼭 도쿄올림픽에 가겠다“고 말했다.

김수지의 깜작 메달로 개최국 한국은 메달 부담에서 벗어났다. 올해로 18번째를 맞는 세계수영선수권에서 개최국이 메달을 한 개도 따지 못한 건 모두 3차례다. 1975년 제2회 대회의 콜롬비아와 1982년 에콰도르, 1986년 스페인이 그랬다.

사상 처음으로 세계수영선수권을 유치한 한국은 남은 경기에서 수영 경영의 김서영(25·경북도청, 우리금융그룹)과 남자 다이빙 우하람에게 메달 획득을 기대하고 있다.

광주=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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