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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돈 PD, 故김영애 향한 뒤늦은 사과...`황토팩 사건` 뭐길래?

유림 기자
입력 : 
2019-07-12 10:56:27
수정 : 
2019-07-12 11: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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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유림 인턴기자] 이영돈 PD가 배우 고(故) 김영애에게 '황토팩 사건' 보도와 관련해 뒤늦게 사과했다.

이영돈 PD는 지난 11일 연 기자간담회에서 "5년 전 방송 중 실수로 일생일대의 큰 일을 맞았다. 2007년 (KBS 시사고발프로그램 '이영돈 PD의 소비자고발'을 통해) 김영애 씨가 사업한 황토팩에서 쇳가루가 검출됐다는 보도를 했던 일"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보도 이후 5년간 소송이 이어졌는데 고인이 받았던 고통을 느끼며 오랫동안 사과하고 싶었다. 나 역시 오랜 기간 괴로웠는데 사과할 시점을 잡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 PD는 "김영애 씨가 돌아가셨을 때 '문상 안 가냐'라는 댓글들도 봤다. 저도 가고 싶었지만 용기가 안 났다"면서 "그런 얘기가 나올 때마다 언젠가는 사과해야 하는데 생각했는데 이렇게 늦어졌다. 늦은 걸 알지만 김영애 씨께 사과하고 싶다. 하늘에서 편히 쉬시길 바란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사과하면 편해질까 했지만, 역시 아니다. 평생 지고 가야 할 짐이다. 김영애 씨는 꿈에도 한 번씩 나온다"고 털어놨다.

이 PD는 "다시 태어나면 탐사보도 또는 고발 프로그램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 '추적 60분', '소비자고발', '먹거리X파일' 등을 하면서 가장 괴로웠던 건 일반화의 오류였다. 한 곳을 고발하면 동종업계 식당들이 전체적으로 피해를 볼 때다. 잘못한 사람과 잘못을 분리하는 게 어려웠던 문제로도 매번 괴로웠다"고 말했다.

이 PD는 그러면서 "3년 전 만든 더콘텐츠메이커를 폴 뉴먼이 세운 '뉴먼스 오운' 같은 식품회사로 키우고 싶다. 양심적인 먹거리로 공익적 사업을 하고 싶다. 건강과 장수에 대한 노하우도 체계화할 것"이라고 계획을 알렸다.

이영돈 PD의 사과로 고 김영애와 있었던 '황토팩 중금속 검출 보도' 파문이 재조명됐다.

김영애는 2004년 '황토팩 사업'을 시작해 큰 인기를 모으며 150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KBS 시사프로그램 '이영돈 PD의 소비자고발'의 황토팩 '중금속 검출' 주장 보도로 순식간에 큰 빚을 떠안고 위기를 맞았다.

2007년 10월 '이영돈 PD의 소비자고발'의 '충격! 황토팩에서 중금속 검출' 편 방송에서는 김영애가 최대주주로 있던 황토팩 업체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황토팩에 쇳가루가 유입됐다"고 보도했다. 또 "쇳가루는 황토 고유의 성분이 아니며 분쇄기 안에 있는 쇠구슬이 마모돼 발생한 것으로, 황토팩이 미용팩으로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식약청은 "황토팩에 포함된 자철석은 제조 과정 중 외부에서 유입된 것이 아닌 황토 고유의 성분으로 건강에 전혀 해롭지 않다"며 김영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이영돈 PD의 보도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에 김영애는 2008년 KBS와 '이영돈 PD의 소비자고발' 제작진을 고소하고, 200억원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법원은 1심에서 "황토팩에서 검출된 철 성분이 분쇄기가 마모돼 생긴 것이라는 보도로 매출이 얼마나 줄었는지 단정할 수 없다"며 "1억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영돈 PD 측은 항소했고, 대법원은 2012년 "이영돈 PD가 진실로 믿을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었고 보도 목적 역시 공익을 위한 것"이라고 무죄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김영애가 2017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나자 이 일로 생전 큰 스트레스를 받은 일이 재조명됐고, 이영돈 PD는 이로 인해 거센 비판을 받게 됐다.

mkpress@mkinternet.com

사진| K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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