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V토크] 강소휘는 왜 눈물을 터트렸나
김효경 2019. 7. 12. 08:01
지난달 20일 충남 보령종합체육관. 2019 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5주차 폴란드와 마지막 경기를 마친 강소휘(22·GS칼텍스)는 울음을 터트렸다. 경기 도중 입은 복근 부상 때문이었다. 지난 9일 경기도 가평의 GS칼텍스 훈련장에서 만난 강소휘는 "경기가 끝난 뒤 너무 속상해서 울고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런 강소휘를 달래준 건 대표팀의 리더 김연경(엑자시바시)이었다. 강소휘는 "연경 언니가 괜찮다고 등을 두드려 줬다. 고마웠다"고 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이탈리아) 감독이 새로 부임한 여자 배구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주전급 선수 여럿이 빠졌다. 양효진(현대건설), 김수지(IBK기업은행), 박정아(도로공사), 김해란, 이재영(이상 흥국생명), 이소영(GS칼텍스) 등이 부상을 이유로 결장했다. 주장 김연경도 터키 리그 일정을 마친 뒤, 휴식을 취하고 3주차 때부터 합류했다. 강소휘는 "벨기에전 승리 이후 분위기가 아주 좋았는데 이후 침체됐다. 선수들을 안아주고 달랬다"고 떠올렸다.
사실 성적은 좋지 않았다. 2주차 벨기에전 승리를 제외하면 4주차까지 1승11패로 최하위에 몰렸다. 핵심팀으로 분류돼 챌린지(2부) 강등은 없지만 선수와 코칭스태프, 모두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마지막 홈경기에서 한국은 2승1패를 기록했다. 첫 경기인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선 아쉽게 2-3으로 졌지만, 일본과 폴란드를 연거푸 이겼다. 덕분에 불가리아를 제치고 16개국 중 15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복근 부상은 휴식이 필요하다. 강소휘도 팀 훈련에 합류했지만 아직 공을 쓰는 훈련은 하지 못하고 있다. 바로 전날에도 병원을 다녀왔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정상적으로 훈련에 복귀하는 시점은 이르면 7월 말이다. 8월에 복귀한다는 생각으로 조급하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달라진 대표팀 분위기도 들을 수 있었다. 강소휘는 "라바리니 감독님은 완벽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절대 실수를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처음엔 좀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배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매일 앉아서 비디오를 본다. '저런 걸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력분석 시스템에 대해서도 호평했다. 강소휘는 "외국인 선수에 대한 코스 분석을 아주 잘 해주신다. 상대 세터 습관과 공격수 코스에 대한 분석이 잘 됐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강소휘의 표정에선 아쉬움이 가득했다. 부상 때문에 진천 선수촌에서 진행중인 대표팀 훈련에 불참해서다. 대표팀은 8월 2~4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대륙간 예선을 앞두고 집중훈련 중이다. 강소휘는 "정말 아쉽다. VNL을 다 뛰었는데도 출전할 수 없으니까…"라면서도 "꼭 TV로 언니들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강소휘도 승리를 자신했다. 그는 "이번 VNL 때는 아쉽게 졌다(1-3패). 경기를 잘하다가 지쳐서 팀이 흔들렸다"며 "재영, 효진 언니가 오면서 대표팀 전력이 더 좋아졌다. 감독님과는 처음이지만 금세 적응할 것이다. 올림픽 예선 때는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가평=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중앙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배우 심은경, 어쩌다 '反아베 영화' 주인공이 됐나
- 3시간 맞은 베트남 여성..'꽃뱀 덫' 씌운 잔인한 그들
- [단독] "광복절 정치인 특사, 문대통령이 거부했다"
- "보라카이 똥내, 폐쇄"..두테르테 분노, 부러운 제주
- 2.9% 올라 최저임금 8590원, 文 1만원 공약 물거품
- 김현종 "한미일 고위급 협의 추진, 일본 답이 없다"
- 모녀 성폭행 50대의 조롱 "난 미수범, 곧 출소한다"
- 정용진 "이마트에 맛집 모시고 1인석 만들라"..왜
- 댓글만 3000개 "제주도 렌터카 불쾌하고 불안"
-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 오나..유엔사, 전력국 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