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집권 900일>공화당 親트럼프 재편.. 민주당은 "탄핵" vs "大選주력" 분열

김석 기자 2019. 7. 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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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끝내며… : 미국 뉴저지주에서 골프를 치며 주말 휴가를 보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7일 모리스타운 공항에서 백악관으로 돌아가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정치권과의 역학 관계

공화당內 주요 反트럼프 인사

작년 중간선거서 줄줄이 낙마

트럼프가 밀던 인사들 급부상

大選자금 모금에도 위상 변화

민주 ‘대통령 인정 않는 기류’

각종 정책·의혹 등 조사 착수

뮬러 특검 보고서 둘러싸고도

계파따라 의견차 커 혼돈 거듭

지난 2017년 1월 20일 취임해 8일로 900일을 맞는 도널드 트럼프(45대) 미국 대통령의 위상은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다. 공화당은 친(親)트럼프로 재편됐다. 민주당은 내년 11월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끌어내릴 방법을 놓고 당내 갈등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당시 미 정치권은 물론 공화당 내에서조차 이름을 알리기 위한 출마 정도로 치부했다. 세 차례 결혼, 성·인종 차별적 행보 등 미 정치권의 불문율과 거리가 먼 아웃사이더의 당선을 예상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 이후 이변이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경선에서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과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 등 쟁쟁한 경쟁자를 물리쳤다. 공화당 대선후보가 된 데 이어 본선에서는 열세였던 여론조사를 비웃듯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마저 꺾었다.

◇친트럼프로 재편된 공화당=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로 당선됐음에도 취임 초기 보수주의 공화당 정치인 중 상당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서슴지 않고 비판을 가했다.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과 밥 코거(테네시) 상원의원, 마크 샌퍼드(사우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정책 등을 비판했던 대표적인 인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종 논란에도 경제적 성과와 현직 대통령이라는 프리미엄, 공화당 지지자들의 높은 지지를 바탕으로 당내 반(反)트럼프 의원들을 몰아냈다. 공화당을 먼저 정리함으로써 트럼프 당으로 재편하는 데 성공했다. 7일 선거분석 사이트 밸럿피디아(Ballotpedia)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상원의원 후보 21명, 하원의원 후보 49명, 주지사 후보 18명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고, 이 중 상원의원 11명, 하원의원 29명, 주지사 10명이 당선됐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거친 발언을 주고받았던 크루즈 상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을 받은 덕에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을 2.6%포인트 차로 제치며 간신히 승리할 수 있었다. 반면 코거 상원의원과 샌퍼드 하원의원 등 반트럼프 인사들은 당내 경선에서 친트럼프 인사들에게 지면서 줄줄이 낙마했다. 매케인 상원의원은 중간선거를 앞둔 8월 뇌종양으로 타계했다.

중간선거를 거치며 공화당을 장악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재선 출마를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 외에 공화당 대선 경선에 출마를 선언한 후보는 빌 웰드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밖에 없을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전하는 이는 찾아보기 힘들다.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사라진 것은 공화당 지지자들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가 만만치 않은 탓이다. 여론조사 기관 갤럽이 6월 3~16일 18세 이상 101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오차범위 ±4%포인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43%였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지지율은 6%, 무당파의 지지율은 37%에 불과했지만, 공화당 지지자들의 지지율은 89%나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화된 위상은 대선 자금 모금에서도 나타난다.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대선 캠프와 공화당은 올 2분기에 1억500만 달러(약 1233억 원)의 자금을 모았다. 트럼프 대선캠프와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6월에만 5600만 달러를 모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장악과 막대한 현금을 바탕으로 4년 전 아웃사이더로 나섰던 대선 도전 때와는 현격히 다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지난 4일 공화당을 탈당한 저스틴 어마시(미시간) 하원의원이 7일 CNN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얘기하는 수많은 공화당 인사가 있다”며 “내가 ‘트럼프 탄핵’을 거론할 때, 동료 의원들이나 다른 공화당원 또는 고위 당국자들은 나에게 ‘고맙다’고 말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해 공화당 내 불만 세력이 여전히 숨어있음을 내비쳤다.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는 민주당=민주당은 2016년 대선 패배의 충격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성·인종 차별적인 발언과 각종 정책에서 좌충우돌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미국 대통령’으로 인정하는 데 인색한 분위기다. 기존 대통령과 달리 납세 신고를 거부하고, 장녀 이방카 트럼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 친·인척을 백악관 보좌관에 임명하고, 트럼프 호텔 등 사업을 공무에 혼용하는 행보에 강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민주당은 중간선거에서 하원 과반을 차지한 뒤 주요 상임위원장에 반트럼프 인사들을 앉혀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정책과 의혹에 대한 조사에도 착수한 상태다. 각 상임위는 트럼프 대통령 인사들과 러시아 정부 연계 의혹, 트럼프 그룹과 도이치뱅크 불법 거래 의혹,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자료 제출 거부, 국경장벽 건설 국방 예산전용 문제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민주당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은 2016년 대선 결과를 뒤집을 카드로 보고 로버트 뮬러 특별 검사의 보고서가 나오기만을 학수고대했던 상황이 가장 잘 보여준다. 민주당은 뮬러 특검이 바람과 달리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정부 간 공모 의혹은 증거가 없고,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의혹은 기소 여부 판단을 유예하는 결론을 내린 뒤 제대로 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는 혼돈 상태다. 당내 진보파는 탄핵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끌어내리자는 주장인 반면 중도파는 대선 승리에 주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인 반트럼프 인사인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과 제럴드 내들러(뉴욕) 하원 법사위원장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뉴욕) 하원의원 등은 사법 방해 의혹을 고리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추진을 주장한다. 이에 반해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의장 등 민주당 내 중도파는 탄핵을 추진하더라도 공화당이 과반인 상원 통과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자칫 정치적 역풍만 불러와 2020년 대선에서 패배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7일 더 힐은 “펠로시 의장은 당이 탄핵 절차를 시작할 준비가 안 됐다고 경고하면서 법적 조치 이상 공격적인 조사를 하는 것에 제한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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