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일본회사 아닌데.." 불매운동 확산되나 효과는 아직

문수정 기자 2019. 7. 8.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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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온라인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7일 이커머스 업체 11번가와 티몬 등에 따르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국에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제한 조치를 발표한 지난 2일 이후 3일 동안 불매운동 리스트에 포함된 소니, 닌텐도 등 일본산 전자제품의 매출에 유의미한 변화는 없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제품에 대해 충성도 높은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에 이 불매운동이 실제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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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협회, 일본 맥주·담배 반품 처리
서울의 한 마트 직원이 7일 일본 맥주, 담배, 식품을 진열대에서 빼내고 있다. 일본 정부가 반도체 핵심소재 등의 한국 수출을 규제하는 조치를 내리자 국내에서도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온라인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반도체 핵심소재 등에 수출 규제 조치를 내린 데 따른 움직임이다. 각종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에서는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이 달린 ‘불매 목록’이 공유되고, 일본 여행을 취소했다는 인증샷도 올라온다. 애용했던 일본 브랜드 제품의 ‘대체제’를 찾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불매 운동의 효과가 매출 등 지표에서 가시적으로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7일 이커머스 업체 11번가와 티몬 등에 따르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국에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제한 조치를 발표한 지난 2일 이후 3일 동안 불매운동 리스트에 포함된 소니, 닌텐도 등 일본산 전자제품의 매출에 유의미한 변화는 없었다. 여행 상품 관련해서도 곳곳에서 인증샷은 공유되고 있으나 실제 취소 사례는 평상시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불매 목록에 언급되고 있는 일본 맥주 판매는 소폭 줄거나 약간 늘었다. 편의점 GS25에서는 지난 2~4일 수입 맥주 판매량이 전주 동기 대비 1.2% 늘었는데 일본 맥주 판매는 1.9% 줄었다. CU에서는 같은 기간 수입 맥주 판매가 1% 증가한 가운데 일본 맥주는 1% 줄었다. 반면 세븐일레븐에서는 일본 맥주 판매가 0.9% 증가했다. 다만 이마트에서는 수입맥주 판매량이 4% 증가할 때 일본 맥주의 경우 13% 줄었다.

지금까지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판매량 감소폭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제품 불매에 동참한다고 했다. 한국마트협회 회원사 200여곳은 일본 맥주나 담배를 모두 반품처리하고 판매 중지를 한다고 했다. 일부 편의점 점주들도 자발적으로 일본 제품을 매대에서 빼고 ‘일본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붙여놓기도 했다.

일본 기업이 아닌 데도 불매운동 리스트에 포함된 일부 기업의 경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 코카콜라사는 보도자료를 내고 ‘조지아 커피’와 ‘토레타’가 불매 목록에 오른 데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코카콜라 본사가 브랜드에 대한 모든 권리를 갖고 있고,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한국 코카콜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이라고 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오해를 받고 있다. 많은 소비자들이 세븐일레븐을 일본 기업으로 알고 있으나 세븐일레븐 본사는 미국 기업이다. 1980년대 후반 롯데가 세븐일레븐과 라이선스를 맺고 우리나라에 들여왔다. 농심, 올리브영 등도 일본과 전혀 무관한데도 곳곳에서 잘못 언급되고 있다.

불매운동의 효과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반일감정이 고조될 때마다 불매운동이 벌어졌으나 중국의 사드 보복처럼 기업에 타격을 입힐 만큼 가시적인 효과가 지속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제품에 대해 충성도 높은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에 이 불매운동이 실제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매운동 자체가 한국 소비자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목소리도 적잖다. 일본 기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지는 못하더라도 일본 정부에 압박을 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젊은층이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한국인들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불매운동은) 의미있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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