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잘 먹는다고 스마트폰 보여줬다간 '아동비만' 되기 십상

2019. 7. 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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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이어져 당뇨병, 고혈압 등 각종 질병의 위험을 높인다.

때문에 어릴 때부터 비만이 되지 않도록 체중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정호 순천향대서울병원 소아과 교수는 "비만세포라는 것이 성인 때는 커지느냐 작아지느냐에 따라 살이 찔수도 빠질수도 있지만 어릴 때는 세포 수 자체가 늘어나게 된다"며 "수 자체도 늘지만 성인과 달리 스스로 체중을 조절하기 어려워 살을 빼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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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만감 못느껴 적정량보다 과다섭취
국내아동 10명 중 2명 비만 ‘증가세’
고혈압·당뇨병 등 성인병 위험 증가
열등감·자신감 결여 심리적 문제도

소아 때 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등 다양한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 5살 아이를 둔 주부 박모(36)씨는 식사시간만 되면 태블릿PC를 꺼낸다. 아이가 그냥은 밥을 먹지 않고 만화영화를 보여줘야 입을 벌리기 때문이다. TV나 스마트기기를 보면서 밥을 먹는 것이 안 좋다는걸 알지만 아예 먹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에 어쩔 수 없는 양보를 하고 있다. 그런데 몇 달 새 아이의 몸무게가 부쩍 늘어난 것이 걱정이다. 키는 또래에 비해 작은 편인데 몸무게는 어린이집 같은 반 중 가장 무거운 편에 속한다. 박씨는 혹시 아이가 소아비만이 아닐까하는 생각에 병원에 데려가 볼 생각이다.

어릴 때 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이어져 당뇨병, 고혈압 등 각종 질병의 위험을 높인다. 때문에 어릴 때부터 비만이 되지 않도록 체중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TV나 스마트폰을 보면서 밥을 먹게 되면 적정량보다 더 많은 양을 먹게 돼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아동 비만, 세포 수 늘기에 빼기 더 어려워=일반적으로 비만은 체중이 성별, 연령별로 표준체중을 얼마나 초과하는지를 백분율로 나타내는 ‘비만도’와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를 이용해 진단한다. 비만도가 20% 이상이면 비만, 50% 이상이면 고도 비만으로 분류한다. BMI는 25 이상이면 과체중, 30이상이면 비만으로 분류한다.

그 중 아동 비만은 성인 비만과 달리 지방세포 숫자가 증가하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세포 수가 늘어나면 잘 없어지지 않아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정호 순천향대서울병원 소아과 교수는 “비만세포라는 것이 성인 때는 커지느냐 작아지느냐에 따라 살이 찔수도 빠질수도 있지만 어릴 때는 세포 수 자체가 늘어나게 된다”며 “수 자체도 늘지만 성인과 달리 스스로 체중을 조절하기 어려워 살을 빼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아동의 비만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8년 아동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아동 비만율은 2008년 11.2%에서 2017년 17.3%로 증가 추세다. 10명 중 2명에 가까운 아이가 비만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각종 성인병에 외모 자신감까지 떨어져=아동 비만은 소아청소년기 고혈압의 가장 흔한 원인이 된다. 고혈압이 있는 비만 청소년 약 25%가 7년 이내 고혈압에 의한 뇌혈관 또는 심혈관 계통의 합병증이 유발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고지혈증은 동맥경화, 심근경색과 같은 관상동맥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데 비만아동은 동맥경화의 촉진인자인 혈중 총 콜레스테롤과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이 상승하고 동맥경화를 억제하는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은 저하되어 동맥경화가 어린 시기부터 시작되기도 한다. 또한 비만이 있으면 섭취한 당분을 글리코겐으로 변화시키는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이 생겨 당뇨병이 발현되는 경우도 있다.

이영준 고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무엇보다 비만한 아동은 자신의 외모에 대한 열등감, 자신감 결여, 운동능력의 저하 등으로 점차 소극적이고 비사교적인 생활태도를 보이는 등 심리적인 문제까지 일으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만 어릴 때 비만이었다고 성인이 되어서까지 모두 비만이 되지는 않는다. 특히 신생아기부터 영아기 정도의 연령에서 체중과다는 반드시 성인 비만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보통 1세 이후에 걷기 시작하는 등 활동량이 많아지면서 체중이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 대개는 특별한 조치 없이 활동량을 늘리며 성장 과정을 살펴보면 된다.

이영준 교수는 “다만 2-5세 사이 유아기 비만 같은 경우 26-41% 정도가 성인 비만으로 연결될 수 있으므로 주의 깊게 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다이어트보다는 체중 더 늘지 않게…생활습관 개선도=아동 비만 치료에 있어서 특히 주의해야할 점은 아이는 어른과 달리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키가 크는 상황에서는 체중을 줄이려고 하는 것보다 체중이 더 늘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단백질과 칼슘 같은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하고 운동을 시키면 자연스럽게 비만이 해소되기도 한다. 특히 아이는 절제력이 부족하므로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강요하기 보다 부모 등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이영준 교수는 “비만인 아이들은 보통 또래들보다 음식을 빨리 먹는 버릇이 있는데 빨리 먹으면 포만감을 느끼지 못해 더 많은 음식을 섭취할 수밖에 없다”며 “키를 자라게 하는 우유도 하루에 500cc이상 마시는 것은 비만의 악화요인이 되기 때문에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호 교수도 “외식하는 것보다는 집에서 먹고 인스턴트 음식은 되도록 적게 먹이는 것이 좋다”며 “특히 핸드폰 등을 보면서 밥을 먹으면 필요한 양보다 많이 먹게 되므로 올바른 식사습관을 가지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식사습관과 함께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비만한 아이에게는 심하고 격렬한 운동보다 꾸준하고 지속적인 운동이 좋다. 적당히 땀이 날 정도로 하루에 1시간, 일주일에 3~5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손인규 기자/ik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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