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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현대상선,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 가입…경영정상화 청신호

현대상선 배재훈 사장(왼쪽 두번째)과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가운데)이 디 얼라이언스 회원사 양밍, 하팍로이드, ONE 사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내 대표 원양선사인 현대상선이 세계 3대 해운동맹 가운데 하나인 '디 얼라이언스'에 정식 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한진해운과 함께 한국 원양 해운업의 황금기를 이끌다가 해운업 위기와 함께 지난 2016년 경영권까지 채권단에 넘어간 현대상선이 경영 정상화의 첫발을 내디딘 겁니다. 

 해운업에서는 배를 꽉꽉 채워 한 번에 많이 실어 날라야 이윤이 남습니다. 큰 배를 가득 채워 멀리 보낼 때 가장 좋습니다. 당연히 배를 덜 채우면 채울수록 손해입니다. 해운동맹(Alliance)은 해운사끼리 힘을 모아 '윈-윈'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해운동맹 가입사가 되면 화물은 있는데 운항할 배가 부족할 경우에 다른 선사의 배에 짐을 실을 수 있습니다. 내 배가 비어 있으면 다른 선사의 짐을 실어줄 수도 있습니다. 운항하지 않는 지역으로 가는 화물도 주문을 받을 수 있고 한 곳에서 여러 곳으로 보내 달라는 주문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서로의 공백을 메우면서 비용을 줄이고 이익을 최대화하는 겁니다. 

 현대상선은 지난 2017년 3월부터는 2M과 '2M+H'라는 제한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미주 서부 항로로는 해운사들끼리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선복)'을 서로 맞교환하는 선복 교환 방식, 미주 동부와 유럽 항로에서는 선복을 유상으로 사고파는 선복매입 방식이었습니다. 그나마도 3년의 계약 기간이 끝나가, 지난해부터 3대 해운동맹을 대상으로 가입 협상을 진행해왔습니다. 
현대상선, 3대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 정회원 가입 브리핑
그리고 지난 6월 19일, 현대상선과 해양수산부는 디 얼라이언스 가입 계약을 맺고, 기존 회원사들의 개별 내부절차를 거쳐 어제(7월 1일) 계약 체결 사실을 공표했습니다. 내년 4월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부터 오는 2030년까지 10년간 디 얼라이언스 회원사들과 선박 공유 등 협력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디 얼라이언스는 현대상선이 주력하고 있는 미주와 구주 항로에서 선복 공급량의 28%를 차지하고 있는 해운동맹으로 선복량으로 치면 2M과 오션 얼라이언스에 이어 세계 3위입니다. 기존 회원사는 독일 하팍로이드와 일본 ONE, 대만 양밍으로 현대상선은 4번째 회원사로 가입하게 됩니다. 

이번엔 정식멤버가 되면서 동맹의 모든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됐고, 항로 기획과 운영 면에서 다른 회원사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운영할 수 있게 됩니다.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은 "선복 교환하는 조건이나 노선을 짤 때의 편의성 등에서 3사 중 가장 유리해서 디 얼라이언스를 선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3대 동맹 중 가장 작은 동맹을 선택하면서, 현재 불리한 위치에 있는 현대상선이 비교적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해양수산부는 이번 해운동맹 가입으로 현대상선의 비용구조 개선과 서비스항로 다변화, 무엇보다 세계 해운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4월 수립한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 우리나라 대표 원양 컨테이너 해운선사인 현대상선의 경영 정상화를 진행해 왔는데, 이를 위한 핵심 과제로 국제 해운동맹 정식멤버 가입을 꼽았습니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우리 국제 신뢰도가 회복될 수 있다고 감히 말하고, 그것은 곧 현대상선 경영정상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현대상선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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