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미선을 추억하며 '소탈하고 따뜻했던..' [스경X이슈]
유난히 선한 웃음을 지녔던 배우 전미선이 팬들의 곁을 떠났다.
전미선이 30년 연기인생을 뒤로 하고 지난 29일 향년 49세로 세상을 등졌다. 1989년 드라마 <토지>로 데뷔한 그는 선하고 단아한 이미지와 뛰어난 연기력으로 사랑받아왔다. 화려하지 않았지만 내실을 다지며 한 걸음 한 걸음 배우의 길을 걸었던 스타다.
전미선은 지난 29일 오전 11시 43분쯤 전북 전주시 고사동의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오전 1시 홀로 호텔에 체크인해 묵었고 오전 1시 50분 아버지와 마지막 통화를 한 뒤 2시쯤 숨진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유서는 나오지 않았다.
고인의 소속사 측은 “전미선이 평소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았으나 슬픈 소식을 전하게 됐다”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시기 바라며, 충격과 비탄에 빠진 유가족을 위해 확인되지 않은 루머와 추측성 보도는 자제를 부탁드린다”라고 밝혔다.
고(故) 전미선의 비보가 좀처럼 믿기 힘든 것이 그가 출연한 영화 <나랏말싸미>가 개봉을 앞두고 있었고 KBS 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에서는 이미지 변신도 예정돼 있었다. 영화 <나랏말싸미> 측은 “고 전미선 배우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추후 영화와 관련한 일정은 논의 후 다시 말씀드리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팬들과 동료 배우들은 비통에 빠졌다.
전미선은 매우 소탈하고 따뜻한 배우였다. 연예계 데뷔 전부터 ‘나눔’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해외 빈민 아이들과 결연을 맺고 그들을 자주 찾았다. 그 흔한 비비크림도 바르지 않고 그들과 어울렸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나눔은 내 삶과 동행하는 것, 특히 아동 복지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요즘 카메라 보정 효과가 좋으니 잘 만져주세요”라고 꾸밈없이 웃던 전미선. 그는 언제나 그 어떤 보정으로도 만들 수 없는 아름다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고 전미선은 1989년 데뷔 후 <황진이> <에덴의 동쪽> <제빵왕 김탁구> <해를 품은 달> <구르미 그린 달빛> 등 탄탄한 연기력으로 드라마의 중심점을 만들어냈으며 <살인의 추억> <마더> 등 스크린에서도 존재감을 빛냈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10년 넘는 시간동안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의 전국 순회 공연을 벌이며 열연을 펼치기도 했다.
고인의 빈소는 아산병원장례시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7월 2일 오전 5시 30분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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