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안에 '비스트' 꺼낸 전혜진 [인터뷰]

신상민 기자 2019. 6. 25.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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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트 전혜진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배우 전혜진이 영화 ‘비스트’의 춘배 역할을 통해 전에 본 적 없는 새로운 캐릭터로 변신을 시도했다. 남성 배역을 여성으로 바꿔버릴 만큼 전혜진은 센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비스트’(감독 이정호 배급 NEW)는 희대의 살인마를 잡을 결정적 단서를 얻기 위해 또 다른 살인을 은폐한 형사 한수(이성민)와 이를 눈치챈 라이벌 형사 민태(유재명)의 쫓고 쫓기는 범죄 스릴러다. 전혜진은 극 중 희대의 살인마를 잡을 결정적 단서를 쥔 마약 브로커 춘배 역을 맡았다.

전혜진은 춘배의 원래 이름이 창배였다고 했다. 그러나 자신이 캐스팅이 되면서 창배가 춘배로 바뀌게 됐다고 했다. 춘배라는 이름을 듣고 난 뒤 전혜진은 이름이 춘배 캐릭터에 플러스가 된다고 생각을 했다. 특히 전혜진은 시나리오를 보는 것만으로도 각인이 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전혜진은 막상 춘배 역할을 한다고 해놓고는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그럴 때 배우 이성민이 전화를 해서 자신의 낮아진 자존감을 높여줬다고 했다. 그는 “전화를 해서 진짜 잘하겠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포스터가 어떻게 나올 것 같고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재미있겠다고 했다”며 “가뜩이나 귀가 얇은데 그런 이야기를 듣고는 ‘그래?’라고 혹하게 됐다”고 했다.

전혜진은 이야기가 재미있고 이해가 되어야 작품을 선택하는 편이라고 했다. 또한 감독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 가기에 지향점이 비슷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런 면에서 그는 춘배라는 캐릭터가 보자마자 이해가 됐다고 했다.


전혜진은 “춘배가 자주 등장하는 건 아니지만 한수를 흔드는 모습을 보면서 ‘이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막무가내인 춘배의 행동에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 보여 재미있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전혜진은 “어릴 때 한 번쯤 아무거나 다 해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느냐”며 “함부로 이야기를 하고 행동하는 부분들이 춘배라는 캐릭터가 흥미롭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막상 촬영에 들어간 뒤 전혜진은 춘배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고통의 연속이었다. 그는 “감독님이 첫 촬영을 한 뒤에 가끔 ‘무엇인가를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성민 역시도 자신에게 뭔가 이상한 기운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감독과 이성민이 이야기한 ‘이상한, 어떤 기운’이 무엇인지 모호했다고 했다.

전혜진은 첫 장면이 한수를 처음 만나는 장면이었다고 했다. 그리고 총을 쏘는 장면까지도 마음에 들어 신이 났다고 했다. 그는 “평상시에 몸을 잘 안 움직여서 몸을 잘 움직이는, 툼레이더와 같은 그런 모습에 대한 환상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멋있음과 현실은 달랐다고 웃으면서 이야기를 했다. 그는 “생각했던 것과 달리 몸이 안 따라줬다”고 했다. 더구나 피를 묻히고 여기저기 두들겨 맞는 장면이 생길수록 빨리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다고 했다.

또한 계절적으로 추위도 이러한 고통을 가중시켰다. 전혜진은 너무 추운 나머지 무릎에 핫팩을 붙였다가 나중에 화상을 당한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지금도 흉터가 남아 있다고 했다. 그는 “의상이 타이트해서 옷을 벗을 수도 없었다. 아픈 것을 잘 참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나중에 화상을 당한 걸 알게 됐다”고 했다.


몸의 혹사뿐 아니라 춘배라는 캐릭터를 위한 분장 역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춘배는 진한 스모키 화장을 하고 온 몸에 문신과 피어싱을 한 인물이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모습 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하지만 전혜진은 “스모키 화장을 했는데 안 어울렸다. 분장팀에서도 나와 비슷한 인물에게 다양한 시도를 해봤다”며 “감독님이 원하는 모습과 분장팀이 원하는 모습, 그리고 내가 잘 아는 나와 어울리는 모습이 서로 달랐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전혜진은 몸에 그린 문신조차도 자신을 진이 빠지게 만들었다고 했다. 심지어 문신조차 각각의 의미를 담고 있는 설정이다 보니 촬영 직전까지 바꾸기까지 했다. 그런 상황에서 전혜진은 한수 역할의 이성민에게 의지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전혜진은 “편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촬영 직전까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촬영이 들어가면 서로 치고 받고 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지기 때문에 마음이 편할 수 없었다고 했다.


전혜진은 다시 춘배 같은 캐릭터를 하고 싶냐는 질문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춘배보다는 급이 높은 악인이라면 몸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고 보면 춘배가 불쌍하다. 자신이 약하기 때문에 독기를 내뿜는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비스트’를 통해 걸크러시 매력을 발산한 전혜진이지만 정작 자신에게 향한 걸크러시라는 찬사가 좋지 않다고 해다. 그는 “사회적으로 그럴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상황에서 경쟁을 하는 게 당연한 건데 세 보인다고 한다”며 “그게 보편 화되면서 좋아하기도 하고 너무나 싫어하기도 하는 과도기 같다”고 했다.

끝으로 전혜진은 ‘비스트’에 대해 “누구나 마음에 비스트 하나쯤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나 나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강하더라도 사랑이 많아도 소중한 무언가를 부셔버리거나 갖고 싶은 것을 갖지 못할 때 과연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고 했다.

“스릴러 장르 자체의 전개가 주는 재미도 있지만 이러한 부분을 깊이 생각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에요.”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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