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320억원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로 수사를 받다 잠적한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아들이 두바이에서 붙잡혀 21년 만에 국내로 송환된다.
21일 검찰 등에 따르면 정태수 전 회장의 넷째 아들인 정한근(64) 전 한보그룹 부회장이 최근 두바이에서 검거됐다. 정 전 부회장은 국적기에 오르자마자 구속영장이 집행됐고 22일 오후 12시5분에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정 전 부회장은 1997년 11월 시베리아 가스전 개발회사인 동아시아가스(EAGC)를 세운 뒤 회삿돈 3270만 달러(당시 한화 320억원)를 스위스의 비밀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그는 1998년 한보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자취를 감췄다. 당시 정 전 부회장은 국세 294억원을 체납한 상태이기도 했다.
정 전 부회장의 도피가 장기화되자 검찰은 공소시효 만료를 이틀 앞둔 2008년 9월, 그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 국외 도피 및 횡령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정태수 전 회장도 1997년 ‘한보 비리’ 사건으로 징역 15년을 선고받는 등 여러 차례 기소돼 유죄 선고를 받았다. 2002년 말 대장암 진단으로 형집행정지 처분을 받은 정 전 회장은 일본으로 건너간 뒤 두문불출 중이다.
정 전 회장은 국세청이 2014년 공개한 ‘고액·상습 체납자’ 중 체납액이 1위였다. 체납액은 2225억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