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6개점서 우선 판매 성사

닭껍질튀김은 그동안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일부 KFC 매장에서만 판매했다. 그런데 소비자들이 “한국에서도 팔아 달라”고 KFC 본사에 지속적으로 요청해 들어오게 됐다. 서울 강남역점·한국외대점·노량진역점·연신내역점, 부산 경성대점·부경대점 등 6개 매장에서 우선 판매를 시작했다.
제품 생산·판매 등에 직접 개입하는 ‘프로슈머’ 요구를 반영한 제품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들 제품은 판매도 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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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껍질튀김의 한국 출시는 한 소비자가 지난달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치킨 갤러리’에 글을 올린 게 시발점이 됐다. “사람 한 명 살려주는 셈치고 KFC의 1 대 1 문의 게시판에 ‘닭껍질튀김을 한국에서 시판해 달라’는 글 하나씩만 써 달라”는 내용이었다.
이 소비자는 KFC가 닭껍질튀김을 자카르타 일부 매장에서만 팔고 있다는 기사를 읽고 여행을 준비했지만, 현지 대선 불복 시위로 계획이 좌절되자 해당 글을 커뮤니티에 꾸준히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글을 접한 다른 소비자들 문의가 빗발쳤고, 한국 KFC 본사는 미국 본사와 협의한 끝에 닭껍질튀김을 신제품으로 내놓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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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이 지난해 말 선보인 ‘불닭소스’도 소비자 요청을 적극 수용한 상품이다. 삼양식품은 2017년 창립 56년을 기념해 한정판으로 불닭볶음면 소스만 별도 판매했다. 이 제품이 인기를 끌자 별도 상품으로 개발했다. 회사 관계자는 “2012년 불닭볶음면을 처음 선보인 후 소스만 따로 팔 수 없냐는 요구가 꾸준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팔도의 ‘만능비빔장’도 팔도비빔면 소스만 따로 살 수 없냐는 수천 건의 소비자 요청에 답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2017년 만우절 때 이벤트성으로 기획된 가상의 상품이었다. 온라인에서 화제가 돼 실제 제품으로 나왔다. 사라졌던 제품이 부활한 사례도 있다. 오리온 ‘태양의 맛 썬’은 2016년 생산 공장에 불이 나면서 단종됐다. 이후 제품을 다시 생산해 달라는 소비자 요청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4월 다시 세상에 나왔다. 재출시 이후 1년여 만에 3000만 개가 팔렸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