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A4 산들, 괜찮지 않을 때 시작된 '날씨 좋은 날' [인터뷰]

김지하 기자 2019. 6. 1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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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A4 산들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이제부터 웃음기 사라질 거야 / 가파른 이 길을 좀 봐’

작곡가이자 가수인 윤종신이 쓰고 가수 정인이 툭 뱉어낸 이 노래에 그룹 비원에이포(B1A4)의 멤버 산들(28‧본명 이정환)이 꽂혔다. 마냥 해맑아 보이는, 그래서 ‘무공해 발라더’라는 수식어가 전혀 낯설지 않은 그가 마음을 울리는 가사에 감정이입하게 된 데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지난 2011년 B1A4로 데뷔한 산들은 지난해 데뷔 7주년을 맞았다. 소속사와 전속계약이 만료될 시점, 멤버들 간 다른 의견이 나오며 산들과 신우, 공찬 셋만 남아 그룹을 이어가게 됐다.

이 시기를 “가장 괜찮지 않았던 상황”이라고 표현한 산들은 “‘나도 이렇게 힘들 수 있구나’라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고 했다.

그는 “재계약 문제 등 이런 저런 것들 때문에 머릿속이 너무 복잡했다. 그러다 보니 별의 별 생각도 들고 그랬다. ‘어쩌다 우리가 이렇게 됐나’ 하는 생각도 했다”라며 “집에만 있었는데 신우, 공찬이 불러내줬다. 우리끼리 이야기를 많이 했다. ‘우리만 힘드냐. 다 힘들지’라는 생각을 하며 벗어나자고 했다.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면서 지내다 보니 괜찮아졌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 시기, ‘괜찮아요’라는 곡도 탄생했다. 이 곡은 산들이 지난 3일 발매한 두 번째 솔로 앨범 ‘날씨 좋은 날’의 시작이 된 곡이다.

그는 “너무 괴롭고 힘들 때, 일부러 더 괜찮아지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그러다 서서히 괜찮아 질 때가 되니 괜한 오지랖처럼 이런 생각이 들더라. 내가 이렇게 힘든데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까. 나는 밝은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자고 일어나면 까먹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 힘들어도 하루 이틀이면 끝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얼마다 더 힘들까 싶었다”라며 “내가 노래로 그 사람들을 위로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했다.

또 “이 곡을 들으면서 위로를 받으셨으면 좋겠다. 가장 먼저 썼던 곡이자, 마음속으로 이 앨범 안에서 가장 베이스가 되는 곡”이라며 추천했다.

‘괜찮아요’를 시작으로 채워지기 시작한 트랙리스트에는 총 6곡이 담겼다. 그는 “큰 틀은 위로와 힐링이지 않을까 싶다. 사람마다 힐링 받을 수 있는 주제들이 다르지 않나. 사랑 이야기, 슬픔 이야기, 기쁜 이야기, 위로 등을 통해 힐링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다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고, 조금씩은 다른 창법으로 노래를 부르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몇 곡을 꼽아 에피소드도 전했다. 우선 ‘이 사람’이라는 곡은 독일 베를린 송캠프 참여 과정에서 탄생한 곡이라고 했다. 뮤직비디오, 재킷 촬영 차 베를린에 방문했을 때 우연히 송캠프 소식을 듣고 참여하게 됐다는 그는 “진짜 캠핑 느낌으로 모닥불 피워두고 같이 기타를 치며 오선지에 음표를 그리는 것을 상상했는데 현실은 베를린 도심 안 폐 공항에 있는 녹음 스튜디오에서 작곡만 하는 캠프”였다며 웃었다.

이어 “작은 방에 언어가 안 통하는 남자 셋이 앉아 바디랭기지를 해가며 만들었다. 같이 멜로디를 부르고 하니 정말 신선하게 퍼즐이 맞춰지더라. 신선한 경험이었다.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싶었다. 유럽에서 생활하시는 분들과 함께해 유럽 느낌이 담긴 곡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사선’이라는 곡은 멤버 신우가 써 준 곡으로 정규앨범에 수록될 예정이었지만 산들의 솔로 앨범에 실리게 됐다고 했다. 산들은 “너무 신우 형 같은 가사였다. 신우의 모습이 보이는 곡이라 욕심이 났다. 10년 가까이 지켜봐 온 동생으로서 잘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사실 정규앨범에서 내 솔로 파트로 돼 있던 곡인데 신우 형이 갑자기 군대에 가면서 무산됐다. 그래서 군대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사선’을 녹음하고 가라고 했다”라는 사연을 전했다.

타이틀곡 ‘날씨 좋은 날’은 윤종신이 선물한 곡이다. 고민이 많았던 그 시기, 윤종신이 쓰고 정인이 부른 ‘오르막길’을 들으며 힘을 받았다는 산들은 “그 때부터 윤종신 선배와의 작업을 꿈꿨던 것 같다”라고 했다.

산들은 “이번 앨범을 준비할 때 회사에 ‘타이틀곡은 윤종신 선배 노래였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를 드렸다. 크게 기대는 안 하고 있었는데 흔쾌히 허락해 주셔서 작업을 하게 됐다”라고 했다.

더불어 “이 곡이 정말 좋다. 이런 웅장한 곡을 꼭 해보고 싶었다. 버킷리스트에서 하나를 지워나간 느낌이다.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을 잘 표현해 주셔서 만족하고 있다”라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윤종신으로부터 받은 특별한 주문도 전했다. 산들은 “딕션은 원래 좋으니 말하듯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고, 힘을 빼도 좋을 것 같다고 하셔서 최대한 그렇게 하려고 했다. 연습을 열심히 해서 라이브로 열심히 보여 달라고도 하셨다”라며 “부담이 될 정도로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렇게 완성한 솔로앨범이지만 “최대한 슬픈 생각을 하려 노력한다”고 했다. 설레고 들뜬 건 사실이지만 “마음을 죽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가장 걱정하는 건 ‘오버페이스’라며 지난 2016년 10월 낸 솔로 앨범 ‘그렇게 있어줘’ 활동 당시, 무리해 병원 신세를 진 게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그는 “무대 완벽주의가 있다. 잘 만들어야겠다 싶으니까 1집 때는 연습을 쉬지 않았다. 몸 전체가 다 상할 정도로 안 쉰 것”이라며 “페이스 조절을 해야 한다는 것을 몰랐다. 팀 활동을 할 때는 클라이막스를 불러도 파트가 나눠져 있어 힘 조절이 가능한데 혼자서 부르면 만족할 때까지 불러야 한다. 어느 정도 선에서 만족하고 넘어갔으면 되는데 더 몰아붙였던 게 있다”라고 떠올렸다.

이에 “2집 활동을 준비하면서는 안 좋은 것은 개선을 하며 차분하게, 차근차근 가자고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그때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며 “트라우마가 있어서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성적 역시 “기대하지 말자”란 주문을 외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성적 기대를 너무 많이 하는 편이다. 내가 만들고 내가 참여하는 모든 것에 대해 기대를 많이 하는 편이라 더 들뜨는 경향도 있고, 그래서 아쉬움이 남았던 적도 많다. 그래서 최대한 내려놓고 편안하게 하려고 한다. 이번에는 기대가 되더라도 기대하지 말자란 주문을 외웠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다 내려놓은 것은 아니었다. 그는 “많이 들어주시면 들어주실수록 좋다. 솔직한 바람은 그렇다. 1집 보다는 더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웃어 보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W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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