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pick]한국인이 좋아하는 과일 2위 수박..1위는?

서유진 2019. 6. 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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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이상 감·참외, 19~29세 망고·딸기..씨없는 청포도 3위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 1위는 사과, 2위는 수박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면 청년층은 망고·딸기를 선호하고, 60세 이상 응답자는 감·참외 등을 좋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2018 식품소비행태조사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이 좋아하는 과일 1순위는 사과로 전체의 25.3%를 차지했다. 수박(16.8%)·포도(9.4%)·귤(9.3%)·복숭아(6.7%) 등이 뒤를 이었다.

설문대상에는 열매채소인 수박 등 '과채류'를 포함했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사과는 생산량이 가장 많은 대표 과일이자 일상생활 속에서 친숙한 과일"이라고 설명했다. 가을이 제철인 사과는 설·추석 명절선물로도 선호된다. 최근에는 세척 사과 등 낱개 포장으로 소비자 편의성을 높였다. 농촌진흥청은 1인 가구를 겨냥한 사과 소품종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탁구공보다 조금 큰 '루비에스'(80∼90g), 테니스공 크기만 한 ‘황옥’(220g) 등이 대표적이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2위이자 여름과일의 절대강자인 수박도 '1인 가구용' 미니 과일의 부상에 적합한 사례다. 2017년 기준 국내 1인 가구 비중은 28.6%에 달하면서 큰 수박 대신 작은 수박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4분의 1통, 2분의 1통 등으로 잘라 파는 것은 물론, 1~2㎏짜리 '애플 수박'도 인기 조짐이다.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1인 가구가 편리함을 우선하면서 소용량·소포장이 늘고 과일의 온라인·모바일 구매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도가 3위인 것이 이채롭다. 보통 씨를 뱉기 귀찮아 잘 먹지 않는다지만 몇 년새 씨 없는 청포도 '샤인머스캣'이 인기를 누리면서 상위권에 올랐다.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올해 포도 재배면적은 전년 대비 3% 증가할 예정이다. 기존에 복숭아·대추 등을 심던 농가가 샤인머스캣으로 품목 전환을 하는 면적이 늘어난 게 가장 큰 이유다. 샤인머스캣 재배면적은 지난해 대비 올해 79% 급증해 캠벨·거봉에 이어 세 번째가 됐다. 전통적인 포도품종인 캠벨과 거봉은 전년 대비 5%, 1% 준 것과 대조된다. 서울 가락시장 청과법인의 샤인머스캣 포도 시장 반입비중은 지난해 11.1%로 2017년 4.7% 대비 껑충 뛰었다.

폭염과 국지성 호우가 반복되는 사이 청포도가 초록빛 고운 빛깔을 뽐내며 익어가고 있다. 25일 경북 경산시 남산면 한 포도농장에서 권수정(80ㆍ왼쪽)씨와 이종덕(80)씨가 탐스럽게 맺힌 청포도를 살펴보고 있다. 청포도 가운데 단맛이 강한 로자리오 비앙코 품종으로 8월 초 수확할 예정이다. 프리랜서 공정식 / 2017.07.25
4위를 차지한 귤은 겨울철 '국민 과일'이지만 신맛이 강하면 꺼리는 경우도 많다. 같은 귤이라도 고령층의 경우는 새콤한 맛보다는 단맛이 강한 편을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연령별 선호 차이가 큰 과일도 있다. 60세 이상은 감·참외를 좋아한다고 답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윤미정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홍보실장은 "감의 경우는 단감·홍시 모두 단맛이 있다"면서 "참외는 60대 이상이 어릴 적 먹던 시원한 맛과 단맛을 동시에 떠올리게 해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청년층(19~29세)이 선호하는 과일은 망고와 딸기였다. 윤 실장은 "망고·딸기는 카페문화에 익숙한 젊은 층이 슬러시·주스 등으로 접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대형마트 등에서 수입산 망고를 구매해 먹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딸기의 경우는 꼭지만 따면 바로 먹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인기가 높은 만큼 딸기 가격은 다른 과일보다 더 올랐다.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딸기는 1990년 1월 기준 1㎏당 3000원에서 올해 1월 1㎏당 1만4000원으로 값이 3.67배 올랐다. 같은 기간 사과 1개(부사 후지)는 800원에서 2000원으로 1.5배 뛰었다. 지난해 딸기는 여름철 고온으로 꽃눈 분화가 원활하지 않고 겨울엔 한파로 인해 재배에 어려움을 겪으며 몸값을 높였다.
애플 수박과 성인 남자의 주먹과 비교한 모습. 애플수박은 사과처럼 껍질이 얇아 쉽게 칼로 깎아 먹을 수 있다. [사진제공=이마트]
지난달 31일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의 과일 시장(냉동과일류 제외) 규모는 2004년 237만9000t에서 2018년 340만6700t으로 43% 증가했다. 과일 1인당 소비량은 1990년대 46.8㎏에서 2000년대 초 62.3㎏까지 급증했다. 이후에는 정체 상태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우리 국민의 과일 소비 패턴에서 ▶다양화▶편이성▶가성비 추구▶건강·기능성 등의 키워드를 도출했다. 다양화는 수입과일의 증가와 함께 이뤄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2000년대 정체된 과일 1인당 소비량 중 수입과일 소비량만 연 3.6%씩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1991년 바나나와 파인애플, 1997년 오렌지가 수입개방이 되었고 2000년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한미 FTA 등으로 과일 시장 개방수준이 확대되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다양한 과일을 접해본 젊은 세대가 망고 등을 찾게 된 셈이다. 이 관계자는 "가공품을 포함한 과일 자급률은 70.3%로 하락해 국산 과일의 입지가 좁아졌다"고 덧붙였다.

가구당 과일류 지출액은 신선과일보다는 과일 가공품에서 더 증가했다. '과일 소비 트렌드 변화와 과일 산업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건조과일 가공품은 이미 껍질이 깎여 있는지라 구매 후 바로 섭취가 가능하다. 또 신선과일과는 달리 오래 보관할 수 있으면서도 비타민 섭취가 가능하다. 가성비 추구도 트렌드다. 합리적인 소비자가 늘면서 다소 흠이 있더라도 저렴한 못난이 과일·B급 과일의 구매가 늘었다.

세종=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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