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강의 '엘르' 화보

2019. 5. 3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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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더 보고 싶고, 하나 더 알고 싶다. 배우 송강은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속에 퍼져가는 중이다.

쭉 뻗은 다리와 넓은 어깨, 상대적으로 작게 느껴지는 얼굴, 깨끗한 피부에 반전 매력을 전하는 묵직한 목소리까지. 말 그대로 만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이 푸릇한 남자는 이름마저 ‘송강’이다. 2017년 드라마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에서 교복을 입은 앳된 모습으로 등장했지만, 당시 나이 스물넷. 조금 늦게 들어선 배우의 길이지만, 타고난 조건에 열정이 더해지니 도약의 폭도 크다. SBS 예능 프로그램 <미추리 8-1000>에서 기분 좋은 에너지와 엉뚱한 매력으로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더니, 하반기에는 배우로서 더 큰 가능성을 보여줄 작품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올가을 공개될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에서 첫 주연을 맡아 촬영을 마쳤으며, 방영을 앞둔 tvN 신작 드라마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에도 이름을 올렸다. 입으로는 누누이 ‘낯가림이 많다’면서, 카메라 앞에서는 천상 연예인처럼 다채로운 포즈를 취하는 송강. 누구라도 이 보기 좋은 청춘의 내일을 기꺼이 응원하고 말 것이다.

록 무드의 프린트 티셔츠는 Dunst. 베이식한 그레이 팬츠는 Acne Studios. 펜던트 목걸이는 Verutum. 반지는 모두 Portrait Report. 앵클부츠는 Ordinary People.

황금 연휴라고 불린 5월 첫 주, 어떻게 보냈나요 저한테는 쉬는 날이 다 연휴라서요. 평소처럼 동네 친구랑 헬스장 갔다가 밥 먹었어요. 요즘 딱히 걱정거리가 없어요. 고맙게도 일도 많이 하고요. 연기에 대한 것 빼고는 다른 고민이 없어요.

얼마 전 종영한 <미추리 8-1000>을 통해 송강을 알게 된 이들이 많을 거예요. 첫 고정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었는데, 스스로도 성공적이라 생각하나요 솔직히 처음에는 많이 어려웠어요. 낯을 가리는 편이라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됐어요. 소극적인 성격이라 어떻게 예능을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성격 개선에 도움이 됐어요. 첫 촬영을 앞두고 전날 한 시간밖에 잠을 못 잤는데 현장에서 유재석 선배님이 잘 챙겨주셨어요. 덕분에 잘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좀 전에 사진 찍을 때는 전혀 소극적이지 않던데 아, 화보 찍을 때만큼은 긴장이 풀어지더라고요. 제 모습이 아니니까, 재미있어요. 그래서 화보 촬영을 좋아해요.

천상 연예인 외모잖아요. 일찍부터 배우를 꿈꿨을 법한데, 10대 때는 어땠나요 친구들이랑 활발하게 어울려 다녔어요. 막연히 연예인이 되면 어떨까, 상상한 적은 있지만 ‘내가 감히 어떻게 하겠어’라고 생각했어요. 연기에 진지한 관심을 갖게 된 건 스무 살 무렵이에요. 고등학교 졸업 후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영화 <타이타닉>을 보고 결심했어요. 화면 속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너무 멋지더라고요.

데뷔한 지 2년이 지난 시점, 본인이 잘하고 있는 것 같나요 요즘에는 그래요. 그런데 지난해까지만 해도 ‘내가 잘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오디션에서 계속 떨어지다 보니, 내가 소질은 있는 걸까 고민했죠. 일이 없던 시기에는 마음이 되게 힘들더라고요. 그때 책에 많이 의지했어요. 주로 에세이를 읽었는데, 마음에 와 닿는 문구는 포스트잇에 적어뒀다가 다시 찾아보곤 했어요.

언뜻 보기엔 좋은 회사에서 시작한 운 좋은 배우인 줄 알았는데 스물셋에 회사에 들어왔는데, 큰 회사니까 앞으로 잘되겠지 하고 열심히 안 했던 것 같아요. 너무 자신만만했었나 봐요. 몇 번 충격을 받고는 ‘진짜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신문 한 부를 처음부터 끝까지 소리 내서 읽는 연습을 했는데, 그걸 하고 나니까 신기하게 오디션 최종까지 많이 가게 됐어요.

그간의 경험 중 본인을 성장시켜 준 포인트를 꼽자면 SBS <인기가요> MC를 하면서 급성장한 느낌이 들었어요. 생방송이고 카메라도 워낙 여러 대 있다 보니, 그때 카메라 울렁증을 많이 극복했어요. 저에 대한 인지도도 올라갔고, 여러모로 터닝 포인트가 됐어요. 춤이나 노래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아이돌 가수들을 보면서 배워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고요.

본인의 강점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사람의 말을 잘 받아들여요. 습득력이 좋다고 할까? 감독님이 디렉팅을 해줬을 때, 바로 반영해 그대로 연기하는 편이에요.

차기작 모두 남다른 기대감이 들어요.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에서 하립(정경호)의 어시스턴트로 출연한다고요 어두운 캐릭터들 속에서 혼자 밝고 긍정적인 인물이에요. 촬영장 갈 때마다 늘 기분이 좋은 건 아니니까, 마인드 컨트롤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정경호 선배님을 볼 때마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해요. 배우나 스태프를 대하는 태도가 너무 좋으세요. 다섯 번 정도 촬영을 함께했는데, 친근하게 대해주셔서 연기도 편하게 할 수 있었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은 유명 웹툰이 원작이라 캐스팅부터 팬들의 관심이 컸는데 저는 만화책으로 봤는데 ‘선우’라는 캐릭터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최종 미팅 후 한 달 반쯤 마음 졸이며 결과를 기다렸어요. 캐스팅 소식을 들은 날은 정말 천국 같았죠. 감독님한테 어떻게 제가 뽑혔냐고 물어보니까 뭐라고 해도 기가 안 죽을 것 같았대요(웃음).

과연 기 죽지 않고 잘하고 있나요 사전제작이라 현재 촬영을 마친 상태예요. 선우가 감정을 많이 안 드러내는 인물이라 처음에는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촬영장에 빨리 가고 싶었어요. 상대 배우인(정)가람 형이랑 (김)소현이랑 만나서 얘기하는 것도 너무 재미있었고요. 끝나고 나서도 이 캐릭터를 또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일본에도 <좋아하면 울리는> 팬이 많다고 들었는데, 과연 드라마는 반응이 어떨지 궁금해요.

실크 셔츠와 팬츠는 모두 Boss Men. 서스펜더 백은 Emporio Armani.

‘주목받는 배우’ ‘유망주’ 이런 얘기를 들으면 어때요 예전보다 관심을 많이 받는 만큼, 부담감도 크게 와 닿아요. 잘해야겠다는 욕심도 더 생기고요. 촬영장에서 연기하고 난 뒤 모니터를 계속 돌려보는 것 같아요.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이런 생각도 많이 들고. 누구든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요.

일도 꿈도 중요하지만, 20대 청춘을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요. 시간이 날 때는 뭘 하나요 자전거로 한강 라이딩을 하거나 드라이브? 혼자서 시간 보내는 걸 좋아해요. 일주일에 적어도 하루는 꼭 집에 있어야 해요. 그래야 힐링이 되더라고요. 사람들 만나면 에너지가 빠지는 느낌이 들어서…. 혼자 해외여행은 아직 못 해봤는데, 꼭 가보고 싶어요. 세계 구석구석 다니며 현지인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게 버킷 리스트예요.

만일 하루 정도 현실이나 영화 속 다른 인물로 살아볼 수 있다면 아이언맨(웃음)! 마블영화 속 캐릭터라면 다 좋아요. 최근에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봤는데 스파이더맨으로 나오는 톰 홀랜드에 눈이 가더라고요. 아무래도 비슷한 나이의 젊은 배우여서 그런가 봐요. 웃음이 나오게 만드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좋았어요. 아, 영화 <소스 코드>에 나온 제이크 질렌할로 살아보고 싶기도 해요. 연기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도 알고 싶어요.

평소 어떤 때 행복하다고 느끼나요 소소한 것에서 느껴요. 운동하고 찬물로 샤워하고 나왔을 때의 개운한 기분? 집에서 창문 열고 달달하게 낮잠 잘 때도 행복하고요. 일어났는데 아직 해가 안 졌으면 또 행복하고(웃음). 별거 아닌 데서 행복을 잘 느껴요. 오늘처럼 화보를 찍다가도 갑자기 행복해지고.

그런 사람이 어려움도 툭툭 잘 이겨내더라고요 아직 ‘멘탈’이 단단하지 못해서 상처를 잘 입기는 하는데, 하루만 지나면 극복이 돼요. 대신 그 하루는 좀 많이 우울해요. 뭘 해도 집중이 안 되고 ‘나는 왜 이럴까’ 하고 처져 있는데, 딱 자고 일어나면 괜찮더라고요. ‘열심히 하면 또 올라갈 수 있겠지.’ 이렇게 마음먹는 거죠.

굉장한 회복력이네요. 배우로서 어디까지 가고 싶은가요 큰 스타가 되기보다 연기에서 즐거움을 찾는 그런 배우의 길을 가고 싶어요. 일등이 아니더라도 내가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게 좋은 것 같아요. 쭉 ‘열일’하는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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