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조여정 "1000만 배우? 있어 보이는 타이틀은 무섭다"

남정현 2019. 5. 30.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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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다른 감독님들을 만날 때, 그 감독이 인간을 보는 시선에 따라 내가 어떤 모습을 꺼낼 수 있을지가 가장 신나는 부분이다. 봉 감독님이 나한테 어떤 씨앗을 봤길래, 나를 캐스팅했는지 궁금했다. 작은 역할이더라도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 이전에 인지하진 못했지만 '연교'도 내 안에 당연하게 있던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봉준호(50) 감독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감독님의 고민은 배우에 비할 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해야 할 결정들이 (많으니까) 봉 감독님은 그런 고민이 전혀 안 느껴진다. 배우들을 진짜 편하게 해준다. 그냥 유쾌하기만 하다. 배우가 편해야 뭐가 나오는데, 그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내가 진지하게 고민을 얘기할 때도, 유쾌하게 받아쳐 준다. 거기서 오는 자유로움이 좋았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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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여정

【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 = "매번 다른 감독님들을 만날 때, 그 감독이 인간을 보는 시선에 따라 내가 어떤 모습을 꺼낼 수 있을지가 가장 신나는 부분이다. 봉 감독님이 나한테 어떤 씨앗을 봤길래, 나를 캐스팅했는지 궁금했다. 작은 역할이더라도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 이전에 인지하진 못했지만 '연교'도 내 안에 당연하게 있던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조여정(39)이 30일 영화 '기생충'에 '연교' 역으로 처음 캐스팅됐을 당시의 기쁨을 밝혔다.

봉준호(50) 감독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감독님의 고민은 배우에 비할 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해야 할 결정들이 (많으니까) 봉 감독님은 그런 고민이 전혀 안 느껴진다. 배우들을 진짜 편하게 해준다. 그냥 유쾌하기만 하다. 배우가 편해야 뭐가 나오는데, 그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내가 진지하게 고민을 얘기할 때도, 유쾌하게 받아쳐 준다. 거기서 오는 자유로움이 좋았다"고 귀띔했다.

조여정은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자신의 배역보다 '기우'(최우식)에게 더 시선이 갔다. "마지막에 슬픔이 많이 왔다. 영화 처음봤을 때도 그랬다. 기우의 마음, 기우의 입장에서 영화를 계속 보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를 정도였다. 너무 기우한테 몰입이 돼, 그들 가족의 행동이 나쁘게도 안 느껴질 정도였다"

연교는 '기생충'에서 코믹 파트를 담당한다고 해도 될만큼 관객들에게 많은 웃음을 선사한다.

조여정은 "코믹하다고 생각 안 하고 했다. 진지하게 했다. 코믹하다고 해주니 너무 좋다. '이즈 잇 오케이 위드 유(Is it OK with you?)' 이런 것들은 전부 대사다. 이 대사로 '연교가 이런 사람이구나'하고 딱 와닿았다. 귀여운 정도의 지적 허영심 같은 것들이 느껴졌다. 자세히 보면 남편한테는 안 쓴다. 남편은 유능하니까. (과외) 선생님들한테는 자녀를 맡겼으니 있어 보이고 싶은 심리가 있어서 쓰는 게 아닐까 싶다"고 짚었다.

"자꾸 내가 뭘 하면 (이)선균 오빠가 연교같다고 놀렸다. 그러면 나는 '아니라고. 나는 무지하게 똑부러져'라고 받아쳤다. 이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다"라며 웃기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연교 역에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나는 연교가 독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입견이라는 건 한쪽의 모습만 많이 비춰졌을 때 생기는 거라고 생각한다. (연교도) 다른 한쪽이 분명히 있다. 연교가 (오히려) 현실적이라 좋았다. 말 많은 아줌마다. 남편이 봉투 들고 화나서 들어올 때도 실크옷 같은 것을 입고 소파에서 자고 있다. 현실감 있지 않나?"

동료들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최우식이 매력이 있다. 미워할 수 없다. 뭘 해도 사랑스럽다. 원래 좋아했다"고 했다. 이선균에 대해서는 "같이 작업해 보고 싶었다. 로맨스물도 많이 하지 않았나. 나도 선균 오빠랑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좋은 작품에서 만나서 너무 좋았다"고 한다.

칸의 레드카펫을 밟을 당시를 회상할 때는 "각자 여러가지 생각이 지나갈 것 아닌가. '열심히 하루하루 살다보니 이런 날이 오는구나. 열심히 살길 잘했다'라는 생각을 했다. 뿌듯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여정은 칸 황금종려상 발표일에 깜빡 잠이들었다 오전 5시에서야 수상 소식을 들었다. "자고 있느라 (배우들과) 같이 술은 못 마셨다. 3시까지 보다가 잠이 들었다. 신경쓰고 자니 5시쯤 깼다. 카톡이 엄청 와있는 것을 보고 무슨 일이 일어났구나 싶었다. 처음에는 얼떨떨했다. 감독님과 송강호 선배가 좋은 마음으로 귀국하겠구나 싶었다. 두 분이 영화 국가대표처럼 느껴졌다. 내가 영화를 (같이) 했다는 것은 생각을 못 하고, 다른 영화보듯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응원하는 팬심으로 좋아했다."

영화 '기생충'으로 1000만 배우가 될 것 같느냐는 질문에는 "1000만 배우가 되면 연기가 느나?"라고 또 웃겼다. "나는 늘 내가 고민이다. 배우로서 기대감을 갖게 하는 타이틀은 무섭다. 있어 보이는 타이틀이 무섭다"고 털어놓았다.

'기생충'은 30일 개봉했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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