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쇼핑메카 명동, 잡화점 뜨고 로드숍 지고
삐에로쑈핑·다이소 매장에 몰려
중국·동남아 관광객 필수코스로
#. 지난 28일 오후 서울 명동. 외국인이 많이 찾는 명소답게 유네스코회관에서 명동성당까지 이르는 길은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하지만 유네스코 길의 터줏대감 역할을 하던 화장품 로드숍의 분위기는 달랐다. 유네스코 길에서 마스크팩 샘플을 나눠주던 한 상인은 “명동 화장품 로드숍 전성기는 이제 옛말”이라며 “사드 사태 이후 줄었던 중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말부터 조금씩 늘어나면서 명동이 활기를 찾아가고 있지만, 화장품 가게를 찾는 관광객은 오히려 줄었다”고 말했다.
#. 같은 시간 명동 예술극장 옆 삐에로쑈핑. 지난해 12월 문을 연 이곳은 외국인 관광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 매장엔 주말 기준 1만명의 고객이 방문한다. 그중 외국인 관광객 비율은 60%에 달한다. 이 매장의 이용선 총괄 매니저는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단독 운영 상품 비중을 1000여 종으로 늘렸다”며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편의를 위해 3월엔 매장 리뉴얼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단일 브랜드 제품만 판매하는 화장품 로드숍과 달리 생활용품점에선 뷰티 제품은 물론 가공식품, 여행용품, 생활용품 등을 한 곳에서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갓이나 부채, 열쇠고리와 같은 기념품까지 구매할 수 있어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 역할도 하고 있다.
삐에로쑈핑 바이어인 이준희 부장은 “삐에로쑈핑 명동점이나 다이소 명동 본점은 중국과 동남아 관광객에겐 필수 관광 코스로 꼽히고 있다”며 “이들 매장에선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데다 다양한 제품을 비교할 수 있어 관광객이 몰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삐에로쑈핑 명동점과 같은 건물에 있는 다이소 명동 본점 매장도 관광객이 몰리는 주말 저녁 시간대엔 계산을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선다. 다이소 매장의 콘셉트는 적은 돈으로도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2000원 이하 제품이 70%에 달해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1020’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다. 다이소 명동 본점 김소정 점장은 “한국의 미를 표현한 전통용품과 가성비 좋은 다양한 생활용품 등이 인기”라고 말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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