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마드, 논란 빚는 이유?…“성 차별적 사회 분위기, 선정적 일 일으켜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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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28일 16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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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워마드 홈페이지
사진=워마드 홈페이지
남성 나체 사진 유포, 천주교 성체 훼손, 청와대 폭발 테러 예고 등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여성 우월주의 커뮤니티 ‘워마드’가 이번에는 순직 하사를 조롱하는 게시물로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최근 워마드에는 지난 24일 청해부대 최영함 입항 행사 중 발생한 홋줄 사고와 당시 사고로 숨진 고(故) 최종근 하사를 비하하는 글이 게재됐다. 일부 회원들은 ‘재기’(남성의 사망을 비하하는 은어), ‘김치남’(한국 남성을 비하하는 은어) 등의 표현을 쓰며 조롱했다.

불의의 사고로 순직한 고인에 대한 비하에 워마드를 향한 공분이 일면서 워마드는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페미니즘 사이트 메갈리아에서 비롯된 워마드는 2017년 2월 독립 사이트를 만들었다. 이후 워마드는 여러 사회적 논란을 낳았다.

특히 지난해 5월 홍익대학교 미대 회화과의 누드크로키 수업에 참여한 남성 모델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사진이 워마드에 게재되면서 크게 논란이 됐고, 같은 해 7월 성체에 욕설이 섞인 낙서를 하고 이를 불로 태워 훼손한 듯 한 사진이 게재돼 성체 훼손 논란에도 휩싸였다.

뿐만 아니라 부산의 한 지하철역에서 아동을 살해하겠다는 살인 예고 글이나, 청와대 폭탄 테러를 예고하는 글 등이 올라오기도 했다.

워마드의 계속되는 논란과 관련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28일 YTN뉴스에 출연해 “익명성 뒤에서 인신공격하고 비방하는 것으로 인해 일종의 비틀어진 존재감을 서로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워마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심리학적으로 보면 성 차별적 사회 분위기에 일종의 반동을 형성하는 거다. 센세이셔널(선정적)한 일을 일으켜 반격을 하는 것”이라며 “결국에는 여성들이 차별을 받고 있다는 점을 다시금 상기시키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일종의 혐오주의를 통해 (이들이) 얘기하고자 하는 목소리가 ‘왜 이렇게 차별적이냐’는 것을 지적하는 문제제기라고 볼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 비슷한 사이트로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가 있다. 이 양쪽이 사이버 공간 속에서 서로 간 남성혐오, 여성혐오 분위기를 조성해 보이지 않는 분쟁 중이라고 볼 수 있다”며 “그러다 보니 전반적으로 어떻게 이걸 계도할 수 있을지 등을 총체적으로 토론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워마드, 일베 회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혐오성 글을 게재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직접적인 피해를 당하지 않아도 피해의식을 공유하는 그런 분위기기가 사이버 공간상에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상 (혐오성)글을 올리는 사람들은 일상생활을 하는 시민이기 보다는 일상생활에서 상당부분 부적응해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사람들일 것”이라며 “본인에게 일어난 여러 가지 불행을 결국에는 아주 손쉬운 대상, 예컨대 남자면 여자, 또는 여자면 남자를 대상으로 공격하면서 자신의 삐뚤어진 자존감의 상처를 어떻게든 회복, 끌어올리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일 개연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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