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증거인멸 지시' 김태한 영장 기각..검찰 "재청구 여부 검토"

입력 2019. 5. 25.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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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부사장 2명은 영장발부
김태한 대표이사 영장실질심사(서울=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받는 김태한(62) 삼성바이오 대표이사의 구속영장이 25일 기각되며 검찰 수사에 급제동이 걸렸다.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오전 10시 30분부터 5시간여에 걸쳐 김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이날 오전 1시 30분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송 부장판사는 "작년 5월 5일 회의의 소집 및 참석 경위, 회의 진행 경과, 그 후 이뤄진 증거인멸 내지 은닉행위의 진행 과정, 김 대표의 직책 등에 비춰보면 증거인멸교사의 공동정범 성립 여부에 관해 다툴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김 대표를 포함한 삼성 수뇌부가 공휴일인 어린이날이었던 작년 5월 5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모여 수사에 대비한 증거인멸 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법원은 김 대표와 함께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김모(54)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 박모(54) 삼성전자 부사장의 구속영장은 각각 발부하며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김태한 대표는 전날 5시간여에 걸친 영장실질심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지난 19∼21일 사흘 연속 이뤄진 소환조사에서도 "회사 직원들과 삼성전자 사업지원 TF가 알아서 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의 변호인은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김 대표가) 공장 바닥에 증거를 은닉한 사실을 몰랐으며 본인도 이렇게 광범위한 증거인멸이 있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김 대표 측은 바이오산업 분야에서의 그의 독보적 지위 등을 고려해 불구속 수사 원칙을 지켜달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구속되면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해외 언론에 연일 대서특필될 것이며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이 뿌리째 흔들릴 것"이라고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대표의 증거인멸 지시를 뒷받침할 복수의 삼성바이오 임직원들 진술 등을 주요 근거로 구속 필요성을 주장했으나, 신병을 확보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후신으로 통하는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수장이자 이재용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현호 사장의 소환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날 영장 기각으로 소환 시기는 다소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검찰이 삼성바이오 임직원들의 진술뿐 아니라 압수수색 등을 통해 얻은 객관적 증거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수사는 당분간 강도 높게 진행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검찰은 삼성에피스가 작년 검찰 수사에 대비해 삭제한 '부회장 통화결과' 및 '바이오젠사 제안 관련 대응방안(부회장 보고)' 폴더 내 파일 2천100여개 중 상당수를 디지털포렌식으로 복원해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김 대표에 대한 기각 사유를 분석해 영장 재청구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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