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순간 '저항'했던 딸..빚더미가 부른 참극?

이기주 2019. 5. 2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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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부모와 고등학생 딸이 한 방에서 숨졌고 이를 중학생 아들이 발견한 사건, 어제 전해 드렸는데요.

부검 결과, 숨진 아버지의 시신에서 주로 자해를 할 때, 망설이면서 나타나는 상처가 확인됐습니다.

사망 원인과 동기를 두고 여전히 의문점이 남는데, 경찰은 사업 실패를 비관한 아버지가 아내와 딸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기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어제 경기도 의정부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 3명에 대한 1차 부검 결과가 나왔습니다.

숨진 부모와 딸 모두 목에서 흉기에 찔리고 크게 베인 상처가 확인됐고, 숨진 아버지 옆에는 흉기 3개가 놓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의 목 부위에선 이른바 '주저흔'이 발견됐습니다.

스스로 자해하기 전 망설일 때 주로 나타나는 흔적입니다.

또 18살 딸의 손등과 손바닥에선 뭔가를 막아내려 할 때 생기는 상처, 즉 '방어흔'이 약하게 나타났습니다.

유일하게 생존한 아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사건 전날 저녁 자신을 제외한 가족들이 수억원대 빚을 해결하기 위해 집을 처분하는 문제를 논의하면서 서로 부둥켜 안고 울었다고 진술했습니다.

A군은 또 사건 당일 새벽 4시까지 과제를 하느라 깨어 있었는데, 이 때 아버지가 자신의 방으로 찾아와 "늦게까지 힘들겠다"며 격려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아버지가 경제적 어려움을 비관해 아내와 딸을 먼저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숨진 모녀가 흉기로 살해당했는데도 혈흔이 주변 벽이나 바닥에 많지 않은 점, 또 한 침대에서 가지런히 누운 채 발견된 점은 의문입니다.

사망 당시 이들 모녀가 변변히 저항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가족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경우 흉기를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점, 그리고 자녀 가운데 아들 한 명만 살해 대상에서 제외한 것도 의아한 대목입니다.

[이웃 주민] "(부부가) 금실이 좋았고, 애들이 항상 착해요. 공부도 잘해요. 반에서 1등도 하고 그랬으니까."

경찰은 중학생 아들이 큰 충격을 받은 점을 고려해 심리 상담을 지원하되 회복되는 대로 사건 당시의 정황에 대해 추가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

(영상취재: 조수현 / 편집: 이상민)

이기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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