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내한' 노엘 갤러거.. 한국 팬들과 함께 노래했다
[오마이뉴스 이현파 기자]
▲ 노엘 갤러거는 양일간 열린 내한 공연에서 팬들을 열광시켰다. |
ⓒ 라이브네이션코리아 |
"춤추고 싶다면 춤을 춰 형제여.
기회를 잡아. 가고 싶은 데로 가 버릴 것들이야.
우리가 아는 것이라곤 어떻게 가 버릴 지 모른다는 것 뿐."
- 오아시스 'The Masterplan' 가사 중에서.
노엘 갤러거가 'The Masterplan'을 연주하기 시작하자, 관객들은 자신을 내려놓은 듯, 목이 터져라 노래했다. 이 곡은 정규 앨범에 실린 곡은 아니지만, 오아시스의 전성기를 상징하는 명곡 중 하나로 손꼽힌다. 오아시스의 전기 영화 <슈퍼소닉>의 클라이막스를 장식한 곡도 'The Masterplan'이었다. 정답을 좋아하지 않는 노엘 갤러거의 작법 때문인지, 이 곡은 다양한 해석을 낳았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이 곡이 많은 사람에게 인생의 찬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19일과 20일, 서울 올림픽 공원에서 양일에 걸쳐 노엘 갤러거스 하이 플라잉 버즈(이하 노엘 갤러거)의 내한 공연이 열렸다. 이 중 두 번째 공연은 평일인 월요일에 열렸다. 그러나 공연이 열리는 서울 올림픽홀은 관객들로 꽉 들어차 있었다.
노엘 갤러거는 < Who Built The Moon >의 첫 곡 'Fort Knox'와 함께 문을 열었다. 사이키델릭한 사운드와 여성 코러스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면서, 환각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경쾌한 'Holy Mountain'이 이어졌다. 노엘 갤러거의 이번 공연은 그의 과거와 현재가 적당히 혼재되어 있었다. 'Fort Knox'를 비롯해서 공연 초반에는 그의 새로운 야심을 보여주는 곡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오아시스 시절의 정직한 로큰롤과는 결이 달랐다.
▲ 노엘 갤러거(왼쪽)와 겜 아쳐(오른쪽) |
ⓒ 라이브네이션코리아 |
솔로 활동 이후 처음으로 연주하는 'Stop Crying Your Heart Out'에서는 리암 갤러거의 파트를 팬들이 부르고, 노엘이 자신의 파트를 부르는 멋진 콤비 플레이가 빛났다. 공연장에 모인 팬들은 오아시스와 하이 플라잉 버즈를 상징하는 명곡들은 물론, 가장 최근에 발표된 신곡 'Black Star Dancing'에 이르기까지 그의 노래를 놓치지 않고 따라 불렀다. 'Dead In The Water'를 부를 때에는 공연장 전체가 휴대폰 플래시라이트의 바다가 되었다. 팬들은 'The Importance Of Being Idle'의 브라스 파트를 입으로 흉내내기도 했다. 노엘 갤러거는 그런 관객들의 모습이 사랑스럽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관객들을 따라했다.
오아시스가 스타덤에 오른 이후, 노엘 갤러거의 독설도 유명해졌다. 당대의 록스타, 스포츠 스타, 정치 지도자들도 그의 독설을 피해갈 수 없었다. 그러나 팬들에게는 늘 상냥한 모습으로 일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엘 갤러거는 과거에도 한국 팬들을 아일랜드 팬들에게 비교하면서 '세계 최고의 관객'이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린 바 있다.
이 날에도 한국 팬들에 대한 마음은 여과없이 드러났다. 전날에 이어, 한국 팬들만을 위한 'Live Forever'를 선사했다. 첫 소절을 부르며 운을 떼더니, 나머지 부분을 팬들에게 맡기며 기타를 쳤다. 'Live Forever'는 오아시스의 전성기를 상징하는 명곡이지만, 노엘 갤러거는 이 곡을 투어에서 거의 연주하지 않는다. 팬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세심하게 이해하고, 화답한 것이다.
"You and I are gonna live forever."
(너와 나는 영원히 살거야)
- 오아시스 'Live Forever' 가사 중에서.
노엘 갤러거는 오아시스의 노래 'Talk Tonight'를 부르기 전, 관객들에게 '여러분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이 곡을 만들었다'는 말을 했다. 실제로 그의 팬 중에는 20대들이 많다. 노엘 갤러거가 만들어낸 멜로디는 시대를 타지 않는 보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 아닐까. 서로 다른 시대에서, 다른 언어를 쓰며 살던 사람들이 한 곳에서 만나 같은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음악의 힘, 더 나아가 문화의 힘이 바로 여기에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대통령 대담 방송' 비판 '저널리즘J'에, KBS 부글부글?
- 서울 출신 1980년 이후 출생자가 본, '80년 광주'의 진실
- "글이 신기한기라.." '가시나들'이 준 묵직한 감동의 정체
- "천사인가 사람인가" 신혜선이 김명수 보고 감탄한 이유
- "사람이 죽었잖습니까".. 칸영화제 이 단편영화, 심상찮다
- 칠전팔기 끝에 데뷔한 걸그룹.. 뜨거운 눈물 흘렸다
- "난 수년간 마녀로 불렸다" 시대의 분기점 된 마돈나
- 칸영화제 마켓 분위기는 '최악'.. "모두 넷플릭스 때문"
- "정부차원 최초 사례" 칸에 날아든 한국영화계 희소식 둘
- 문소리가 이 정도였다니.. 새로운 '힐링예능'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