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 선두' 페시치 효과에 미소짓는 서울
시작은 분명 미약했다. 그런데 시즌 중반에 들어선 지금은 끝이 창대할 분위기다. 외국인 선수 페시치의 활약에 FC 서울이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페시치는 지난 19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2019 하나원큐 K리그1 12라운드 상주 상무와 원정 경기에서 홀로 2골을 터뜨리며 팀의 3-1 완승을 이끌었다. 이 승리로 서울은 승점 24점(7승3무2패)이 돼 전북 현대와 같아졌으나, 다득점에서 밀린 3위에 자리했다.
그야말로 페시치를 위한 경기였다. 전반 19분 고광민이 왼쪽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방향만 절묘하게 바꾸는 헤딩슛으로 마무리하며 선취골을 터뜨렸다. 이어 2-1로 앞선 후반 22분 왼쪽 측면에서 그림같은 왼발 터닝슛으로 쐐기골까지 넣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이 깜짝 놀랄 정도였다.
페시치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서울에 왔다. 세르비아 리그에서 득점왕도 차지했고, 프랑스 리그앙과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서 뛴 경력은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시즌 초반에는 적응과 부상 탓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포항 스틸러스와 개막전에 결장한 서울은 성남 FC와의 2라운드에서 교체 투입으로 그라운드를 밟으며 K리그 데뷔를 신고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골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그러다 경남 FC와의 6라운드 경기에서 마침내 마수걸이 골을 터뜨렸다. 한 번 골이 터지니 그 다음부터는 탄탄대로였다. 이어진 강원 FC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렸고, ‘우승 후보’ 전북 현대를 상대로도 골을 넣으며 완벽하게 적응을 마쳤다.
서울이 페시치를 데려왔던 이유는 단 하나, 득점력 상승을 위해서였다. 서울은 지난해 38경기에서 40골을 넣어 최소 득점 팀이 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데얀이 수원 삼성으로 이적한 후 그 공백을 제대로 채우지 못한 결과가 이렇게 뼈아팠다.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지만, 지금까지의 모습으로는 페시치에게 충분한 합격점을 줘도 될 듯 하다. 페시치는 상주전 2골로 이번 시즌 6골을 기록, 득점 단독 선두로 나섰다. 190㎝ 장신을 앞세운 공중볼 경합도 탁월할 뿐 아니라 왼발과 오른발을 가리지 않고 골을 뽑아내며 ‘특급 공격수’ 다운 활약을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서울도 페시치의 활약을 앞세워 이번 시즌 12경기에서 17골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는 득점력에서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악몽을 서울은 페시치와 함께 지워가고 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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