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대표땐 40% 준수하라더니..文, 이번엔 "못넘을 이유있나"
文 "재정확대" 재차 강조에
'곳간지기' 기재부 고민 커져
19일 여권과 정부 부처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국가채무비율이 미국은 107%, 일본은 22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이 113%인데 우리나라는 40%가 마지노선인 근거가 무엇이냐"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정당국은 그동안 40%를 국가채무비율의 마지노선으로 간주해 왔다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발언에 대한 지적이었다. 국가채무비율은 대표적인 재정건전성 지표다. 중앙·지방정부가 갚아야 할 국가채무를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39.5%(추가경정예산 시행 시)로 예상된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국가채무비율이 꼭 40%를 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며 "다만 대통령이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는 기재부를 질책하는 분위기는 아니었고 기재부도 대통령 발언에 다른 목소리를 내지는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문 대통령이 기재부를 질책한 것은 아니었다고 하지만 재정 확대를 강조하는 문 대통령과 나라 '곳간지기'인 홍 부총리 간 미묘한 인식 차가 명백히 드러난 것은 분명하다.
기재부 내부에서는 문 대통령의 구체적인 확대 재정 주문에 큰 압박감을 느끼고 있음이 관측된다. 기재부 국장급 인사는 "기재부가 국가채무비율을 40% 넘지 않게 관리하려고 했던 이유는 통일은 물론 저출산·고령화 등 여건을 감안할 때 향후 재정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기축통화국인 미국이나 준기축통화국인 일본과 우리나라 국가채무비율을 같은 위치에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재부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확대 재정에 동조하는 분위기도 포착된다. 한 기재부 인사는 "지금처럼 경기 하강 국면에서는 좀 더 긴 호흡으로 경제를 보면서 재정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 예산안을 짜는 과정에서 기재부 내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면서 치열한 내부 논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에는 국가채무비율과 관련해 다른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눈길을 끈다.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표이던 2015년 9월 9월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정부가 발표한 2016년 예산안에서 국가채무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GDP 대비 40% 선을 넘었다"며 "재정건전성을 지키는 마지노선으로 여겼던 40%가 깨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 정권 8년 만에 나라 곳간이 바닥나서 GDP 대비 40%, 730조원에 달하는 국가 채무를 국민과 다음 정부에 떠넘기게 됐다"고 비판했다.
[손일선 기자 /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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