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LG유플 입도선매 나선 외국인

박의명 2019. 5. 1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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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코스피서 1조 팔았지만
두 종목은 1500억원 순매수
통신료 할인율 확대정책 축소
하반기 실적 반등에 힘실려
SKT, 4분기 영업익 2배 늘듯
LG유플 5G 가입자 기대이상
외국인과 기관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주식을 집중 매수하고 있다. 2017년 9월 시행된 요금 인하 충격이 끝나면서 하반기부터는 실적 턴어라운드가 전망되기 때문이다. 통신주 호재로 주목됐던 '5G 효과'는 내년 이후에나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5월 2~17일) SK텔레콤 주식을 하루도 빠짐없이 순매수했다. 11거래일 동안 총 121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달 LG유플러스 주식은 29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기관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를 각각 251억원, 734억원씩 순매수했다. KT는 외국인 소진율이 100%를 기록한 상태로 외국인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지만 기관이 26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이달 코스피 전체 종목을 1조2273억원어치 순매도한 것을 감안하면 통신주에 대한 '편식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통신주가 러브콜을 받는 이유는 2017년 9월 시행된 선택약정할인율 인상 충격이 하반기를 기점으로 사라지기 때문이다. 당시 선택약정할인율이 20%에서 25%로 상향되면서 통신사 실적이 악화하기 시작했다.

증권업계 한 연구원은 "선택약정할인율이 인상된 지 2년이 되면서 대부분 사용자가 할인요금에 가입했다"며 "무선 매출 감소세가 둔화되면서 실적이 올해 하반기와 내년 1분기부터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신 3사는 올해 1분기에도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냈다. SK텔레콤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2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9% 감소했으나 시장 기대치(3184억원)에 부합했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 영업이익은 1946억원으로 3.7% 늘었으며, KT 영업이익(4021억원)은 1.3% 증가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KT와 LG유플러스는 무선 수익이 조기 반등했다"며 "일회성 이익 없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기 때문에 실적 개선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통신 3사 중 SK텔레콤을 투자 측면에서 가장 선호하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 대장주가 유리하다는 분석 때문이다. 예컨대 외국인이 국내 통신주를 매수하려 할 경우 SK텔레콤이 우선순위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KT는 외국인 소진율이 100%로 외국인들의 추가 매수가 불가능하고, LG유플러스는 3등이라는 위치 때문에 대장주로 수급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또 기존 1만원인 주당 배당금이 올해 1만1000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 '경기 방어주'로서 매력도 부각되고 있다.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 기준 4.3%로 통신 3사 중 가장 높다. 선택약정할인의 부정적 효과가 걷힐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4분기 실적도 통신 3사 중 가장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4분기 SK텔레콤 영업이익은 44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LG유플러스는 5G 상용화로 인한 비용 부담이 실적 개선을 지체시킬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으나 비용 부담이 덜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5G 서비스 가입자 모집이 기대치 이상으로 순항하면서 5G 투자로 인한 수익이 비용 부담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5월 현재 LG유플러스의 5G 점유율은 20%대 후반으로 추정된다. 기존 무선시장 점유율인 20%보다 높아졌다. 5G 도입을 계기로 LG유플러스가 통신시장 점유율을 늘려갈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SK텔레콤과 KT는 5G 가입자 점유율이 각각 40%, 35%로 추정된다.

반면 KT는 실적은 개선되고 있지만 주가 측면에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KT 아현지사 화재, MSCI지수 편출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황창규 회장의 내년 퇴임을 앞두고 경영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반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주가가 사상 최저점에 근접해 있고, 통신주가 같이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경쟁사와 '키 맞추기'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5G 모멘텀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해 실적에 기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5월 중순 기준 5G 가입자는 40만명을 기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 스마트폰 가입자 5000만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가 채 안된다.

LTE 도입 때처럼 가입자 수 증가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5G 효과가 예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증권업계 한 연구원은 "LTE 도입 때는 3G에 비해 속도가 대폭 늘어나며 스마트폰 게임, 모바일 인터넷 활성화 등 새로운 서비스가 창출됐다"며 "현재 5G는 속도 향상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해 가입 유인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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