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쭉날쭉 안전진단 비용 논란

정지성 입력 2019. 5. 1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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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가구가 5천가구보다 비싸
마포성산시영 주민 불만
'3700가구짜리 마포 아파트 안전진단 예치금이 5500가구 송파 단지보다 1억원 더 비싸다?'

서울시 각 자치구가 재건축 단지 주민들에게 요구하는 정밀안전진단 비용(예치금) 수준이 들쭉날쭉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단지 규모가 더 작은 곳의 예치금이 1억원가량 비싼 사례도 나와 주민들에게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마포구청은 재건축을 추진 중인 총 3710가구 규모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의 정밀안전진단 비용으로 3억5900만원을 산정해 주민들에게 통보했다.

정밀안전진단이란 해당 단지가 재건축이 필요한지 노후도·안전도 등을 평가해 등급을 매기는 최종 점검으로 재건축 사업의 첫 관문이다. 비용은 주민들이 먼저 비용을 예치하면 구청이 공개 입찰을 통해 진단 업체를 선정한 뒤 최종 낙찰금액을 뺀 나머지 금액을 주민들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성산시영 재건축 준비위원회는 반발했다. 최근 안전진단을 신청한 총 5540가구 규모 송파구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사례 때문이다. 이 단지는 송파구청으로부터 지난달 2억7000만원을 예치금으로 받은 뒤 공개 입찰절차를 진행한 결과 최종 낙찰금액이 2억4000만원으로 결정됐다. 성산시영보다 가구 수가 약 1.5배 많지만 예치금은 1억원 가까이 적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포구청은 가격 하향 조정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구청 관계자는 "진단 비용을 산정하는 근거가 관련 법에 정해져 있다"며 "주민 민원이 들어왔기 때문에 향후 마포구 모든 재건축 단지에 적용할 수 있는 비용 산정 기준 개선방안이 있는지는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구청에 따르면 정밀안전진단 비용은 전체 가구 수와 관계가 없다. 진단 비용은 전체 동 중 안전진단이 실제로 진행되는 '표본동'의 연면적 합계에 비례해 인건비가 올라간다.

총 가구 수가 많다고 해도 표본동의 층수가 낮거나 한 동당 가구 수가 적으면 연면적 합계도 줄어들기 때문에 안전진단 비용이 낮게 책정된다. 성산시영의 경우 모든 동이 14층으로 구성돼 있고 한 동당 최대 가구 수가 168가구에 이른다. 반면 올림픽선수촌은 6~10층짜리 저층 동이 섞여 있고 한 동당 가구 수도 적어 연면적이 낮게 나왔다.

그러나 업계에선 최근 안전진단 기준이 강화돼 진단 비용이 단순 매몰 비용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현행 기준은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현재 안전진단 비용은 단지 규모와 관계없이 표본동 연면적에 좌우되어 주민들이 납득하기 쉽지 않은 구조"라며 "주민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비용 기준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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