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7월 20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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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왜 이래
‘장마 종료 선언’ 남부에 사흘째 쏟아진 역대급 폭우, 왜일까남부지방에 사흘간 역대급 비가 쏟아졌다. 지난 16~18일까지 나주에는 445.5㎜, 광주에는 442.3㎜, 전남 담양에는 397.0㎜, 경남 창녕에는 379.5㎜의 물벼락이 떨어졌다. 기상청은 19일 밤까지 남부지방에 100~200㎜의 비가 더 올 것으로 내다봤다. 나흘 내리 호우특보급 비가 내리는 것이다. 광주를 포함한 남부지방은 이미 이달 초 장마 종료가 선언된 지역이다. 기상청은 보름 가까이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3일, 지난달 19~20일 시작된 남부지방 장마가 지난 1일 종료됐다고 선언했다. 역대 두 번째로 짧은 장마 기간 광주에는 단 5일 비가 왔다. 장마 기간 누적강수량은 147.2㎜로, 광주에 지난 사흘간 내린 비의 양이 이보다 3배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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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국가정원 인근 하천서 1명 실종 신고···수색 중
사흘간 400㎜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진 전남 순천에서 시민 1명이 하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19일 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0분쯤 순천시 오천동 순천만국가정원 인근 하천에서 “사람이 급류에 떠내려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과 경찰은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사고 지점 일대에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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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엔진 조사 발표 취소···유족 “결론만 통보” 반대
169명의 생명을 앗아간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1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예정됐던 국토교통부의 ‘엔진 조사 결과’ 브리핑이 유가족의 반발로 취소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조사위)는 이날 오후 무안공항에서 유족을 대상으로 사고기 엔진 정밀조사 결과를 먼저 설명한 뒤, 같은 장소에서 언론 브리핑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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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1회 로또 당첨번호 ‘8, 10, 14, 20, 33, 41’···1등 당첨금, 15억9364만원
로또복권 운영사 동행복권은 19일 1181회 로또복권 추첨에서 ‘8, 10, 14, 20, 33, 41’이 1등 당첨번호로 뽑혔다고 밝혔다. 2등 보너스 번호는 ‘28’이다. 당첨번호 6개를 모두 맞힌 1등 당첨자는 17명으로 15억9364만원씩 받는다. 당첨번호 5개와 보너스 번호가 일치한 2등은 86명으로 각 5250만원씩을, 당첨번호 5개를 맞힌 3등은 3109명으로 145만원씩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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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영빈문 ‘래커낙서’에 긴급 복구···‘OOO’ 쓴 40대 여성 검거
청와대 영빈문에서 붉은 색 래커로 쓴 낙서가 발견돼 당국이 긴급 복구 작업을 진행했다. 경찰은 범행 현장 인근에서 재물손괴 혐의로 40대 여성을 체포해 범행 동기 등을 조사했다. 영빈문은 청와대 영빈관 앞 출입문으로 사실상 청와대 정문 역할을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청와대재단은 18일 밤 낙서로 훼손된 청와대 영빈문을 긴급 복구했다고 1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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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건희 특검, 권성동 의원 ‘피의자’ 적시···정치자금법 위반 적용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집행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권 의원을 ‘피의자’로 적시하면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특검팀은 지난 18일 권 의원의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사무실과 강원 강릉 지역구 사무실, 권 의원의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이 같은 신분과 혐의를 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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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 ‘도이치 주가조작’ 이종호 주거지 압수수색···변호사법 위반 적용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19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자택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당시 김 여사 계좌를 관리했던 인물이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부터 이 전 대표에게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그의 주거지와 차량을 압수수색을 실시했며, 오는 21일 오전 10시까지 특검에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지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압수수색 영장에 이 전 대표 휴대폰 등을 압수물로 특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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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내란 특검,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참고인 소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외환 혐의를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특검이 19일 오전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을 소환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추가 기소에 앞서 12·3 불법계엄 당시 국무회의 상황을 재구성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기자단 공지를 통해 “조 전 장관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조 전 장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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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한참 남았다” 위기의식 없어···국힘, 윤석열과 단절한다더니 윤 어게인?
[주간경향] “우리가 지금 탄핵의 바다를 건너지 못하고 있는데, 더 이상 사과와 반성할 필요가 없다는 분들은 당을 죽는 길로 다시 밀어 넣는 것.” 7월 13일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사과와 반성을 거부하는 인사들’을 ‘인적 쇄신 0순위’ 대상으로 꼽으며 비판했다. 앞서 안철수 전 혁신위원장은 구주류에 대한 인적 쇄신안이 거부되자 이에 반발해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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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내일 강선우·이진숙 임명 여부 논의
이재명 대통령이 이르면 20일 여러 의혹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장관 후보자의 거취에 관해 판단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시작한 이재명 정부 1기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간 상황에서, 일부 후보자들의 자진 사퇴 또는 대통령의 지명 철회가 이루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임명 강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하든 정치적 파장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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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가 바꾼 정치판도···한동훈은 왜 ‘라방’을 할까
[주간경향] “국회가 막혀 있다는 말을 듣고, 저는 의원이 아니잖아요. 의원을 대동하고 표결해야 한다. 당사로 우선 가자고 했습니다. 그때가 오후 11시 2~3분 정도였습니다. 당사 1층에 가보니 종편 기자 한 분이 있었습니다. 이미 입장을 문자로 보냈지만, 영상·음성으로 호소하는 것은 또 차이가 있지 않겠어요? 그래서 기자에게 저를 찍어달라고 했어요. 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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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물음표
화물노동자들이 안전운임제 ‘3년 일몰’에 반대하는 이유는화물차 안전운임제를 3년간 한시적으로 재도입하는 법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위 소위원회를 통과하자 화물노동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화물노동자들은 “국민 안전을 시한부로 연장하겠다는 결정”이라며 “화물노동자의 생존권을 또다시 벼랑 끝으로 밀어넣는 퇴행적 입법”이라고 비판했다. 안전운임제는 화주 → 물류 자회사 → 운송사 → 화물노동자로 이어지는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서 화물노동자의 최소 수입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다. 컨테이너와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기사들을 대상으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도입됐다가, 제도 일몰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별도 입법에 나서지 않으면서 폐지됐다. ‘3년 일몰’을 씌운 이번 안전운임제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다시 시행은 되지만 3년 뒤 폐지되는 일이 되풀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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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 ‘반구대 암각화’ 완전 침수···훼손 가속화 우려
큰비가 올 때 물에 잠기곤 했던 울산 울주군 ‘반구대 암각화’가 19일 또 다시 완전히 물에 잠겼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일주일 만으로 암각화의 훼손 가속화가 우려된다. 반구대 암각화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이름을 올린 ‘반구천의 암각화’ 중 하나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운영하는 물정보포털(www.water.or.kr)에 따르면 울주군 사연댐 수위는 19일 오전 13시30분 현재 57.19m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가로 8m, 세로 4.5m가량(주 암면 기준) 크기인반구대 암각화는 이 시각 현재 완전 침수 상태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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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1면 사진들
건진법사 법당 보며 ‘오른손엔 다이아몬드 목걸이, 왼손엔 샤넬백이···’※신문 1면이 그날 신문사의 얼굴이라면, 1면에 게재된 사진은 가장 먼저 바라보게 되는 눈동자가 아닐까요. 1면 사진은 경향신문 기자들과 국내외 통신사 기자들이 취재한 하루 치 사진 대략 3000~4000장 중에 선택된 ‘단 한 장’의 사진입니다. 지난 한 주(월~금)의 1면 사진을 모았습니다. ■ 남북 문화유산, 나란히 유네스코 등재 (7월1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 ‘반구천의 암각화’와 북한 ‘금강산’을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한국의 17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동재된 반구천의 바위 그림은 ‘한반도 선사 문화의 정수’로 평가받는 유산입니다. 북한의 3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금강산은 계절마다 모습을 달리하는 아름다운 풍광으로 ‘천하제일 명산’이라 불려온 명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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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펄 나는 코스피, 벌벌 기는 실물경제···‘디커플링’, 일시적일까 구조적일까
[주간경향] “코스피지수가 2년 동안 현재 수준보다 50% 이상 상승할 수 있다. 5000에 달할 수 있다.”(JP모건) “한국 잠재성장률 하향, 실질성장률은 1%대.”(OECD) 한국 경제의 체온을 보여주는 온도계가 동시에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미국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지난 7월 11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한국의 상법 개정 등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혁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제하에 올해 코스피지수가 3200~3500선, 2년 내 5000선에서 거래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반면 지난 6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 전망치를 6개월 전(2.0%)보다 낮은 1.9%로 조정했다. OECD의 한국 잠재성장률 추정치가 2%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01년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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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L
더위 먹지 말고 보양식 먹자···복날의 먹을 복을 좋아하세요?본격적인 무더위가 고개를 들며 여름 보양식의 계절이 도래했다. ‘삼복더위’라 불리는 초복, 중복, 말복은 일 년 중 가장 더운 시기를 나누는 절기 개념으로, 좋은 음식으로 몸을 보하며 더위를 이겨내려 한 선조들의 지혜가 깃들어 있다. ■ 초복- 기운을 미리 채워두는 ‘예열의 식사’ ‘복날’ 하면 흔히들 삼계탕을 떠올리지만 시기별로 신경 써야 할 것과 챙겨야 할 음식의 종류도 다르다. 먼저 본격 여름 더위가 시작되는 초복은 몸이 더위에 적응하는 시기다. 이때는 고단백 음식으로 몸에 기운을 불어넣고 기초 체력을 다져놓는 것이 중요하다. 삼계탕, 백숙, 장어구이 등이 추천 음식. 닭고기에 인삼, 대추, 찹쌀, 마늘을 넣고 끓이는 삼계탕은 에너지와 체력 보충에 탁월한 여름 보양식이다. 단백질과 비타민A가 풍부한 장어구이도 원기 강화에 도움을 주는 요리. 다만 소화력이 약하거나 속이 자주 더부룩해지는 사람이라면 기름기가 적은 부위를 중심으로 섭취하거나 죽 형태로 부드럽게 먹는 것이 좋다. 실내외 온도 차로 몸이 찬 이들에게는 생강이나 황기 등을 함께 넣어 따뜻한 기운을 보태는 방식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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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의 도시관찰일기
여기선···있지만 없고 싶다나는 지금 여기에 있지만 여기에 없다. 오후 6시의 지하철 2호선. 사람으로 가득 찬 틈바구니에 간신히 서 있다. 내 앞에는 나보다 키가 조금 큰 생머리의 여성이 있고 바로 뒤에는 등을 돌린 중년 남성이 손잡이를 잡고 서 있다. 또 그 앞에는 피곤해 보이는 남학생이 휴대폰으로 웹툰을 들여다보고 있다. 일상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이렇게 가까이 있다고 생각만 해도 소스라칠 일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괜찮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 여기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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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자의 인더하우스
본격 지속가능한 공연, 최초의 ‘커스텀 멸균팩 생수’가 나온 블랙핑크 월드투어 현장에 가다응원봉 같은 굿즈를 사기 위해 늘어선 줄은 공연장의 익숙한 풍경이다. 지난 7월5~6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블랙핑크 월드투어 ‘데드라인’에는 신개념 굿즈가 등장했다. 블랙핑크의 상징색을 반영한 분홍색 종이팩 생수다. 핑크를 포인트로 멋 낸 팬들은 오직 이날만 구할 수 있는 한정판 생수를 구입하기 위해 늘어섰다. 핑크색 생수와 공연 티켓을 들고 인증사진을 찍은 한 중국인 팬은 “정말 좋은 아이디어(super good idea)”라고 엄지를 세웠다. ‘팬심’을 넘어 이 생수에 담긴 의미를 높이 산 것이다. 수만명이 운집하는 대형 콘서트가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치러질 수 있을까. 지난 6일 그 현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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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L
무더위가 무서운 여름···잠시 실내합니다소서(小暑)와 대서(大暑)가 이어지는 7월, 무더위가 무섭다. 무더위는 그냥 더위가 아니다. ‘몹시 찌는 듯 견디기 어려운 더위’다. 버티기 힘드니 찬 공기 가득한 시원한 곳이 간절해진다. 생기를 잃어 마음도 시들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더위를 잊게 할 흥미로운 실내 여행지다. 경주 오아르 미술관캔버스처럼 펼쳐진 유리벽 뒤…카페에 앉아 감상하는 ‘고분 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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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벗고 나설 수 없는 아픔, 늦기 전에 손봐야
무지외반증 환자들은 변형된 발 모양 때문에 여름철 시원한 신발을 신기 어려운 정도를 넘어 지속적인 발의 통증을 감수해야 하는 고충이 있다. 걷기 힘든 정도의 통증을 느낄 정도로 발 형태가 변했다면 치료가 더 어려워지기 전에 수술받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무지외반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특히 발을 노출할 일이 많아지는 여름철에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7월 환자 수가 가장 많았는데, 전체 환자 중 여성이 79.8%를 차지했다. 이처럼 여성 환자 비율이 월등히 높게 나타나는 이유로는 남성이 비교적 편한 신발을 신는 경향이 있어 발의 변형이 있어도 병원을 찾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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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L
고온다습 철만난 무좀! 습진으로 오해해 병 키울라기온과 습도가 높아지며 불쾌지수가 올라가는 한여름이면 환자들을 더욱 괴롭게 만드는 질환이 있다. 흔히 무좀이라고 부르는 백선은 만성화되기 쉬우며 재발이 매우 잦은 피부질환으로 특히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악화되기 쉽다. 진균(곰팡이)의 일종인 피부사상균이 몸 곳곳의 피부를 비롯해 손발톱 등에 병변을 일으키면 몹시 가렵거나 물집이 잡히는 등 기분 나쁜 증상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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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L
보부상백 시대는 끝났다···대세는 스몰백이른바 ‘스몰백’이라 불리는 작은 핸드백 바람이 거세다. 과거에는 노트북, 서류, 각종 개인용품을 담는 빅백이나 토트백이 주류였지만, 최근 작고 가벼운 미니백이 런웨이부터 스트리트까지 패션 전반을 장악하고 있다.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반영된 결과다. 올해 상반기 주요 명품 브랜드들은 일제히 스몰백을 신상품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프랑스 브랜드 알라이아의 ‘르 테켈’ 백이 대표적이다. 닥스훈트 강아지의 길쭉한 실루엣에서 영감을 받은 이 가방은 독특한 형태 덕분에 패셔니스타들의 ‘잇백’으로 떠올랐다. 이어 프라다, 미우미우, 코치, 카이트 등은 가로로 길게 늘어진 미니백을 중심으로 신제품을 선보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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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리의 언제나 삶은 축제
“울트라맨” 어릴 적 우상, 내 안의 어둠을 부쉈다일곱 살 내게 우상이 생겼다. 구두쇠 엄마를 몇날 며칠 졸라 서태지와 아이들 1집 앨범을 손에 넣었다. 밤낮 가리지 않고 카세트로 서태지 음악을 틀어댔다. “난 알아요. 이 밤이 흐르고 흐르면 누군가가 나를 떠나버려야 한다는 사실을…”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이는 안무를 따라 하며 하루에도 수십 번 서태지 흉내를 냈다. 집에 손님이 오면 서태지가 되어 노래와 안무를 뽐냈다. 내가 하도 서태지를 좋아하자 서울 사는 이모는 당시 서태지가 자주 착용했던 모자와 비슷한 베레모를 선물했다. 나는 신이 나서 모자를 쓰고 다녔다. 잘 때조차 그 모자를 벗지 않았다. 누구도 모자에 손대지 못하게 했다. 모자에 달린 가격표는 절대 떼서는 안 되었다. 서태지가 그렇게 쓰고 다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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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의 옷 잘 입는 공식
직선은 쿨하니까! 여름의 클래식을 입다눅눅한 여름, 경쾌한 개방감에 자연스러운 멋까지 줄무늬보다 더 클래식한 패턴이 또 있을까? 일곱 살 때 엄마에게 받은 첫 책 선물은 스페인어로 된 피카소(사진)의 사진 작품집이었다. 스스로 매우 조숙하다고 생각했던 나는 뜻도 모르면서 한 장 한 장을 외우듯 들여다보았던 기억이 난다. 내용을 이해했다기보다는 낯선 외국 할아버지가 무언가를 그리고 만드는 모습 그 자체로 받아들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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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세도 탐내는 참맛, 절로 절하고 싶구나
한강뷰를 간직한 사찰음식 맛집. 새로운 비건 레스토랑인가 싶겠지만 아니다. 최근 2030 여성들에게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한 사찰 석불사다. 한강과 마포대교가 내려다보이는 서울 마포구 도화동 언덕에 자리 잡은 이 사찰은 지하철 마포역에서 고작 7분 거리에 있다. 아침, 저녁을 달리해 끼니마다 20여 가지의 맛깔난 반찬이 나오는 데다 도심 속 의외의 입지와 뛰어난 접근성 덕분에 입소문이 났다. 지난 12일 석불사에서 열린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25명 중 20명은 2030 여성들이었다. 오후 4시30분 저녁 시간에 공양간에 들어서자 참가자들에게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탁자 위에는 스무가지 넘는 반찬이 차려져 있었다. 감자크로켓, 우엉유자청무침, 도토리묵, 새송이조림, 더덕무침, 연근참깨샐러드, 잡채, 머위대무침, 오이지, 알감자조림, 묵은지된장찜, 모듬채소전 등 일일이 헤아리기도 힘들었다. 여러 차례 가져다 먹는 것은 기본이고 사진을 찍으며 곧바로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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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콕 여제’ 안세영, ‘기세등등’ 군지 꺾고 일본 오픈 결승행···왕즈이와 맞대결
세계랭킹 8위와 4위를 연파한 기세가 심상치 않았지만, ‘셔틀콕 여제’에게는 역부족이었다. 안세영(삼성생명)이 군지 리코(32위·일본)를 완파하고 일본오픈 결승에 안착했다. 안세영은 1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일본오픈 여자 단식 4강전에서 군지에 세트 스코어 2-0(21-12 21-10)로 완승을 거뒀다. 전날 ‘숙적’ 천위페이(5위·중국)를 꺾고 4강에 올랐던 안세영은 이날 이번 대회 최대 돌풍을 일으키고 있던 군지마저 꺾으며 2년 만의 일본오픈 우승에 1승 만을 남겼다. 또 군지와의 상대 전적도 2승 무패로 차이를 좀 더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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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주
미국 최초로 우주에 간 여성, 평생의 사랑을 밝히지 못한 이유‘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1983년 6월1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의 나사(NASA·미 항공우주국) 케네디우주센터 주변으로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습니다. 우주왕복선 챌린저호가 일주일의 우주 임무를 위해 발사되는 순간을 지켜보기 위해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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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하는 생활
동강난 그릇 정성스레 이었더니···애틋한 추억의 파편들이 꽉 붙었네풍수적으로 깨진 그릇은 불길한 기운을 끌어들인다는 속설이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쓰레기 수집가는 깨진 그릇도 쉽게 버리지 못한다. 산산조각이 나면 도리가 없지만, 운명적으로 아름답게 동강이 난 찻잔이나 그릇은 나만의 ‘수리 가능 목록’에 탑재되어 보관 상자에 들어간다. 출토된 유물과 기록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오래전부터 그릇 수리를 해왔음을 알 수 있다. 기원전 4000년경으로 추정되는 갈머리 유적(전북 진안)에서는 수리 복원을 위해 구멍이 뚫린 토기들이 발굴되었고, 평택 대추리 유적에서 출토된 대형 옹(甕)의 파편에서는 접착제로 옻칠을 사용한 사례가 발견되기도 했다(양필승·서정호, ‘도자기 수리복원 방법의 변천과정에 관한 고찰’ 중에서). 고려시대부터 조선 초기에는 금속재로 도자기의 입 부분을 덮어 견고하게 수리했고, 이는 세종실록에도 남아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의 그릇 수리 문화는 전승되지 못했기에, 오늘날 대중적으로 배울 수 있는 것은 일본의 긴쓰기(금잇기)와 중국의 쥐츠(거멀못잇기)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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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L
건강한 요리는 ‘세균헌터’ 손끝에서 나온다여름철, 주방은 위생의 사각지대가 되기 쉽다. 높은 온도와 습도, 물기와 유증기가 뒤엉킨 주방에서는 세균과 곰팡이가 급격하게 번식하기 쉽다. 단순히 청소만 해서는 부족하다. 쾌적한 주방을 위한 실용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법을 소개한다. 1 세균의 온상, 도마와 행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행주를 용도별로 나눠 사용하도록 권고한다. 한 작업에 사용한 행주를 다른 작업에 쓰면 표면의 세균이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물기가 남아 있는 행주는 6시간 만에 세균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여름철에는 행주 대신 셀룰로오스 스펀지나 키친타월을 사용하고, 자주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끓는 물로 살균하는 방법은 일시적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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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물관에서 열리는 박물관 사진전
올해로 23회를 맞이한 대한민국 대표 사진예술축제 ‘2025동강국제사진제(DIPF 2025)’ 개막식이 18일 강원도 영월군 동강사진박물관에서 열렸다. 개막식에는 최명서 영월군수와 이재구 동강사진마을운영위원장, 동강사진상 수상자 원성원 작가 등이 참석했다. 이번 사진제는 대한민국 최초 공립 사진박물관인 동강사진박물관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다채로운 전시와 부대 행사가 준비됐다. 원성원 작가의 전시를 필두로 국제공모전, 그리고 영월 거리 전체가 갤러리로 변신하는 거리설치전 등이 진행된다. 작년에 세상을 떠난 포토저녈리스트 손홍주 동강사진마을 운영위원을 기리는 보도사진가 특별전도 열린다.